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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328]문명의 붕괴②_세 개의 섬(망가레바 핏케언 헨더슨)과 아나사지 문명

by bandiburi 2021. 1. 20.

from Wikimedia Commons

이 책 <문명의 붕괴>는 양이 많아서 몇 번에 나눠서 등록합니다. 이번에는 두 곳의 문명을 찾아가 봅니다.

폴리네시아의 기준에서, 망가레바 섬의 가장 커다란 약점은 까뀌를 비롯해 연장을 만들 만한 단단한 돌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망가레바 석호 주변의 산호섬들에는 양질의 돌이 전혀 없었다. 화산섬에서도 거친 현무암을 구할 수 있었을 뿐이다. -175페이지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핏케언 섬과 헨더슨 섬을 버릴 수 없었다. 핏케언 섬에서는 양질의 돌이 생산되고, 헨더슨 섬에는 풍부한 해산물과 새고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180페이지

핏케언 섬과 헨더슨 섬에서 살던 종족의 붕괴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설명하면서 그곳에서 서쪽으로 250마일 이상 떨어진 '망가레바 섬'과의 교역을 언급합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관계였습니다.

지금처럼 항해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 망망대해 태평양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섬들 간에 교역을 했다는 것이 신비롭습니다. 구글 위성사진을 통해 찾아본 프랑스령 망가레바 섬은 몇 개의 섬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장을 만들 정도로 단단한 돌이 없어 생존을 위해서는 그런 돌을 가진 다른 섬들과 교역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망가레바 섬에서는 끔찍한 사건들이 상습적으로 일어났고, 삶의 수준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주민의 수가 많아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다. 반면에 핏케언 섬과 헨더슨 섬의 주민들은 처음부터, 즉 환경 훼손이 누적되기 전부터 농산품, 기술, 돌, 굴껍질, 심지어 사람까지 망가레바 섬에 의존하며 살았다. 그런데 망가레바 섬이 쇠락하면서 그들에게 수출할 여력을 상실하자, 핏케언 섬 사람들과 헨더슨 섬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영웅적인 투쟁을 벌였지만 마지막 한 사람까지 섬에서 죽음을 맞아야 했다. -190~191페이지

세 개의 섬이 서로의 부족을 채워주며 살다가 가장 큰 섬이 망가레바 섬이 약해지면서 다른 작은 두 섬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가 되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오늘날에도 국가간에 부족한 것을 교환하며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그 빈틈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서로 얽혀있는데 어느 한 나라에서 공급이 되지 않으면 공급망에 있는 후단의 국가의 설비는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곡물이나 원유, 석탄, 철광석과 같은 원재료의 공급처로 인해 물가가 안정된 삶을 살고 있지만 선순환이 멈추는 순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식량 자급률이 낮은 나라에서 곡물의 선순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치명적일 수가 있습니다.

from Wikimedia Commons

성장 속도가 거의 일정한 열대우림 지역의 나무들과 달리, 온대 지역의 나무들은 매년 나이테를 하나씩 증가시킨다. 게다가 미국의 남서 지역은 대부분의 온대 지역보다 나이테 분석법을 적용하기가 유리하다. 건조한 기후 덕분에 1,000년 전에 베어진 나무로 만든 들보까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197페이지

나이테 전문가, 즉 연륜연대학자는 잘려진 시기를 아는 나무의 나이테 간격을 조사하고, 과거 알 수 없는 시기에 베어진 나무들로 만들어진 들보의 나이테 간격을 면밀하게 조사한다. 그리고 이 둘을 비교해서 동일한 패턴을 가진 나이테를 찾아낸다.

과거의 사라진 문명의 흔적을 살피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알게 됩니다. 열대우림 지역의 나무는 나이테가 없다는 점과 건조한 지역에서는 과거의 나무가 썩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나이테를 통해 과거를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 외의 방법은 다른 문명을 추정하는 데 사용한 진흙층에 있는 진흙의 깊이 방향으로 분석하는 방법과 극지방에서는 얼음층을 분석하는 방법 등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된 폐허지는 뉴멕시코 북서부에 위치한 차코캐니언 아나사지 유적이다. 미국 남서 지역의 폐허지 중에서 가장 극적이면서도 가장 넓은 폐허지이기도 하다. 차코 아나사지 사회는 600년경부터 거의 5세기 이상 동안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지만 1150~1200년 사이에 붕괴되었다. -203페이지

이전에 다른 책에서 소개되어 구글지도로 찾아본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책의 설명을 보며 아나사지 유적지를 살았던 사람들을 상상해 봅니다. 위성사진으로는 황폐한 주변지역에 달랑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보입니다.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이곳이 나무와 풀이 자라고 사람들이 계급을 이루며 살았던 곳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정도입니다.

더구나 우리가 세계사를 배울 때 로마의 멸망 이후 르네상스가 시작되는 14세기까지는 별로 배우는 내용이 없는데 아나사지 문명은 중세에 꽃 피웠다가 사라졌다니 놀라우면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결정화된 오줌 때문에 버려진 똥더미는 수비게 무너지지 않는다. 똥더미에서 오줌에 싸인 수십 종의 식물을 찾아낸 고식물학자들은 팩랫(북아메리카의 큰 쥐)이 똥더미를 만들어가던 시기에 그 근처에서 자생하던 식물군을 재구성할 수 있었다. (중략) 사실 팩랫의 똥더미는 고생물학자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자료이다. 달리 말하면 수십 년간 그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 미터의 반경 내에서 자라던 식물들의 표본들이 보존된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다. - 207페이지

팩랫이란 동물을 처음 들었는데 이 북아메리카 큰 쥐가 남겨둔 똥덩이가 식물학자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된다고 하니 팩랫이 웃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런 남아있는 흔적들을 통해 과거를 유추해가는 기술을 발견한 학자들이 위대한 것입니다. 작은 뼈나 장신구 등을 통해 연대를 추정하고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이런 종류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주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서기 1000년 이후의 똥더미에서는 피니언 소나무와 노간주나무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때쯤 숲이 거의 파괴되었고, 주변의 땅이 황무지로 변해갔다는 증거다. 차코캐니언에서 그렇게 급속히 삼림이 파괴된 이유는 (중략) 무엇보다 건조한 기후에서는 나무의 재생률이 너무 낮아 벌채율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208페이지

이스터 섬에서와 동일하게 아나사지 유적지에서 문명이 사라진 이유는 자연의 훼손입니다. 당시를 살던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었고 생존이 우선이었을 겁니다. 가축을 키우고, 난방과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나무와 풀은 과도한 사용은 재생되는 속도를 넘어섰고 이는 문명의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오늘 우리는 기후변화를 논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통제할 수 있는 시기를 상실한다면 우리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인육을 먹는 사람들이라고 알려진 종족을 처음 만난 유럽인들은 그 관습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그 관습을 멀리하도록 위협하고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반발은 인간의 유골에 대한 많은 보고서와 어긋난다. 특히 아나사지 유적들에서는 카니발리즘이란 관습이 있었다는 증거들이 꾸준히 발굴되었다. -215페이지

사람이 인육을 먹는다는 것에 우리는 몸서리를 칩니다. 하지만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사회에서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식량이 부족해질 경우에는 인구가 감소했고 사람이 생존하기에 식량이 부족해지면 인육을 먹었습니다. 전쟁 중에도 전사한 적의 시신을 먹었다고 하고, 자연사로 죽은 친척의 살을 먹는 관습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차코캐니언은 인간으로 인한 환경 훼손 때문에 버려진 것인가, 아니면 가뭄 때문에 버려진 것인가?"라는 오랜 의문에 우리는 간단히 답을 내릴 수 있을 듯하다. 즉, 두 원인 모두 때문이다!(중략) 환경 자원이 점차 줄어들었고, 결국 사람들은 환경이 제공할 수 있는 한계에 맞춰 살아가야 했다. (중략) 근본적인 원인은 차코 사람들을 벼랑 끝까지 내몰았던 가뭄이었다.

600년 동안 이어졌던 아나사지 사람들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점이 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서서히 환경이 열악해진다면 주변 지역으로 이주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서서히 열위 해지는 환경 속에서 근근이 버티다 결국은 굶주림 속에서 시신으로 남고 버려진 터가 되었습니다.

과거에 한 지역에서 흥했던 문명들의 부침을 따라가면서 현재의 우리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환경 훼손에 대한 부분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입니다.

과거보다 더욱 심각한 환경파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 편리함이란 포장 속에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 한 사람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환경을 생각하는 생활을 해야겠습니다.


독서습관328_문명의 붕괴_재레드 다이아몬드_2016_김영사 (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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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문명의 붕괴 ③_유카탄 반도의 마야 문명으로부터 배우는 교훈

3부에는 마야 문명의 붕괴에 대해 정리합니다. 마야 문명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와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 지역에서 약 1,000년 전에 붕괴했습니다. 번영을 누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을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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