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감
자유시장 자본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유튜브나 언론에서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 기사가 주로 재테크와 부동산에 대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우리는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아내와 백팩의 지퍼가 고장 나서 구리에 수선을 맡기러 다녀왔습니다. 오가는 길에 길옆의 상가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먹는 것이든 가전이든 자동차든 소비자의 지갑을 열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에는 무엇을 먹을까, 무슨 옷을 입을까, 무슨 차를 살까, 무슨 스마트폰으로 바꿀까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큰 스케일은 돈을 벌기 위해 어디에 있는 부동산을 구입할까 인터넷을 조회하고 현장을 방문합니다.
19세기를 살았던 저자는 소중한 자신의 삶을 돈을 벌기 위해 소비하는 것을 과감히 버리고 직접 오두막을 짓고 자립하는 삶을 살기로 합니다. 월든 호숫가 근처에 오두막을 짓고 콩 등을 재배해서 팔며 자립생활을 합니다. 일 년 중에 일정 기간만을 일하면서 필요한 돈을 벌고 나머지 기간에는 자신의 연구에 몰두합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든 더 많은 급여를 주는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기를 원합니다. 조직의 노예가 되더라도 돈을 더 많이 받으면 좋겠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소로의 대답은 NO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소중한 것이기에 건강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더 많이 벌기를 추구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간을 잘 활용하며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해야겠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그리고 언론을 통해 우리를 도와주겠다며 나오는 전문가들도 살아보지 않은 인생경로이기에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 흑자인생인 것입니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다음은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합니다.
45페이지) 시인 체프먼은 이렇게 노래했다.
거짓투성이의 인간 사회여
세속적 위대함을 좇느라
천상의 온갖 안락이 허공에 흩어지는구나
48) 우리는 왜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노력할 뿐, 더 적게 가지고도 만족하는 법은 배우려 하지 않을까? 왜 존경받는 시민이 죽음을 앞두고 젊은이들에게 여분의 장화와 우산을 오지도 않을 손님을 위해 빈방을 마련해둬야 한다고, 선례와 모범을 보이며 엄숙하게 가르쳐야 하는가? 왜 우리의 가구는 아랍인이나 인디언의 가구처럼 소박하면 안 되는가?
53) 나도 호화로운 집을 하나 마련해볼까 싶다가도 이내 그런 생각을 버리게 된다. 그 이유는 이 나라 풍토가 아직은 사람을 키우는 데 적합하지 않고, 조상들이 밀가루 빵을 얇게 썰었던 것 이상으로 우리는 정신적 빵을 얇게 썰어야 할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투박한 시대라 해도 모든 장식을 다 무시하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우리들 집의 겉모양만 번드르르하게 하지 말고, 마치 조개의 내부처럼 삶과 직접 맞닿아 있는 부분부터 아름답게 장식하자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65) 이로써 집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그가 해마다 내고 있는 기숙사비 정도의 비용으로 평생 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67)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회가 이렇게 돈이 드는 놀이 비용을 내준다고 해도 학생들이 그냥 놀면서 인생을 보내거나 공부만 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살아보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당장 인생을 실험해보는 것보다 삶을 사는 법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 그것은 수학 못지않게 그들의 지성을 단련시킬 것이다.
68) 다음과 같은 두 학생이 있다고 하자. 한 학생은 관련 서적을 찾아 읽으면서 자신이 직접 채굴한 광석을 녹여 잭나이프를 만들었고, 또 한 학생은 기술학교에서 야금학 강의를 들으면서 아버지한테 펜나이프를 선물로 받았다. 한 달쯤 지난 뒤에 어느 학생이 더 발전해 있을까?
71) 이처럼 인생의 가치가 최저로 하락한 노년기에 확실치 않은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인생의 황금기를 돈벌이로 소진하는 사람을 보면, 훗날 고국에 돌아와 시인의 삶을 살겠다며 인도로 돈을 벌러 떠났던 어느 영국인이 생각난다. 그는 인도로 가는 대신 당장 다락방에 올라가 시부터 썼어야 했다.
77) 나는 손가락 수만큼이나 많은 직업을 가진 탓에, 그동안에도 측량 일과 목수 일,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막일을 해서 13달러 34센트를 벌었다.
80) 반면에 나는 여가와 자립과 건강을 얻었고, 게다가 내가 원하는 날까지 살 수 있는 안락한 집을 얻었다.
90) 나는 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육체노동으로만 생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1년에 여섯 주만 일하면 필요한 생활비를 벌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여름 대부분과 겨울 내내 나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96) 부패한 선행에서 풍기는 냄새만큼 고약한 악취는 없다. 그것은 인간의 썩은 고기요, 신의 썩은 고기다.
102)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인디언적이고 식물적이고 자기적이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인류를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고 싶으면, 우선 우리 자신이 자연처럼 단순하고 건강해져야 한다.
130) 하루 중에서 가장 기억할 만한 시간인 아침은 각성의 시간이다. 이때는 졸립다는 느낌이 가장 적다. 밤낮없이 온종일 잠만 자는 우리 몸의 어떤 부분도 아침에는 적어도 한 시간 동안 깨어 있다.
132) 나는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이란 매우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체념하고 싶지도 않았다.
133) 우리의 삶은 사소한 일로 조금씩 낭비된다.
152) "가만히 앉은 채 정신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는 이점을 나는 책 속에서 얻었다. 한잔 술을 마시고 취하듯이 나는 현묘한 교리라는 술을 마시고 이 즐거움을 맛보았다."
153) 하지만 탐구적인 학생이라면 어떤 언어로 쓰였건, 아무리 오래된 작품이건, 그런 것은 문제 삼지 않고 항상 고전을 연구할 것이다. 고전이란 인류의 가장 고귀한 삶의 기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고전이야말로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유일한 신탁이며, 그 안에는 델포이나 도도나도 줄 수 없는 가장 최근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는 것이다.
154) 제대로 된 독서, 즉 참된 책을 참된 정신으로 읽는 것은 고귀한 운동이며, 이 운동은 현대의 풍습이 높이 평가하는 어떤 운동보다도 힘든 노력을 요구한다.
155) 그러나 비교적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작가는 웅변가에게 자극을 주는 사건이나 군중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인류의 머리와 가슴, 그러니까 그를 이해해 주는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156) 책이란 이 세상의 귀중한 재산이며, 모든 세대와 모든 민족을 거쳐 물려받은 유산이다.
201) 그러나 내가 이따금 경험한 바에 따르면 사람을 싫어하는 불쌍한 사람이나 지독하게 우울한 사람조차도 자연계의 사물 속에서 가장 유쾌하고 다정하고 순수하고 도움 되는 교제 상대를 발견할 수 있다. 자연 한복판에 살면서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정말로 극심한 병적 우울증은 있을 수 없다.
207)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같이 있으면 금세 싫증이 나고 피곤해진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고독만큼 편안한 친구를 만나보지 못했다.
211) 태양과 바람과 비, 여름과 겨울 등 자연의 형언할 수 없는 순수함과 자애로움은 우리에게 영원히 건강과 활기를 준다.
218) 어떤 손님이 명함 대신 노란 호두나무 잎사귀에 적어놓고 간 스펜서의 시구를 나는 내 집의 모토로 삼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그곳에 이르러 그들은 작은 오두막을 채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아무도 대접을 기대하지 않는다.
휴식이 그들의 향연이며 모든 것이 그들의 뜻대로다
가장 고귀한 정신이 가장 큰 만족을 얻는다.
232)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만 온통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자기가 신을 독차지하고 있기라도 한 듯 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다른 견해는 참지 못하는 목사들, 의사와 변호사들, 그리고 내가 외출했을 때 멋대로 집 안에 들어와 찬장이며 침대를 들여다보는 불쾌한 주부들, 젊음을 포기하고, 전문직이라는 잘 닦인 길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결론지은 청년들-이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한 이야기는 지금 내 처지에서는 세상에 유익한 일을 별로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249) 탐욕과 이기심 때문에, 그리고 우리 가운데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습관, 즉 땅을 재산 또는 재산 획득의 수단으로 보는 천박한 습관 때문에 풍경이 훼손되고, 농사는 품위를 잃고, 농부는 가장 비천한 삶을 살고 있다.
259) 나는 의사당 앞에서 남녀노소를 가축처럼 버젓이 사고파는 나라에 세금을 내지 않았고, 그런 정부의 권위를 인정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260) 모든 사람이 당시의 나처럼 소박하게 산다면 절도와 강도는 사라질 거라고 확신한다. 이런 사건들은 재물을 남아돌 만큼 가진 자들과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이 한데 섞여사는 공동체에서 일어난다.
261) "정치를 한다는 분이 어째서 형벌을 내리십니까? 그대가 덕을 베풀면 백성들도 덕을 베풀 것입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서민의 덕은 풀잎과 같아서, 바람이 불면 풀잎들은 절로 고개를 숙이는 법입니다."
286) 나는 비록 돈은 없었지만, 햇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리고 아낌없이 썼다는 점에서 참으로 부자였다. 그 시간을 일터나 교단에서 더 많이 보내지 않은 것을 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313) 나는 차와 커피, 버터와 우유와 고기도 먹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얻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다. 나는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으니까 많이 먹을 필요가 없고, 그래서 식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317) 사람들이 수레와 헛간으로 달아날 때 너는 구름 아래로 피하라.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을 너의 직업으로 삼지 말고 도락으로 삼아라. 대지를 즐기되 소유하지 마라. 모험심과 신념이 모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금 있는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무언가를 사고팔면서 농노처럼 삶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것이다.
338) 힘든 노력에서 지혜와 순수함이 나온다. 나태에서는 무지와 육체적 욕망이 나온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육체적 욕망은 마음의 나태한 습성이다.
482) 우리가 항상 현재에 살면서, 아무리 작은 이슬방울이 떨어져도 그 힘을 인정하는 풀잎처럼 우리에게 닥친 모든 사건을 유익하게 이용한다면, 그리고 과거에 좋은 기회들을 놓친 것을 속죄하느라 시간을 보내면서 그것으로 의무를 다한 양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행복해질 것이다.
502) 진정으로 인간다운 행동은 사회에 대해 반항적 태도를 취하는 대신, 자기 존재의 법칙에 순응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503) 나는 체험을 통해 적어도 다음과 같은 것을 배웠다. 자신의 꿈을 향해 자신있게 나아가고 자기가 상상해 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 평소에는 기대하지도 못했던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505) 살아 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
508) 어떤 일을 아무리 그럴싸하게 포장해도 결국 그 속에 담긴 진실만큼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진실만이 오래간다.
509) 샐비어 같은 약초를 가꾸듯 가난을 가꾸어라. 옷이든 친구든, 새것을 얻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헌 옷은 뒤집어 입고, 옛 친구에게 돌아가라.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옷은 팔아버리고 생각은 그대로 간직하라. 당신에게 친구가 부족하지 않도록 신이 보살펴줄 것이다.
510) 쓸데없이 남아도는 부로 살 수 있는 것은 없더도 되는 사치품뿐이다. 영혼의 필수품을 사는 데에는 돈이 필요 없다.
524) 인간의 덕성, 언어, 예술, 학문 등이 진보하는 원동력은 자연에 있다고 하여,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성을 시적인 문체로 웅변한 이 저서는 소로의 인격과 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532) 노동으로 생계를 세우면서도 노동의 노예가 되지 않고 그것을 "더 높은 법칙"에 봉사시키는 것, 어떤 사실에서도 눈을 돌리지 않고 그것을 정면에서 직시하는 것, 자연과 함께 살면서 그 법칙을 탐구하고 이른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맑고 자유롭게 사는 것, 이것이 청년 소로가 걸으려 한 인생길이었다고 여겨진다.
독서습관 215_월든_헨리 데이비드 소로_2017_열림원(200223)
● 저자 :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
1817년 7월 12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일정한 직업 없이 다양한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소로는 이웃 하나 없는 외딴 숲 속 월든 호숫가에 손수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 2일을 살았다. 월든에서 '실험'한 생활을 묘사하는 18편의 에세이를 쓰고 다듬은 뒤, 1854년에 <월든, 또는 숲 속의 생활 Walden, or Life in the Woods>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소로는 <월든>의 소재 대부분을 자신의 일기에서 얻었다. 1839년 4월부터 1845년 4월까지, 거의 반생에 걸친 관찰과 사색의 집대성이었다. 소로는 이 작품이 자연과 함께 산 그의 충실한 생활 기록이자 "인간의 주요 목적은 무엇이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단은 무엇인가"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고뇌하는 젊은 독자를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
소로에게 '진실'은 추상적인 사고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까운 생활 안에 있었다. 단순소박하며 자족적인 삶, 노동하되 노동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의식주조차도 허영에 가려지고 본래의 목적과 동떨어져버린 오늘날, 소로의 삶과 사상은 독자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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