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주완은 1990년 기자 노릇을 시작해 25년 동안 기자로 살아왔다. 역사 속에서 사람을 찾는 일을 계속해 199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훈' 할머니(한국명 이남이)의 혈육을 찾았고, 중국 동북 3성에 남아 있던 이옥선 할머니 등 10여 명의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을 찾아내는 등 근현대사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규명하는 데 주력했다.
2010년 6월부터 6200여 명의 시민주주가 창간한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출판미디어국장을 맡아 사람 냄새나는 신문, 사람 중심의 지역공동체 구축에 힘써왔다.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2008년부터 블로그 '지역에서 본 세상'을 운영해 누적 방문자가 140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언론보도부문 TOP10, 개인부문 TOP 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우연하게 유튜브에서 채현국 할아버지를 소개한 영상을 접하면서 더 이 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구매했다. 영상에서 말씀하시던 한 마디 한 마디가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셨는데 책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대학시절부터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힘든 과정을 거쳐 아버지를 도와 흥국탄광 사업을 일으키고 부를 누릴 수 있는 위치가 돼 보기도 했던 채현국 할아버지는 박정희 시대와 함께 부와 사업을 접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자신의 뚜렷한 가치관이 없다면 이런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군사정권 시절에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 투쟁하던 사람들은 소리없이 지원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과 책을 좋아하는 분, 재단 이사장이지만 신용불량자로 살아가는 분, 그렇지만 세상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분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본받아야 할 선배 중의 한 분으로 생각된다.
인터뷰를 기사화한 짧은 내용의 책이지만 채현국 할아버지의 인생관이 상당 부분 담겨 있기에 방황하는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작은 울림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이하 일부 내용을 발췌해 공유한다.
[71]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은 TV도 안 보고 신문도 읽지 않지만 사람과 책은 참 좋아하는 것 같다. ~ 가방에서 책 한 권 꺼내더니 "이 책 읽어봤습니까?"라며 불쑥 건넨다. 그의 친구 박이엽 선생이 번역한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창비)라는 책이었다.
~헤어질 땐 또 한 권의 책을 더 주신다. 임락경 목사가 쓴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제목은 <임락경의 우리 영성가 이야기>(홍성사)
[107] 사회운동가로나 그냥 하지. 거기 모인 아이들은 결국은 출세주의자들이고 결국은 권력추구주의자에 지나지 않는 아이들인데, 입으론 사회운동가라고 떠들지만 내가 4.19나 해방공간에서부터 인간들 변하는 걸 봤거든, 진심으로 사회운동가로 나선 사람들은 실천이 다릅니다. 학교나 댕기고 선거운동판에 끼는 놈은, 지는 절대로 그렇게 인정 안 해도 자기 합리화지 결국은 권력추구 내지는 출세주의자에 지나지 않는 거거든.
[123] 치사한 글을 써야 돈이 생기지, 자기 쓰고 싶은 글 써가지고 돈 생긴 사람 없어요. 벽초 홍명희가 그렇게 좋은 소설 써도 거기서 동 안 생겼어요.
[138] 우리가 흰옷을 입었다고 백의민족이라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우리는 비단옷을 입었다는 얘기입니다. 그거 하나도 우리 선생들이 밝혀내지 못한 것이 일제 식민지의 결과입니다.
[145] 영화 <비긴어게인> ~ 아주 괜찮은 영화입니다.
[148]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권정생 소설과 산문과 시를 권하고 싶어요. 아이들만 읽을 게 아니라 어른도 누구든지 좀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뭐라 그래도 벽초(홍명희의 호)의 꺽정이(소설<임꺽정>)는 우리말을 위해서라도 읽어야 합니다.
[155] 정말 좋은 책은 쎄비린 시대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정말 정신 차려서 고르냐 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입니다. 평론가들의 말은 참고만 하시고,
[157] 요즘 인문학 열풍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예술 전체를 포함하는 문이라는 게 중요한 것은 어떤 체제 속에서 생겨난 지식을 가지고 그 지식만을 먹이는 게 아니란 뜻으로 우리가 인문학적이라고 말하는 것이거든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돈이 있고 없고 상관없이 가능하다는 걸 가르쳐 줘야 결국 인문학적인 건데, 우리가 돈 없다고 해서 춤 못추지 않고 돈 없다고 해서 노래 못하지 않고, 한글만 깨우치고 나면 돈 없다고 해서 글 못쓰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자기의 노력과 자기의 상상력과 끊임없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약간의 노동력만 있으면 노동하면서도 다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가능하다는 용의와 실질적인 실천이 어려워져 있는 겁니다. 이게 가능하다는 것을 누가 일깨워줘야 하느냐가 문제인데, 그걸 인문학이 과연 하느냐? 나는 못한다고 봅니다. 지금 같은 인문학으론..."
[163] 사실은 있지도 않은 신을 있다고 하는 사기가 탄로 난 시대다. 그러나 그 때보다는 2차 대전의 경험이 얼마나 인간성을 파괴하고, 따라서 신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이 얼마나 신의 창조물이 못되는지를 2차 대전을 통해 경험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비참한 죽음과 그걸 통해서.... 니체가 그 말을 한 지 불과 몇 십 년이 안되어 1차 대전을 경험하고 2차 대전에서 완전히 탄로가 나서 오늘날 모든 종교의 위기가 그 때였거든요. 그러고도 우리나라는 희한하게 6.25를 경험했으면서 이렇게 기독교든 불교든 흥성하게 됐거든요. 이 현상은 우리가 얼마나 몽매함에 빠져 있는가. 또 그 몽매함을 이용하는 세속적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보여주는 겁니다.
[169] "사람 꼴, 사람 값 할 만한 사람들 다 때려죽여놓고, 멍청해 가지고 사람 값 하기 원래 어려운 사람들은 살인을 시키면서 정의라고 해놨으니..., 지금 우리가 그 비싼 값을 치르는거야."
[175] 채현국 이사장은 마지막에 "세상에 정답은 없다. 틀리다는 말도 없다. 다른 게 있을 뿐이다. 정답은 없다. 해답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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