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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42]혼불7_당골네 덕석말이 강호 강실 사리반 황아장수 옹구네

by bandiburi 2018. 3. 15.

혼불 7권이다. 사건이 점차 진전되며 읽는 속도도 빨라진다. 

마침내 강실이가 임신한 사실이 빠르게 퍼져 기표에게까지 알려졌다. 당황스러운 상황 가운데서도 기민한 효원은 오류골댁 내외를 위해 (사실은 자신의 자식인 철재를 위해) 혼절한 강실이를 억지로 오류골댁으로 보냈다. 그리고 의원을 통해 청천벽력 같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의원을 통해, 옹구네를 통해 이 사실은 급속히 퍼지게 된다. 

사리반이 달리 사리반인가? 그게 본디 비내라. 사림안. 왜 그렇게 부르는고. 조선조 말에 우리 입향조께서 이 마을로 들어와 자리를 잡으신 연후에, 도덕이 드높고 학문이 빛나서 그 후손들이 창성하니. 인근에 칭송이 자자하고 기백은 푸르러, 권세와 명리, 호사와 화미에 물들지 않는 선비의 기상을 대쪽같이 세우실 때. 마을 변두리에다 비잉 둘러 울타리 담을 친 뒤 경계를 삼고 출입구로는 오직 사립문을 하나 커다랗게 만들어서, 동성 종족이 아닌 타족들은 드나들 수만 있을 뿐 울타리 안에 들어와서 살지는 못하게 했다네. (296페이지)

청암부인의 묘가 도굴되었다는 소식은 산지기를 통해 이기채에게 알려진다. 기채는 약한 몸에도 노기가 충천하여 당시에 산지기와 마주쳤던 춘복이를 덕석말이로 흠씬 두들겨 팬다. 하지만 기표가 거기서 나온 뼈를 보고 당골네의 행위임을 알라차리게 된다. 

양반댁 명당자리에 투장을 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보름날 몰래 묘의 옆구리를 파냈던 만동이와 백단이 부부가 잡혀와 춘복이보다 더한 덕석말이를 당하게 된다. 거의 반죽음을 당하고 업혀서 돌아간다.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자는 구름 사이에 번쩍이는 번개와 바람 앞에 나풀거리는 등불과 같으며, 고요하기를 즐기는 자는 불 꺼진 재나 말라 빠진 나무와 같다. 모름지기 멈추어 있는 구름이나 잔잔한 물과 같은 경지에서도 소리개 날로 물고기 뛰노는 기상이 있어야 하나니, 이것은 바로 도를 깨친 이의 마음이다. -채근담에서 (298)

일본에서 공부하는 강호가 남원으로 돌아왔다. 당시에 양반댁 자제가 일본에서 병을 주워 학비를 마련한다는 생각은 기채와 기표를 놀라게 한다. 더우기 강호가 봉천에 들러 강모와 강태의 소식을 전해준다. 특히 강모가 오유끼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은 강인해 보이는 효원까지도 쓰러지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효원의 묘책으로 자살하려던 강실이를 친정인 대실 근처의 암자로 보내고자 믿을 만한 황아장수에게 의뢰한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채고 이를 어찌하든 자신을 위해 이용해보려는 옹구네에게 들키고 만다. 황아장수는 홀로 제 갈길을 가버리는데... 옹구네는 이 기회에 강실이와 춘복이를 모두 가까이 두고자 한다.

네가 비록 여자이나 삼종지도를 거스르라는 것은 아니로되, 오직 숨죽인 순종만으로 그림자처럼 앉고 서고 할 뿐이라면, 이미 그것을 산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도다. (299)

독서습관42_혼불7_최명희_2004_한길사_(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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