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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④-1부_종교적 순례와 노르만 미술

by bandiburi 2022. 12. 3.

  • 중세에도 역사는 계속되고 미술 작품은 남아서 얘기한다.

저자 양정무의 미술 이야기 시리즈는 적당한 그림과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과 편집이 특징이다. 4권은 중세시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다. 중세에 대한 지식은 르네상스 이후에 비해 빈약하다. 이 책은 미술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건축이나 미술작품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함께 설명해주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 어느 시대나 사람이 살았고 그들은 건물을 짓고 종교에 의지하고 그림을 남겼다. 사람은 갔지만 남은 유물은 우리에게 당시를 얘기하고 있다.

샤를마뉴 대제라는 이름으로 배웠던 인물이 등장한다. 프랑크 왕국을 확장하며 동로마 황제에 대비되는 서로마 황제로 등극했다. 서로마 제국이 몰락하며 사라졌던 황제라는 칭호가 다시 시작되었다고 한다. 역사적인 지식의 폭이 넓어질수록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프랑크 왕국의 통치기반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봉건제와 기독교 신앙을 이용했다는 점은 처음 접하는 사실이다. 

책에서 남기고 싶은 작품과 문장이 많이 2부로 나눠 포스팅한다. 

사실 중세를 암흑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중세 뒤에 이어지는 유럽의 근대를 더욱 아름답고 빛나는 시기로 포장하려는 역사 서술 방식 때문입니다. 서양의 근대는 르네상스로 시작하죠. 르네상스를 빛과 영광의 시대로 강조하기 위해 비교 대상이 되는 직전 시기를 낮춰볼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19)

그러던 중 샤를마뉴는 두 가지 해결책을 생각해냅니다. 봉건제와 기독교 신앙이 바로 그것이었죠. 봉건제가 사회 전반을 체계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형태, 즉 하드웨어라면 기독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한 셈입니다. (...) 샤를마뉴의 통치를 거쳐 봉건제와 기독교는 유럽에 완전히 정착했고 유럽은 이때부터 물질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됩니다. (22)

그러다가 800년 12월 25일, 샤를마뉴가 황제로 등극한 대관식 날부터 유럽에도 다시 황제가 등장합니다. (30)

샤를마뉴 대관식 (출처: flickr)


  • 산티아고 순례길의 의미와 역사를 알려준다.

책과 방송에서 소개되며 산티아고 순례길이 한국인들에게 유명해졌다. 우리 가족도 언젠가는 이 순례길을 한 번 가보자고 할 정도다. 주변에도 한 달 정도를 잡고 순례길을 다녀온 분들이 있다. 그런데 산티아고 순례길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왜 순례를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책에서 이 길에 대한 4가지 경로를 소개한다. 

그 당시에는 유럽이 낙후되어 있었고 길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시기다. 성인들의 유물이 있는 곳을 찾는 순례의 길은 고난의 길이고 때로는 목숨까지도 위험할 수 있는 여정이다. 걸어서 가는 길에 숙박을 비롯한 상업시설이 생기고 도시로 발전했다. 이런 과정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독서의 장점이다. 읽는 자와 읽지 않는 자의 차이가 크다. 

1000년 이후 찾아온 순례 열풍으로 중세 유럽 사회의 풍경은 이전과 많이 달라집니다. 순례객이 지나는 길을 따라 하나둘씩 마을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 마을들 중 일부는 큰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49)

산티아고는 '야고보 성인'이라는 뜻인데요, 성인을 뜻하는 '세인트 Saint'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의 스페인식 표현 '야고 Yago'가 합쳐진 말이에요. 성인의 별이 빛나는 들판이라는 의미가 되지요. (57)

814년에 샤를마뉴가 죽고 채 30년도 지나지 않아 제국은 해체되고, 유럽에는 황제가 사라집니다. 하지만 962년에 오토 1세가 황제로 등극하면서 황제라는 이름이 부활하지요. (114)


  • 교황과 황제의 성직자 임명권 다툼이 시작되다

교황과 황제 사이에 왜 갈등이 시작되었는지 자세한 설명이 있다. 결국은 황제가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 성직자에게 봉토를 주었다. 황제의 코드에 맞는 사람을 임명해야지 원활하게 통치할 수 있다. 하지만 교황의 입장에서는 성직자에 대한 임명권이기에 당연히 권한은 교황에게 있다고 봤다. 시각의 차이다. 종교의 영향력이 컸던 시대에 교황으로부터 파면된 황제나 왕은 통치 초기 영향이 컸다.

그래서 신성로마제국의 하인리히 4세는 교황 그레고리오 7세의 파면에 굴복하고 카노사의 굴욕의 역사를 남긴다. 하지만 이후 힘을 키워 무력을 이용해 교황을 끌어내리게 된다. 

봉건제가 탄탄하게 확립되지 않은 시절, 교회의 구조를 이용하면 주교가 영주 같은 역할을 하면 되었기 때문에 편리했죠. 게다가 성직자는 결혼을 하지 않으니 영토를 물려줄 자식이 없었고 따라서 수여했던 영토를 회수하기도 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활용하여 제국을 다스리려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주교를 임명할 수 있어야 했고 그래서 교황과 황제 사이의 서임권 다툼이 치열했습니다. 누가 교회의 성직자를 임명할 것인가를 놓고 교황과 황제가 다투게 된 겁니다. (116~117)

베른바르트의 기념주(출처: 위키미디아 커먼즈)

사실 로마네스크 양식은 단순히 고대 로마의 건축 기법과 양식, 겉모습만을 좇는 것은 아닙니다. (...) 로마네스크 미술에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고대 로마를 닮고자 한 중세 유럽의 욕망이 반영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129)

  • 바이킹족은 프랑스의 노르만족이 되고, 영국에 진출해 왕이 된다.

사람이 살기에 척박한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살았던 바이킹족이 물길을 통해 유럽 전역을 약탈하며 세력을 확대해 간다. 그 중 일부는 프랑크 왕국에 정착해서 노르만족이 된다. 노르만족이었던 정복왕 윌리엄은 마침 후사가 없이 사망한 영국의 왕위를 노린다. 저자의 중세 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독자에게 다가온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정보를 이어서 미술 작품들이 머릿속에서 부활하도록 돕는다. 

지금도 아름다운 풍경의 도시 속에 남아 있는 성과 수도원, 교회 건물들이 모두가 이런 역사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다.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사람, 볼 수 있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 동일한 사물을 보고도 과거를 추측할 수 있다. 우리에게 저자는 미술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이런 안목과 능력을 키워준다. 

샤를 3세와 계약한 사람은 센 강 하류에 몰려와 있던 바이킹의 우두머리 롤로입니다. 이들은 땅을 하사받은 대가로 프랑스로 쳐들어오는 다른 바이킹족을 막아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이렇게 해서 롤로는 로베르라는 기독교 이름을 받고 프랑스의 제후가 됩니다. (155)

몽생미셸섬Mont st michel aerial(출처: 위키미디아 커먼즈)

원래 이 섬은 세속에서 멀리 떨어지고 싶어 했던 수도사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르만족이 이곳을 점령해 요새로 만들어버렸죠. (...) 몽생미셸은 간조 때는 바닷물이 빠져나가 육지와 연결되지만 만조 때는 바닷물이 상승하면서 섬으로 변하는 특성 때문에 천혜의 요새가 됩니다. (162)

정복왕 윌리엄 (출처: picryl)

그런데 에드워드에게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세습 군주제하에서 가장 큰 위기는 왕에게 후사가 없을 때입니다. 결국 에드워드가 죽은 뒤 영국 왕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세 명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왕 하랄드 하르드라다, 에드워드의 처남 해롤드 백작,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이 그 주인공이죠. (...) 재빨리 움직인 해롤드 백작이 왕위에 오릅니다. 그게 1066년 1월의 일입니다. (...) 1066년 10월 14일 헤이스팅스에서 노르만족 군대와 앵글로색슨 군대가 맞붙게 되죠. (174~175)

더럼 대성당Durham Cathedral(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만약 영국 땅에 노르만족이라는 새로운 에너지가 흘러 들어오지 않았다면, 가혹한 말이지만 영국은 아주 오랫동안 '유럽의 시골'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 노르만족의 진출과 동시에 거대한 석조 건축이 영국 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한 겁니다. (190)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696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④-2부_십자군 전쟁과 고딕 미술

십자군 전쟁의 영향과 고딕 미술을 이해할 수 있었다. 2부를 포스팅한다. 후반부를 읽으며 십자군 전쟁이 미친 영향과 고딕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책을 읽으며 얻은 지식을 가족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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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661_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④_양정무_2017_사회평론(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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