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넘어서 플랫폼 기업으로 향하는 테슬라 비즈니스 모델
저자 최원석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볼 수 있는 <테슬라 쇼크>다. 단순히 테슬라란 회사에만 주목하지 않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과 테슬라가 왜 뛰어난지에 대해 조목조목 알려준다. 그래서 독자들에게도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자동차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엔진 기술과 차체 설계능력으로 자동차 업계를 리드했던 글로벌 자동차사들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개발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전기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테슬라와의 격차는 이미 벌어져 있다. 테슬라의 강점은 하드웨어가 아닌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기존 자동차사들과의 커다란 차이점이다. 도요타나 벤츠 등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향후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결정할 것이다.
기존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라는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를 합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추구하는 모델은 그렇지 않습니다. 컴퓨터가 탑재된 전기차를 최대한 많이 보급한 뒤에 이 차량들을 통한 서비스로 돈을 버는 게 목적입니다. 즉 테슬라의 전기차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14~15)
테슬라가 그동안 죽지 않고 계속 성장해온 것이 정부나 투자자의 힘만은 아니죠.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머스크라는 기업가의 비전과 의지와 실행력입니다. (...) 우리가 테슬라에서 얻을 것은 머스크라는 한 개인이 만들어낸 꿈의 크기와 힘, 이를 통한 산업과 사회적 변화의 가능성입니다. (25)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 분야별로 5~10년 앞서있다. " - 샌디 먼로(먼로앤드어소시에이츠 대표)(77)
- 리더가 중요하다
리더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머스크라는 탁월한 비전과 실행력을 갖춘 사람이 있기에 테슬라가 존재한다. 머스크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했던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단순히 기존의 사업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레거시 코스트를 우려할 필요가 없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접근 방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정이 이윤을 창출하기 시작하며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최근에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후 관심이 테슬라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주식이 등락한다. 리더의 가치다. 리더를 믿고 그의 비전과 실행력에 투자한 사람들 입장에서 리더가 지속적으로 집중하지 못하는 리스크를 우려하게 된다.
레거시 코스트란 어떤 혁신을 하려 할 때 이미 갖고 있는 조직이나 기업 문화, 조직 내의 사람들이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약 요소, 거대한 비용으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05)
- 영국의 자동차산업이 쇠퇴한 이유는 정치다
영국은 산업혁명의 발상지인 동시에 현대 기계 발명품의 대부분이 시작된 엄청난 나라입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영국 자동차 산업의 위세는 대단했습니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 마틴 로버 미니 같은 자동차 브랜드가 전부 영국 것이었지요. (...) 영국 자동차 산업이 망한 것은 기술력이나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본업 대신 정치로 싸웠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회사는 지역정치의 희생양이었죠. (111)
내연기관차는 앞뒤 무게 배분을 최적화하면서도 무거운 부품을 가능한 한 차량의 중앙 쪽으로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여기에 또 많은 비용과 기술이 들어가지요. (148)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전문가가 유망하며 수준 높은 경험의 점들을 만들어야.
전기자동차가 도로를 점령하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는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우리의 고민이 깊어진다. 에너지부터 자동차 그리고 인터넷 통신까지 아우르는 비즈니스를 구상할 수 있는 능력은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점들의 연결'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 분야에 대한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는 데이터가 경쟁력이라고 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가도 관건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세대들에게 시사점을 주는 부분이다. 자동차를 기계공학의 산물로 봤지만 이제는 간단한 하드웨어와 복잡한 소프트웨어의 측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그리고 깊이 있는 경험을 쌓고 그 경험과 경험을 조합해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경제 외교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기계공학 엔지니어 자리가 줄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에너지 관리 전문가, 데이터 전문가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새로 필요한 인력은 고연봉을 자랑하지만 '사람이 없어 못 구하는' 상황입니다. (100)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점들의 연결connecting the dots'을 예로 들기도 하는데요. 미리 연결을 염두에 두고 점을 만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의 경험을 통해 얻는 여러 가지 '점'이 어느 시점에 연결돼 위대한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점들을 연결해 위대한 애플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잡스가 경험으로 축적한 점들의 수준이 대단히 높았기 때문입니다. 점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점을 연결하는 사람의 수준이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164)
- 자동차도 하드웨어는 외주화되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추세다.
마그나 슈타이어와 동희오토라는 회사는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유명한 브랜드의 차량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하드웨어를 만드는 곳은 생산성과 원가가 저렴한 마그나 슈타이어나 동희오토였다. 왜 그렇게 하고 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인건비와 생산성에 따른 원가부담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현대자동차에 대해 언급하며 노조로 인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하드웨어 외주화의 원인의 하나로 노조화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생산성 저하를 지적하고 있다. 어느 정도는 공감하지만 정말 그것만의 문제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비전과 실행력 그리고 기업가 정신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어떤 비즈니스를 구축해 갈 것이고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 갈 것인가를 늘 염두에 두고 가야 할 사람은 리더다. 노조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있는 것이라고 본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도 머스크와 같이 비전을 가지고 변하는 트렌드에 맞게 회사를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ARM을 인수하고자 했지만 무산되었다. 저자가 설명했듯이 GPU로 성장한 기업이 CPU와 접목해 전기차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많은 비즈니스가 앱으로 통폐합되었다. 전기자동차 산업이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하면서 굉장히 큰 데이타와 관련된 사업이 창출될 것이다. 그리고 차와 관련되어 일어나고 있는 사업들이 이합집산과 통폐합의 과정을 겪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인가 걱정과 기대가 섞인 마음이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만들며, 자회사인 마그나 슈타이어 Magna Steyr를 통해 완성차 수탁 제조 서비스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 마그나 슈타이너는 엔지니어링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요. 전기차를 포함하여 다양한 차량의 설계 개발에서 제조까지 일괄 하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68)
한국의 경우도 기아차의 경차인 모닝과 레이가 동희오토라는 외주 업체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습니다. 기아차 자체 공장에서 만들 경우 인건비 부담이 높아 원가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그나슈타이너나 동희오토나 자동차 회사 내부 공장에 비해 생산 속도가 빠르고, 생산 유연성도 높으며,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는 거죠. (182)
엔비디아가 잘하는 GPU만으로는 AI계산이 완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GPU는 단순 계산을 대량으로 실행하는 데는 능하지만 복잡한 계산은 서툽니다. CPU와의 조합이 중요했던 거죠. 그래서 엔비디아가 그토록 ARM을 원했던 겁니다. (231)
독서습관660_테슬라 쇼크_최원석_2021_더퀘스트(221128)
■ 저자: 최원석
조선일보 경제부에서 국제경제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온라인에 연재되는 '최원석의 디코드 decode' 필자이기도 하다. 디코드는 불친절하게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그 안에 부호화된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빌리티, IT, 글로벌 비즈니스 등을 다룬다. 조선일보 뉴스레터 서비스 가운데 구독자 수 1위를 달릴 만큼 인기다.
첫 책 <왜 다시 도요타인가>(2016)를 출간해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고, 두 번째 책 <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2018)을 출간,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7년 조선일보에 입사하여 사회부 문화부 산업부 국제부에서 취재했고, 2017년 경제경영섹션 '위클리비즈' 산업팀장, 2018~2019년 경제경영주간지 <이코노미조선> 편집장 등을 거치며 전 세계 성공 기업을 취재했다. 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세계 최대 헤지펀드의 수장 레이 달리오,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세계 1위 산업용 로봇 기업 화낙의 이나바 요시하루 회장, <예정된 전쟁>의 저자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 등 내로라하는 CEO 석학 크리에이터를 인터뷰했다.
특히 2006~2013년 자동차 담당으로 일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폭과 깊이를 이해했다. 한국 일본 미국 유럽 중국의 자동차 회사와 공장을 다니고 국내외 업계 학계 정관계 최고 전문가들을 만났다. 2011년엔 1년간 도쿄에서 연수, 일본 산업학회 자동차산업연구회 간토지회 준회원으로 있으면서, 일본의 업계 학계 전문가 수백 명을 만났다. 2015년까지 12년 동안 조선닷컴 홈페이지에 기자 카페 '최원석의 자동차 세상'을 만들어 운영하며 일평균 최대 10만 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등 수많은 회원, 방문자들과 자동차 이야기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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