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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_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나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길_위대한 유산_찰스 디킨스_2018_살림출판사(210930) by YW

by bandiburi 2021. 10. 2.

(출처: 정약용도서관)

 영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는 셰익스피어이고 가장 사랑하는 작가는 찰스 디킨스라는 말이 있다. 특히 찰스 디킨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빈곤과 부조리한 사회 계층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작품을 많이 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그의 유명한 작품으로는 ‘데이비드 코퍼필드’,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 그리고 ‘위대한 유산’이 있다. 모두 들어본 책 제목이었기에 찰스 디킨스의 명성은 익히 알았으나 정작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제일 먼저 눈에 밟힌 ‘위대한 유산’을 정독하기로 했다.

 

태생이 평민이었던 핍은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 누나와 대장장이인 매부와 함께 한 마을에서 성장한다. 소설은 핍이 묘비에서 탈출한 죄수를 도우면서 시작한다. 이후 신사 계층인 미스 해비셤의 집에 초대된 그는 차갑고 도도한 소녀인 에스텔라에게 반하게 된다.

 그리고 곧 이름 모를 사람에게서 유산을 받게 되고 도시에서 자신이 무척이나 갈망했던 신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갑작스레 막대한 돈을 얻게 된 핍은 신사 계층의 사치와 향락에 동참하고 급기야 빚을 지기에 이른다. 한편 그는 유산의 주인이 미스 해비셤이 아니라 어릴 적 도왔던 죄수, 매그위치라는 걸 파악한다.

매그위치는 자신이 예상한 신분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속으로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핍은 그를 숨겨주고 피신시키는 과정에서 그가 사실은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고 신사가 된 후 매부에게 모질게 대한 자신의 배은망덕한 모습을 되돌아본다. 결국 매그위치가 붙잡혀 사형 선고를 받는 순간까지 차별 없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의 곁을 지킨다.

 

 

 핍은 자신의 위치에 따라 속속 달라지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모두 대표하는 것 같다. 오늘날에는 돈이 많은 자와 없는 자 사이에서 은연중에 차별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과거(작품의 시대적 배경)와 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신사가 된 핍은 겉으로는 마을 사람들을 차별없이 대하는 듯 하나 같이 있길 부끄러워하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여긴다. 결국 매그위치를 다시 만나 허례허식으로 가득 찬 신사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했는지 깨닫고 뉘우치는데, 신사 생활을 하던 중에 문득 한번씩 느낀 알지 못할 죄책감이 반성의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사람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느끼는 죄책감이라고 생각한다.)

 

 신분차별을 비판하는 이 작품을 읽어보며 허례허식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나를 나로 있게 만드는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이 동경하는 겉만 번지르르한 물질만능주의 시대의 모래폭풍에 뒤덮여 꽁꽁 숨어버린 반짝이는 나의 가치, 내가 속으로 추구하던 삶은 어디 있을까?

사람들이 동경하는 물질의 유무 혹은 양에 따라 나는 은연중에 피라미드를 세우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질문을 나에게 던져보며 차별을 없애려면 나의 가치를 찾고 상대방의 가치를 존중하며 그 가치에 순위를 매기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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