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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449]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아이와 만화 보는 날이라서요_노르웨이식 자녀양육법을 실천하는 부부

by bandiburi 2021. 10. 3.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배운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다. 성취가 인생 최고의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뛰어난 성적, 일류 대학 합격, 대기업 취직, 좋은 집을 사는 것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고, 우리들 가정 속에 들어와 부모와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난 우리 가족이 매 순간 소소하게 감사함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되면 평생을 주변에 끌려 다니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239)

 

다른 책에서 소개되었던 책들을 도서관에 예약을 해두었는데 토요일에 5권을 찾을 수 있었다. 매주 반납과 대출을 위해 도서관에 들리는데 주로 신간 코너를 간단히 둘러보고 온다. 이번 주에는 궁금했던 책들을 5권이나 빌리게 되어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그중에 제목이 길고 독특한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아이와 만화 보는 날이라서요>를 먼저 읽었다. 사실 '행복지수 1위 노르웨이에서 배운, 아빠로 행복하게 사는 법'이란 표지의 부제를 보고 노르웨이식 자녀양육법에 대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해다. 하지만 내용은 노르웨이 회사에서 근무하며 접한 양육법을 저자 나름대로 소화해서 적용하고 있고 앞으로 적용할 계획에 대한 것이다. 

 

노르웨이로 출장을 자주 가던 시기에 가장 두려웠던 건 노르웨이 지인들과의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우선 저녁 식사 시간이 무척 길다. 3시간가량 저녁을 먹는데,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거니와 대화와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식사가 간신이 끝나면 다시 맥주를 한잔 마시며 2시간 정도 이야기가 더 이어진다.

이 5시간의 수다를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몰 토크'라고 부른다. (중략) 게다가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다. 와인, 역사, 미술, 정치, 경제, 가족 관계를 주제로 5시간 정도 이야기하다 보면 마주한 사람의 가치관이나 관심 분야를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무척이나 친밀해진다. (143)

 

 

40대 중반의 나이에 외국계 회사의 한국 지사장으로, 세 아이의 아빠로 살고 있는 저자의 평범하지 않은 이력에 놀란다. 일본에서 창업도 하고, 종합상사에서 무역도 하고, 자신과 결혼하기 위해 교사생활을 접고 일본으로 온 아내를 위해 시간적 여유를 확보 할 수 있는 노르웨이 회사로 이직을 한다. 이 이직이 저자에게는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성장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부모가 먼저 항상 새로운 도전과 열정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40 페이지)

 

가끔 노르웨이에서 유학 중인 학생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노르웨이에서는 '자율'과 '책임'이 엄격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한국에서 공부하는 노르웨이 학생들은 한국식 교육이 너무나 친절하지만 자율성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너무 틀에 짜여 있어서 갑갑하다고도 한다. (51)

 

노르웨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저자는 문화적 차이를 접한다. 가족과 자녀양육에 대한 그들의 확고한 가치관과 이를 삶에서 실천하는 모습, 그리고 '히타'라고 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가족문화를 보면서 아빠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아이의 나이에 따라 어떻게 아빠로서 양육하고 있는지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덕후'라는 단어는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점점 전문가 혹은 자신만의 영역이 확실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일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한 친구처럼 말이다. 즐기면서 열중할 수 있는 일로 자립한다면 그만큼 행복한 경제 활동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어떤 분야의 '덕후'가 되어 일한다면 그 일에 대한 경쟁력도 남다를 것이다. 한 개인이 자신만의 덕후 기질을 찾기 위해서는 자유와 책임이 공존하는 교육 환경에서 성장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53)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이자 기본은 부모의 삶의 모습이다. 부모가 하는 행동, 부모가 만나는 사람, 그들과의 대화, 함께 하는 여행 등을 통해 아이들의 경험의 폭과 깊이가 결정된다. 직접적인 여행과 간접적인 여행이 모두 영향을 준다. 노르웨이식 식사법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즉, 손님을 초대해서 부부가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며 몇 시간이고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참여할 수도 있다. 손님들의 대화는 자연스레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법을 알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손님을 초대하거나 다른 집으로 초대받아 교류하는 기회가 사라졌다.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노르웨이식 홈 파티가 깊이 공감이 가는 이유이다.

 

여러 분야에 있는 삼촌과 이모, 형과 언니들에게 아이들이 다양한 배움을 얻는다. 초대받아 온 친구 부부와 자녀들에게 귀여움을 받으면서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레 그들의 행동, 예절, 웃음 등을 배운다. 어느 삼촌이 들려주는 영국 출장 이야기, 어느 이모가 들려주는 병원에서의 일 이야기 혹은 요즘 자주 놀러오는 어느 이모의 창의적 기업 이야기 등은 아빠가 들려주지 못한 지식과 경험을 채워주고 어른의 세계에 대한 생각을 넓혀준다. 가정의 메디치 효과라 할 수 있다. (186)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한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닌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13세부터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투자를 공부하고 부에 대한 관념을 세워나가는 유대인 청년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노르웨이 청년들 사이에서 우리는 아이의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우리 집에서도 아내와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는 큰 숙제다. (117)

 

 

초등학교 이전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저자가 소개하는 노르웨이식 자녀 양육법을 몸소 실천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나라 내부만 바라보면 SKY대학, 대기업, 공무원, 의사, 변호사 등 소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이 최선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전한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업이 필요하고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 년 전, 우리 가족은 가족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를 실천하기로 했다. 나는 책을 쓰고, 아내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해보고 싶었던 테니스를 배우고, 딸은 합창단에 가입했다. 나는 매일 밤 아이들을 재워놓고 아내의 도움으로 같이 책을 쓰고 있고, 아내는 벌써 시합을 할 정도 수준까지 테니스 실력이 늘었다. 딸은 본격적인 합창단 생활을 시작했다. (180)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하고 편안한 가정과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자율과 책임을 배우는 것이다. 획일적인 국영수식 교육은 무엇을 위한 시간과 돈의 투자일까. 부모도 자녀도 모두 행복하지 않은 길이다. 부모가 변해야 아이들이 미래도 변한다. 남들이 하니까라는 게으른 사고를 벗어나 이 책을 참고해서 과감하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방법을 찾고 실천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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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에도 나름의 순서가 있다. '사실 - 감정 - 제안 - 사랑해'의 순서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번에 아빠가 4일이나 술을 마시고 와서(사실), 나는 아빠가 몸이 상할까 봐 걱정이 되고, 엄마가 화낼까 봐 걱정됐어(감정). 그러니 술자리를 최대한 적게 하고, 미리 정해둔 대로만 했으면 좋겠어!(제안) 난 그런 아빠를 사랑해.(사랑해)"(91~92)

 

가정 경영을 시스템화하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집안 분위기도 좋아지고, 시간과 에너지 낭비도 줄어든다. (94)

 

"리더는 80%만 일해야 합니다. 남은 20%는 무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꿈을 그려야 합니다. 그 20%의 시간이 리더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100)

 

칭찬은 상대방의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되어야 한다. 상대가 무엇을 얼마나 잘했는지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칭찬'의 기본이다. 이런 칭찬을 들으면 상대는 자신의 장점을 잘 알게 되고 더욱 기분 좋게 그 장점을 일구기 위해 노력을 할 수 있다. (174)

 

나는 아이가 사춘기에 들어가기 직전 아이 한 명 한 명과 함께 아빠의 양육을 졸업하는 기념 여행을 해보고 싶다. (중략) 이 시간을 통해 지금까지 멋지게 성장해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할 것이다. 여행은 관광지가 아닌 곳을 선택할 것이다. 조금은 고생해가며 최종 목적지를 향해서 아이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곳이 좋을 것 같다.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의 보상으로 좋은 호텔에 머물며 멋진 식당에서 식사도 해보고 싶다. 스페인과 프랑스 접경에 위치한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도 멋질 것 같고, 걸어서 '제주도 일주'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낮에는 힘들게 걸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에는 숙소에서 서로 안마도 해주고, 책도 읽어주고 싶다. (225)

 

사춘기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존재가 되면 좋을까?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존경하고 있는 직장 선배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 선배는 나에게 롤 모델, 공감 그리고 응원이라는 요소로 나의 직장 사춘기에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이다. (228)


독서습관449_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아이와 만화 보는 날이라서요_이필준_2019_반니(211003)

 

■ 저자 : 이필준

조금 특이하고 철없는 40대 중반의 아저씨. 10년 전, 낯선 일본에서 외로워하는 아내를 위해 정시 퇴근을 보장하는 노르웨이 금속 회사로 이직했다. 그곳에서 가정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노르웨이 아빠들에게 매료되었다. 평등한 회사문화를 가정에서도 이어가고자 퇴근 후 바로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저녁을 준비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며, 이 시간을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과로 삼는다. 이탈리아 요리사 자격증을 딸 정도의 요리 솜씨로 2주에 한 번 가족 파티도 연다. 가족과 마주하는 시간에 가장 충만한 행복이 있다고 믿으며 아내, 세 아이와 서울에서 알콩달콩 살고 있다. 

청년 시절, 일본에서 도매쇼핑몰 '피루피루닷컴'을 운영하면서 2004년 MBC 특별기획 <청년실업 보고서>, KBS 다큐멘터리 <젊음이 밑천>에 청년 사업가로 출연한 바 있다.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대우 인터내셔널 동경지점을 거쳐 노르웨이 금속제련기업 엘켐에 입사했다. 영업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해 현재 엘켐코리아 최연소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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