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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90_공감이 가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책_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_김수현_2017_마음의 숲(201102)

by bandiburi 2020. 11. 8.

 

■ 저자 : 김수현

미술학원에 다닌 적은 없지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이화여대 경영학부 진학을 포기하고 서울과기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 겸 글쟁이이자, 괜찮은 그래픽 디자이너. <100% 스무 살> <안녕, 스무 살> <180도>를 펴냈다. 

■ 소감

몇 페이지만 읽어도 공감이 팍팍 가는 책이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맞아 그렇지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서울에서 포항으로 내려가는 일요일 밤 버스 안에서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짧으면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며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허영, 돈, 비교, 타인의 시선, 경쟁 등으로 우리는 고유한 나만의 삶을 잊고 집단의 사고 속에서 눈치를 보며 사는 것은 아닌지요? 평균수명 고려 시 반환점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살고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다산신도시가 주변에 들어서고 아파트 값이 치솟으면서 몇 개월 전에 아파트 이름을 한국어 이름에서 프랑스어 같은 이름으로 변경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집 자체는 변화가 없는데 단지 주변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이름을 바꾸는 행위를 합니다. 저자가 23페이지에서 언급한 촌극 그 자체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심하다는 생각입니다. 단지 내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택 소유자들이 모두 집값에만 행복이 좌우될까요? 

나 자신을 포함해 부모들의 바람은 자녀들이 덜 힘든 일을 하면서 자립해서 살아가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 보니 앞선 세대들로부터 들어온 이런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공사장에서 일하던 그건 그 사람의 결정이고 자유입니다. 부득이하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죠. 편하게 보이는 직업, 편하게 돈 버는 직업이 좋은 것이고, 육체적인 노동을 하는 것은 나쁜 직업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정한 것일까요?

이 부분에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나 자신도 아이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아야 된다며 공포를 조장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는 부모의 역할도 철이 들었는지 이분법적 사고를 더 이상 내비치진 않습니다. 실제로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뭐든 자신이 좋아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진로를 확실히 정하기 힘들기에 주눅 들지 말고 해보고 싶은 것을 도전하라고 권해줍니다. 

삶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입니다. 좀 더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분들에게 힘을 더해주는 책입니다. 책에서 인용되는 다른 추천도서들도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 마음에 동하는 문구

14페이지)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의 도구가 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과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19)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법>이란 책에서는 타인의 삶을 훔쳐보며 내 삶과 비교하는 것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이야기했다. 

23)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것도 아닌데 학교엔 노스페이스나 K2쯤은 입고 가야 가오가 살고
     부녀회에선 비싼 아파트처럼 보이기 위해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바꿔야 한다는 촌극을 벌인다

    능력주의는 마이클 영이 풍자 소설 <능력주의의 출현>에서 처음 만들어낸 신조어다. 소설의 미래 세계는 능력주의를 공정한 시스템으로 여기지만 점점 능력만 기준이 된 위계질서가 잡히면서 엘리트 집단의 승자독식과 약육강식의 논리로 지배되는 무자비한 사회로 변질되어 간다. 

27) 하지만 월급의 2배짜리 명품백만이 낭비가 아니고, 연예인 걱정만이 낭비가 아니다. 우리 삶에서 곧 사라질 존재들에게 마음의 에너지를 쏟는 것 역시 감정의 낭비다. 

37) 이러한 일상적 혐오에 대해 <모멸감>의 저자 김찬호 교수는 웬만큼 잘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 공허를 채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타인에 대한 모멸이라 이야기했다

42) 소설가 김형경<사람 풍경>에서랑의 반대말이 증오나 분노가 아니라 무관심이듯, 생의 반대말은 죽음이나 퇴행이 아니라 방어 의식이라 이야기했다. 방어 의식은 사람을 영원히 자기 삶 바깥에서 서성이게 한다

56) 실례로 <생각의 지도>의 저자 리처드 니스벳이 밝히길 그의 고향에서는 교육의 목표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 논쟁까지 있었다고 한다. 우리 입장에선 별게 다 논쟁거리다 싶기도 하지만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큼 개인의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을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이다

67) 보통의 삶을 모욕한 대가는 자식의 불안으로 남을 뿐이다.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

75) 스스로를 충분히 의식하지 못한 채, 타인과 사회의 시선에 질질 끌려 사는 것으론 결코 자존감에 닿을 수 없다. 그렇기에 단단한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첫걸음은 분명하다. '나답게 살아가는 것'

79) 나답게 산다는 것은 경험과 탐색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85) 근면 성실을 최고의 미덕으로 배운 건 우리 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사회였던 것에 있다. 제조업에서는 창의력이나 개성보다 근면함과 성실함이 가장 필요한 자질이었으니 말이다. 

97) '잘 산다'라고 할 수 있는 요소에는 경제적인 기반 외에도 건강한 신체와 좋은 인간관계, 삶의 철학과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심미안, 일을 통해 느끼는 보람 등 다양한 가치가 있다

99) 강준만 교수<한국인 코드>라는 책에서 6.25 전쟁 시절을 살듯이 '죽느냐 사느냐'식의 처절한 삶을 살고 있는 한국인의 삶을 이야기하며, 전쟁하듯 세상을 살고 있는 한국인의 의식 심연에 자리 잡은 그 무엇을 '6.25 심성'이라고 표현했다. 

105) 인생은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라는 한 철학자의 말처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는 우리의 인생을 결정한다

154)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 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 김경,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김훈 인터뷰 중에서 

168) 개인주의가 뿌리내린 서구사회보다도 공동체가 훨씬 빈약하다는 것이다. 그의 미는 여전히 강력하게 남아있는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타인의 시선에 맞춰 행동하지만, 그 시선에 어떤 신뢰나 유대는 없다는 뜻이다. 관계 속에서 질식할 것 같으면서도 고독한 낱개의 개인들만 남은 것. 그 사실이 우리를 힘겹게 한다

210) 물론, 그들을 용서할 필요도 없고 웃어 보일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당신에게 그곳이 필요하다면 버티자. 돈 때문에 일하는 건, 비굴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며 버티는 건 부끄러운 것도 비참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런 인간들보다 자신의 삶이 소중한 것뿐이다

235) 많은 이들이 높은 행복도를 보이는 북유럽 국가를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레오 보만스에 따르면 북유럽 국가들의 높은 행복감은 높은 소득이나 복지시스템의 결과가 아니라, 넘치는 자유, 타인에 대한 신뢰, 다양한 재능과 관심에 대한 존중에 있다고 한다

249) 피천득<장수>라는 글에서 "기계와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은 팔순을 살았다 하더라도 단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매일 비슷한 패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무수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압축해버리는 일이고,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그러니 주말에는 바다를 보러 가고, 퇴근길에는 다른 길로 걸어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제까지 내가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감행해보자.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예측할 수 없는 내가 되어보는 것.

278)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책이 있다. 그런데 이 응원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건, 자기 자신이다. 죽는 순간까지 나를 떠나지 않을 존재에게 오늘은 꼭 이렇게 말하자. 내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나 자신을 응원할 것이다. 

286) 책이 나올 때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큰 도움을 받은 책으로 심리학자 김태형 님의 <트라우마 한국사회>, <불안 증폭 사회>, 김찬호 교수님의 <모멸감>, 알랭 드 보통의 <불안>, 강준만 교수님의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 나다니엘 브랜든의 <자존감의 여섯 기둥>, 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 정도를 꼽고 싶습니다. 이 책의 기초가 된 책들입니다. 저자 분들의 깊이를 다 담아낼 순 없겠지만, 좋은 책들이기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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