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선배와 함께 고객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66년 생으로 2026년에 퇴직하는 선배다.
함께 차로 이동하며 이런저런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부모님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되었다.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이 다시금 떠올리는 사례였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2024년 9월경 전북 군산에 계신 89세의 노모가 84세 노인이 운전하는 차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노모는 뇌출혈, 다리 골절 및 고관절 골절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다리 골절은 치료했지만 고관절은 연세가 있어 의사의 조언대로 그대로 두기로 했다.
어차피 걷지 못하신다는 의사의 소견이다.
가장 치명적인 후유증은 뇌출혈로 인해 아직까지 정신이 돌아오지 못하는 점이다.
노모는 요양병원에 입원하셨다.
군산에 있는 여동생이 매일 방문하고,
전주에 있는 형은 매주 방문,
서울에 있는 선배는 3주나 4주에 한 번씩 방문 중이다.
노모가 자가호흡을 하고 있어 연명치료와는 별개라고 한다.
가끔은 하품도 하고 손을 움찔이기도 하며 눈도 움직인다.
하지만 의식이 없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어머니 치료비용은 보험사에서 처리된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간신히 생활하시던 아버지에게 변화가 불가피했다.
돌볼 사람이 없어 아버지도 노모가 계신 요양병원에 함께 입원했다.
아버지 요양병원 비용은 자식들이 지불해야 한다. 매월 80만 원 정도다.
요양병원은 간호사나 요양보호사가 출퇴근한다.
간혹 감기기운이 있어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간호사나 요양보호사로부터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바이러스가 쉽게 전염된다.
노인들에게는 폐렴이 되고 코로나가 된다.
의식이 없는 노모가 기침을 해서 검사하니 폐렴과 코로나 확증이 되었다.
요양병원에서는 치료가 어려워 다른 병원 응급실로 갔다.
의식이 없다 보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비용이 300만 원이 넘었다.
의사는 보험처리가 안된다는 소견이다.
억울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뢰했는데 역시 거부당했다.
교통사고로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요양병원의 열악한 환경으로 발생한 건데 왜 연관성이 없냐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요양병원에 함께 입원한 아버지도 폐렴에 걸려서 치료했다.
아버지는 노모와 함께 집에 계실 때는 감기 한 번 거의 걸리지 않는 분이었다.
요양병원의 환경이 강하게 의심되는 정황이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며 더욱 많은 노인들이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의지해야 한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가족들의 형편이 되는 노인은 많지 않을 거다.
노인들이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거쳐야 하는 곳이 요양병원될 것이다.
직업을 이유로 자녀들이 함께 살며 돌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양병원의 환경은 열악해 보인다.
누구나 노화를 맞는다.
남의 일이 아니다.
아내가 서울에 있는 실버타운 이야기를 한다.
보증금 10억에 매월 5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최상급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극소수의 노인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편으로 실버타운 홍보용 콘텐츠일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증거를 여기저기에서 만나는 현실이다.
죽음으로 가는 과정도 경제적 불평등을 경험해야 하는 나라가 되었다.
불공평한 부의 대물림과 극소수를 위한 정책의 연속으로 사회적 갈등은 심화된다.
사회적 약자의 고통 위해 극소수는 웃고 있다.
각자도생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대다수의 국민은 요양비용을 고민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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