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 중이었다.
1시간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마침 누군가 들어갔는지 아파트 현관이 열려 있어 쉽게 들어섰다.
집은 4층에 위치하고 있어 평소에는 걸어서 다닌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작은 소년이 열림 버튼을 누르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도 모르게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며 '고마워요'라며 인사했다.
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소년은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다.
뒤를 보니 아주머니 한 분이 고맙다며 오고 계신다.
소년은 제일 윗층에 살고 있다.
나는 4층, 아주머니는 11층, 소년은 15층이다.
4층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뭐라고 할까 살짝 고민하다 조용히 내리려 했다.
그런데 등뒤로 소년이 '안녕히 가세요'라며 인사를 한다.
엉겁결에 나도 '잘가요'라며 화답했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는 사람들과 인사를 거의 나누지 않는다.
회사에서도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로가 머슥하다.
누군가 먼저 인사하면 반가운 듯 서로 인사한다.
함께 있지만 서로가 타인인 도시인이다.
뭉쳐있어 위로도 되지만 때로는 사람이 가장 무서울 때가 있다.
소년의 밝은 인사와 친절로 퇴근길이 행복했다.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소년의 친절한 행동을 공유했다.
배려와 친절과 희생과 같은 단어가 일상에서 희미해진 사회다.
소년이 무뎌진 감각을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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