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라이프/단상

[단상]22세부터 택시기사를 시작한 70대 할머니의 행복한 노후 모습

by bandiburi 2025. 4. 3.

포항에 위치한 업체와의 출장일정을 마치고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포항역으로 이동하는 중에 있었던 사연이다. 

카카오택시블랙을 이용했고, 기사님은 임 OO이셨다. 
기사 입장에서 블랙은 어떻게 가입하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물어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매월 3만 3천 원 정도를 내야 하고, 매출의 3.3%를 플랫폼에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하셨다. 
전국에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일종의 앵벌이처럼 되어 있는 구조라는 불만이다. 
물론 블랙에 가입하면 콜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고도 하셨다. 

중년으로 보여서 회사택시를 운전하신 지 오래되었는지 물었다. 
이미 개인택시를 두 번이나 넘기실 정도로 경력이 많다고 웃으며 답하신다. 
그래서 언제부터 하셨는지 물었더니 아래와 같은 놀라운 반전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임 할머니는 1952년생으로 70세를 훌쩍 넘으신 나이다.
20대 초반인 1972년에 도봉산 자락의 면허시험장에서 면허시험을 보고 면허를 취득했다. 
그리고 3일 후에 택시회사에 가서 일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당시에는 차도 많지 않았고 택시기사 중에 무면허 운전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택시기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으로 보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대학생의 나이인데 당시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식모살이도 많이 할 때였다.
택시로 사용된 차량은 일본의 코로나로 부품을 수입해서 고치던 시절이었다.
이후에 국산차로 포니가 현대에서 출시되었다.

임 할머니는 결혼해서도 계속 택시기사를 했다.
다행히 시부모님이 아이들을 봐줄 수 있는 형편이었다.
개인택시로 오랜 기간 활동하다 그만두고 1년 정도 쉬었다.
하지만 쉬는 게 좋지많은 않았다.
그래서 회사 택시를 다시 시작했다.

젊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기사생활을 했었다.
지금은 돈에 대한 부담이 없이 손님들과 대화하는 게 즐거워서 일하고 있다.

포항역에 도착해서 대화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즐겁게 일하면서 노후를 보내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앞으로 인구의 고령화가 빨라지는 시대다. 
건강과 경제적 여유를 가지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이런 액티브 시니어가 되기 위해 베이비부머들은 다양한 취미에 도전하고 그곳에서 길을 찾아야겠다. 
개인도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시니어들에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분 좋은 출장길이었다. 
다음에 포항 출장을 가면 임 할머니와 다시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