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그래프와 그림을 통해 스콧 갤러웨이의 세계 경제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일상 속에서 좁은 시야로 살아가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큰 그림을 제시한다. 스콧 갤러웨이의 책은 독자들에게 한 문장이라도 '아하'라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제공한다.
다음은 저자의 글을 인용하며 소감을 간단히 포스팅한다.
광범위하고 부유하며 두터운 중산층은 자본주의에 오랫동안 부족했던 것, 즉 밸러스트 ballast를 제공했다. 밸러스트는 배에 무게를 주고 중심을 잡기 위해 배의 바닥에 싣는 중량물이다. 밸러스트는 폭풍이 몰아치는 환경에서 더 중요한데, 안정감을 주는 이 힘이 없으면 선적물의 무게와 관계없이 배가 전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18)
미국식 자본주의을 많이 닮은 우리의 경제는 부정적인 부분도 닮아간다. 위정자들이 미국식을 찾고 그 과정에서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 대한 우호적인 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밸러스트인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소수의 가진 사람들이 더욱더 가지려는 욕심을 내려놔야 한다. 건전한 경쟁은 장려하고 뒤처진 사람들은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패배자들에 대해서는 매정할 정도로 가혹하다.
이 책의 임무는 간단하다. 명료한 시각 자료를 통해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21)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레이건 행정부의 감세 정책 탓에 연방정부의 적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치에 달했다는 것이다. (27)
감세 정책을 통해 도달하려는 목적지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과 일부의 이익을 대변해서는 안된다. 감세라는 것이 일부 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혜택이 되고 그 부담은 국민들이 져야 한다면 경제적 불평등만 심화시킬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레이건 행정부와 같은 감세가 아니라 증세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 자체의 부패와 횡포를 포함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노조의 힘은 약해졌으며, 그 결과 권력은 노동에서 자본으로 이동했다. (36)
우리의 현실이다. 노동의 역할이 감소하고 로봇과 인공지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더욱 자본의 기여가 큰 시대로 나가고 있다.
(...) 인터넷 기반 프로토콜 가운데 하나인 이더넷을 발명한 밥 멧커프Bob Metcalfe의 이름을 따왔다. 멧커프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의 수가 아니라 사용자 간 연결성의 수에 비례한다고 가정했다. 네트워크의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더더욱 좋아진다. (68)
신앙인의 감소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의존 탓에 생겨난 공허함을 현대 사회의 구세주인 혁신가가 채워주었다. (76)
나는 전례 없는 번영의 시대와 장소에 태어나 대부분 운이 좋긴 했지만 많은 혜택을 누렸다. 운과 재능의 결합은 바로 기술 문화의 고질적인 특징이다. (77)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직업이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과 훈련을 요구한다. (...) 또한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도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는 주요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더 많은 직업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84)
청년들에게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알고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택하고 열정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고등교육이라고 하지만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 혹은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움의 길을 가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조심스러운 의문을 제기해 본다. 근본적으로 대학입시로 원인이 귀결된다. 앞으로의 세상은 더욱더 고등교육이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비록 중고등학교에서는 만족스러운 배움의 과정을 경험하진 못했지만, 대학 이후로는 자신의 진로를 찾고 배우고 도전하는 길을 가기를 바란다.
현금을 소유하는 것과 달리 주식을 소유하는 것은 미국에서 부를 증식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90)
불평등은 시장 자본주의의 숙명이지만 부가 고착되고 그 흐름이 억제된다면 그것은 자본주의가 아닌 족벌주의다. (101)
오늘날 미국은 민주적이라기보다는 봉건적이다. 제프 베이조스 한 사람에게 미국에서 노숙자를 없애고(200억 달러), 전 세계의 말라리아를 근절하며(900억 달러), 70만 명의 교사에게 월급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자본이 있다. 베이조스는 10초마다 아마존 직원의 평균 연봉만큼을 번다. (114~115)
부의 불평등이 얼마나 심한지를 한 마디로 표현한 '봉건적'이라는 말이 이 나라에도 적용된다. 시급으로도 한 사람의 연봉을 거뜬히 넘는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사람은 드물고 태어나보니 그런 집안이다. 세금을 통해 부의 불평등이 해소되야 하는 이유다.
1970년대에는 4개 중 1개 직업만이 학위를 요구했지만, 오늘날에는 3개 중 2개 직업에서 고등교육과 훈련을 요구한다. 결론은 대학 학위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수익률은 더 나빠졌다는 사실이다. (122)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성공한 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강력한 제도, 공유하는 역사, 매우 신뢰할 수 있는 광범위한 소셜 네트워크에서 나오지만, 소셜 미디어는 이 세 가지 모두를 악화시킨다고 말한다. 멍하게 글을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리트윗하는 가운데 우리는 길을 잃었다. (133)
사실 소셜 미디어는 우리를 분열시키기 좋아한다. (144)
알고리즘은 사회적 관심사나 진정한 행복 따위에는 관심 없다. (150)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사람 간의 교류를 SNS가 대신하고 있다. 이런 환경의 한계점을 지적한다. 인적 교류는 민주주의를 악화시킨다는 말이 마음을 울린다.
미국 전역에서 고등교육기관에 등록된 남학생 수는 여학생 수의 3분의 2에 불과하며, 이는 직업 기회의 제약과 낮은 소득 잠재력으로 이어진다.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남성들은 대학 졸업자보다 평생 90만 달러를 적게 번다. (155)
생물 분류의 기초 단위인 종으로서 우리는 신체적 사회적 접촉이 필요하며 깊고 의미 있는 유대감을 갈망한다. 파트너나 직업, 또는 공동체에 애착을 갖지 못하는 남성들은 씁쓸함을 느끼며 변동성과 불안정을 추구한다. (172)
공동체가 사라지고 극단적인 도시화가 진행되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고,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웃과의 교류가 사라진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극단적인 행동이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변동성과 불안정은 정부의 개입을 요구한다.
2020년 미국이 전 세계 GDP의 '겨우' 25퍼센트만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지배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전 세계 달러 보유액 59퍼센트 사이의 차이인 34퍼센트는 미국의 '패권국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프리미엄도 도전받고 있다. (187)
이 흑사병조차도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 인구 감소가 1인당 소득 증가와 도시 생활로의 전환으로 이어지면서 도시 생활에 필요한 비 필수품의 초과 수요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도시 규모가 커졌고, 오랜 기간 성장하지 못했던 유럽 경제의 엔진을 정비함으로써, 다음 세기에 활기를 가져왔다. (210)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은 중산층을 강화하며 민주주의를 위한 견고한 기반을 구축한다. (220)
가난해본 적이 없는 사람만이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빼앗겨야 더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회적 지출이 관료주의에 낭비되어서는 안 되며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계층 이동이 여전히 가능하며 위험이 여전히 보상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실행되어야 한다. (232)
부유한 집안, 권력을 가진 집안에서 태어나 자신의 노력 없이도 사회적으로 편안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보며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업을 갖기 위해,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온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고개를 숙여야 한다. 겸허해져야 한다.
독서습관 812_표류하는 세계_스콧 갤러웨이_2023_리더스북(231204)
■ 저자: 스콧 갤러웨이 Scott Galloway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 미국 비즈니스계에서 브랜드 전략과 트렌드 예측에 가장 정통한 전문가이자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이 두려워하는 분석가로 꼽힌다. 미국의 MBA 종합 정보업체 포이츠 앤드 퀀츠 Poets&Quants가 뽑은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 교수' 중 한 명에, 세계경제포럼이 뽑은 '내일의 글로벌 리더'에 선정되었다. 프로핏 Prophet, 레드 엔벨로프 Red Envelope, L2를 비롯해 9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뉴욕타임스 컴퍼니, 에디바우어 Eddie Bauer, UC 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 등에서 이사를 역임했다.
갤러웨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G교수 쇼 Prof G Show>를 비롯하여 팟캐스트 <더 팟The Pod>, 블로그 <노 머시/노 맬리스 No Mercy/No Malice> 등, 그에게서 인사이트를 얻으려는 구독자는 수백만 명에 이른다. 그는 CNN+ 비즈니스 및 기술 쇼를 비롯한 다양한 TV채널에 출연하여 빅테크 전망부터 향후 10년 경제 예측에 이르기까지 날카로운 제언으로 그 영향력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현업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섹션 4section4.com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을 다룬 화제작 <거대한 가속>을 비롯하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치밀하게 분석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플랫폼 제국의 미래>, <스콧 교수의 인생 경제학>, <초예측, 부의 미래>(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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