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의 방정식은 간소하다. 항구의 규모가 클수록 큰 규모의 배를 다룰 수 있고, 큰 크레인 덕분에 화물도 신속하게 비울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화물을 재장전해 바다로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항구의 규모가 클수록 부두의 바닥도 깊어져야 하고 크레인의 크기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선적 활동도 빨라지고 컨테이너를 위한 다른 모든 기술이 향상되며, 도로와 철로망도 접근이 용이해 화물운송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357)
세계는 국가 간 무역으로 서로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 국가 간에 지역 간에 화물의 운송은 불가피하다. 이 책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방법이 발전하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담고 있다. 컨테이너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전과 후의 부두 환경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비용과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
말콤 맥린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승부사적 기질과 화물운송에 있어서는 탁월한 안목을 가지고, 컨테이너를 활용하는 등 적기에 올바른 결정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간다. 트럭회사를 차리고, 해상운송에도 진출해서 배를 구매해서 해상운송사까지 확장한다. 이 책에서 주인공이라면 말콤 맥린이다.
말콤 맥린의 예리한 식견은 현대사회에서는 상식적인 것이지만, 당시 1950년대에는 과히 개혁적인 사고방식이었다. 그는 운송산업에 있어서 해운 자체만을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화물이 움직이는 전 과정에 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89)
컨테이너가 활용되기 위해서는 전후방 산업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컨테이너는 화물을 효과적으로 운송하기 위한 수단이다. 물류의 흐름을 보면, 제조업에서 생산한 물건이 컨테이너에 실리고, 트럭이나 철로로 이송된다. 그리고 컨테이너를 배에 싣기 위한 크레인이 갖춰진 부두가 있어야 한다. 부두는 컨테이너 선박이 머무를 정도로 수심이 깊어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이렇게 많은 연관 산업이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부두라고 하더라도 컨테이너를 취급할 수 있는 부두를 끼고 있는 도시는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도시는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글로벌 환경에서도 싱가포르와 같이 초기에 컨테이너를 다룰 수 있는 항구에 투자하는 올바른 판단으로 오늘날까지도 무역 거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컨테이너가 이끌어낸 일대기적 운송의 변화는 제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관련업체들이 빠져나오기 시작하면서, 뉴욕에서는 공장 작업대뿐 아니라 트럭운수나 유통 관련 일자리도 하나둘씩 자취를 감췄다. (154)
표준 철로와 표준 컨테이너를 논할 때 간과할 수 없는 두 가지 다른 특색이 있다. 하나는 범위의 문제다. 그러나 컨테이너는 단순히 해운회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철도회사는 물론이고 트럭 운송회사와 심지어 나름대로의 장비를 갖춘 하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200)
한때 로테르담과 뉴욕에 이어 세계 최고의 항구로 부상하고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런던은 앤트워프와 함부르크, 르하브르 항에 추월당하고 있다. (314)
당시 컨테이너를 사용하겠다고 세운 전략은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의 상업 전초지로 자리 잡게 해주었다. (319)
항구의 번영이 지역경제에 미친 긍정적인 효과도 대단했다. 항구를 끼고 있는 대도시의 경우 트럭운수와 철도, 화물보관, 관세중개에 관련된 직업들이 속출했고, 그 외의 항구에 연결된 제반 사업들로 인해 세수입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358)
베트남 전쟁에도 컨테이너가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 시에 원거리에 있는 곳까지 음식과 무기를 공급하기 위해 컨테이너를 활용했다. 활용하는 정도가 아니라 부대가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데 크게 기여했다.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컨테이너화야말로 미군이 전투지 곳곳에서 수많은 세월 동안 잘 먹고 잘 갖춘 군대를 증강시켜 나갈 수 있도록 큰 몫을 담당했다. (279)
바다에 운행하는 대형선박을 보면 '에버그린'이나 '매어스크'라는 이름을 쉽게 볼 수 있다. 두 곳에 대한 언급이 후반부에 등장한다. 늘 보는 이름이지만 어떤 기업인지 궁금했다. 벌크 화물선으로 시작해서 컨테이너 화물운송 전문회사로 성장한 해운회사였다. 경기의 부침에 따라 해운운임의 변동이 있고 해운회사에 미치는 영향도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시랜드 경쟁사 2군데는 생각을 달리했다. 그중 하나는 에버그린 머린 Evergreen Marine이다. 타이완 기업가 창 영파가 1968년 비록 비정기화물선 회사로 시작했지만, 결국 대규모로 발돋움한 해운회사다. (364)
이때 조선소의 새로운 정책으로 덴마크의 매어스크Maresk나 타이완의 에버그린 마린과 같은 주로 브레이크 벌크 화물선을 소유했던 회사가 진로를 바꿔 컨테이너 화물운송 전문회사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391)
독서습관 813_THE BOX 박스_마크 레빈슨_2008_21세기북스(231209)
■ 저자: 마크 레빈슨 Marc Levinson
경제학자 겸 저널리스트. 안티오크대학교, 조지아주립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했다. <뉴스위크> 경제 및 비즈니스 분야 선임기자, <이코노미스트> 금융 및 경제학 담당 편집자, <저널 오브 커머스 The Journal of Commerce> 편집장을 역임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포린 어페어스> <포린 폴리시> 등 저명한 저널에 경영 전략, 경제학, 경제사에 관한 글을 기고해 격찬을 받았다. 한국에서 국제무역을 주제로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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