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8권은 시작 초반부터 덕석말이로 만신창이가 된 춘복이를 둘러싸고 옹구네와 공배네간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이제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춘복이의 치료를 통해 아내 행세를 하는 옹구네에 대해 춘복이를 어려서부터 자식처럼 키워온 공배네는 애지중지 키워온 자식을 빼앗긴 듯이 억울해한다.
반전인 것은 반상의 구분이 명확했던 시대상황에서 일본에서 돌아온 강호가 기채와 기표에게 인사를 한 후의 행동이었다.
양반댁 귀한 자제로서 종들이 살고 있는 거멍굴로 홀로 걸어들어간 것이다. 이기채가 덕석말이로 반죽음으로 몰아간 춘복이와 당골네 부부를 찾아가 자신이 일본에서 직접 빈병을 팔아가며 번 돈을 치료비에 쓰라며 몰래 주고 온 사건이다. 받는 이들도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른다. 다만 옹구네는 춘복이에게 준 돈으로 자신이 아이를 갖기 위해 한약을 지어먹는데..
8권에서는 이야기의 반 이상이 본 내용이 아닌 부연설명으로 도배를 한 듯해서 읽는 이에게 지루함을 더하는 단점이 있다. (개인적인 견해다)
갑자기 견훤을 언급하며 역사가 승자인 신라 중심으로 쓰였다는 내용으로 시작해서 고려의 훈요십조 8번째에 담긴 호남지역에 대한 차별적 언급, 전주에 있는 경기전, 오목대의 유래, 태조 이성계, 삼국유사의 편파성, 여인들의 이야기에서 쥐와 관련된 이야기, 윷놀이에 얽히 이야기와 윷점, 갑자기 절에 대한 유래를 이야기하며 호랑이가 승려에게 처녀를 데려다준 이야기 등이다.
독자의 관심은 한창 전개되고 있는 공배네와 옹구네의 갈등의 결과, 강실이가 옹구네 집에 있는데 언제까지 있고 그녀의 미래는, 강호가 드나들기 시작한 이후 반상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질 것인지, 봉천에 있는 강모와 강태의 역할은 9권 10권 종말로 다가가면서 어떻게 될 것인지에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독자의 관심보다는 세시풍속의 세세한 내용, 관련 역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 더 관심이 있는 듯 하다. 일단 읽기 시작한 것이라서 끝까지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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