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록은 20세기의 위대한 예술가이자 가장 불가사의한 예술가 중 한 명인 마르셀 뒤샹(1887~1968)에 대한 쉽고 친절한 소개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창의적인 작품을 통해 미술사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이 개척자는 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속을 알 수 없는 페르소나와 기존의 틀을 깬 작품 덕분에 여전히 신비스러운 예술가로 남아 있다.
<마르셀 뒤샹>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뒤샹 컬렉션을 중심으로 작가의 작품 시기를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 설명한다. 제일 먼저 뒤샹의 초기 그림과 아방가르드에 경도되었던 시절을 소개한 뒤, 이후 회화를 버리고 레디메이드를 고안하게 된 경위를 따라간다. 그다음 뒤샹의 또 다른 자아인 에로즈 셀라비의 등장과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광학 실험들, 그리고 생애 마지막의 20년에 걸쳐 몰두한 <에탕 도네>(1946~1966)를 다룬다.
또한 이 도록에는 뒤샹이 자신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네 개의 핵심 용어 – 레디메이드, 정밀 광학, 회화적 유명론, 인프라신 – 에 대한 짧은 에세이와 작가 본인이 자신의 예술과 사상에 대해 밝힌 인터뷰와 강연 역시 포함돼 있다. – 책 표지 설명 인용
마르셀 뒤샹은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라는 작품을 통해 만났다. 처음에는 무슨 그림인지 몰랐지만 설명을 듣고 자세히 보니 장면을 중첩했다는 것과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피카소의 그림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줬다.
책 <마르셀 뒤샹>은 그의 삶을 네 부분으로 나눠 작품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미술작품에 안목이 깊지 않은 독자로서 책의 내용을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뒤샹이란 예술가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작품이 변해갔는지 볼 수 있다. 뒤샹은 그림을 그렸던 할아버지처럼 화가가 되었고, 점차 레디메이드라는 개념을 통해 그림과 사물을 결합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그림이 직업이 되는 순간 화가는 자신의 작품을 시장의 요구에 맞출 수밖에 없게 되므로 예술은 죽는다” (116)
‘큰 유리’라는 작품은 설명이 없으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책에서 설명을 들어도 뒤샹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봐도 쉽지 않았다. 말년에 긴 시간을 통해 만들어낸 ‘에탕 도네’라는 작품은 관음증을 연상케 했다. 책에서는 그가 ‘에탕 도네’를 만들기 위해 사용했던 소품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배경이 되는 폭포 사진, 여인의 몸을 대신하는 마네킹, 작품의 시작이 되는 두 개의 구멍이 있는 문 등이다.
뒤샹의 삶에서 평범하지 않은 두 가지 모습이 보였다. 하나는 예술가이면서 프랑스 체스 대표가 될 정도로 체스에 재능이 있었다. 한 때는 작품을 만들지 않고 체스에만 몰두하는 시기도 있을 정도였다. 또 하나는 ‘에로즈 셀라비’라는 여성을 자신의 또 다른 자아로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여장을 하고 사진을 찍고 레디메이드 작품에도 등장시킨다.
언뜻 보면 예가 서로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두 경우 모두 핵심은 경계를 감지하는 높은 민감성이다. 다른 맥락에서 뒤샹은 인프라신(Infra-thin)에 대해 동일한 사물의 두 가지 다른 상태 사이의 연결, 혹은 유사한 사물 사이에 존재하는 극미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117)
이 책 <마르셀 뒤샹>은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필라델피아 미술관까지 갈 필요 없이 시간을 가지고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실주의 작품과 달리 해석이 필요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어렵지만 예술가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고 그의 고뇌와 의도를 짐작해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술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지만 책을 통해서 강의를 통해서 안목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세상은 우리가 아는 만큼 볼 수 있다. <마르셀 뒤샹>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
독서습관637_마르셀 뒤샹_매슈 애프런 외_2018_현실문화A(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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