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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523_환경에 관계 없이 노래 부르는 소년 바르트_부러진 코를 위한 발라드_아르네 스빙엔_2017_아름다운날(220204)

by bandiburi 2022. 2. 4.

가난한 영세 임대아파트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13세 소년 바르트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힘을 주는 소설이다. 왜소한 체격에 엄마의 권유로 복싱을 하지만 때리기보다 방어를 주로 한다. 원룸형 임대아파트에서 연금에 의존해 살지만 욕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주눅 들지 않는다. 다만 가난한 집과 뚱뚱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는 사춘기 소년 바르트다.

호텔 이사인 아버지를 둔 부유한 집안의 딸, 아다가 이런 바르트에게 관심을 갖는다. 그의 노래를 들어보고 학예회에서 독창을 부를것을 조언한다. 혼자 욕실에서 노래 부르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회피하고 싶은 바르트다. 이런 바르트를 위해 아다는 유명한 성악가인 브린 테르펠이 머무는 호텔로 찾아가 자신감을 갖기 위한 조언을 듣도록 도와준다. 브린 테르펠이 실존인물이어서 유튜브에서 그의 공연을 들었다. 상당한 성량을 보유한 성악가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마약에 찌들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게 대청소의 날을 정해서 함께 아파트 주변을 청소하기도 하고, 아빠를 찾기 위해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고 노르웨이에 존 존스라는 이름으로 사는 사람을 조회에 연락하는 적극성과 리더십을 발휘한다. 주변 친구들과 비교를 하며 위축되기도 할 텐데 전혀 그런 모습이 없다. 청소하는 과정에서 사귄 게이르라는 어른을 통해 자전거 선물을 받고 타는 방법을 익힌다. 어른의 눈으로는 멀리 하고 싶은 사람들이지만 바르트에게는 친절한 어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자녀들에게 거리를 두라고 하는 부모들이 있다. 자신의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고 기피하는 어른들도 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한국에 있는 바르트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책은 수많은 대한민국의 바르트들이 용기를 가지고 청소년 시기를 보내는데 도움이 된다. 아다와 같은 여자 친구가 도와주지는 못해도, 바라트와 같이 주도적으로 뭔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현재의 환경은 나의 선택이 아니고, 현재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만들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어른들이 가난한 집과 부유한 집의 격차가 자녀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특정한 소수에 부가 집중된 사회가 되었다. 현실이 그렇지만 바로잡아 가면 된다. 한국에 있는 바르트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보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이하 책에서 인용했다. 

 

게이르는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는 아주 평범한 소년이었고 주변 사람들은 그가 평생 나쁜 짓이라곤 못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었단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삶은 생각지도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모두들 그에게만 책임을 덮어씌우려고 했다. 나쁜 친구들, 우연히 일어난 사고들, 경찰과 부모님들, 몸이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강한 마약과 생각 없이 행동하는 애인 등등. (중략) "내가 지금 이 꼴이 된 이유는 단 하나밖에 없어. 그건 바로 나 자신 때문이야. "(118)

 

바르트가 가장 먼저 발견하는 점은 이 아이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어린 소년이 홀로 견뎌내기에 힘겨운 환경에 짓눌리지 않기 위한 무기이자 방패였겠지요. (238)

 

바르트의 엄마는 체구도 작고 나약해 보이는 아들을 위해 복싱을 권하고, 바르트는 상대를 때리거나 힘으로 제압할 생각이 전형 없음에도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때리지 않는 복싱' 연습을 계속합니다. 그러면서 좀처럼 알코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이해하려는 무한한 노력을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엄마는 착한 사람이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39)

 

엄마의 약병들이 줄지어 놓여 있는 좁은 욕실, 오페라 가수의 꿈을 꾸는 것조차 버거운 처지라는 걸 잘 알지만 바르트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꿋꿋하게, 혼자서, 자신만이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부릅니다.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꿈을 가진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40)

(출처: 위키피디아)

■ 저자: 아르네 스빙엔 Arne Svingen

1967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났다. 문학잡지, 음악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문학 계간지 등에 칼럼을 쓰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1999년에 작가로 데뷔했다. TV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뉴욕 영화가에서 일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특정한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은 연령층을 오가며 여러 장르의 책을 꾸준히 썼는데, 특히 어린이 청소년 소설에 두각을 나타냈다. 데뷔작인 휴버트-시리즈는 만화영화로 제작되어 핀란드와 스칸디나비아 3국의 텔레비전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2012년 출간된 <부러진 코를 위한 발라드>는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며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었고, 노르웨이 문화예술부 문학상을 비롯해 프랑스, 벨기에, 미국 등지에서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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