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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328]문명의 붕괴 ⑤_지속된 문명인 티코피아 일본 아이티 도미니카 호주의 사례

by bandiburi 2021. 1. 23.

(from Wikimedia Commons)

앞의 <문명의 붕괴> 세계 각 지역에서 사람이 정착을 했지만 인구에 비해 생존을 위한 자연환경이 불리한 쪽으로 변해 문명이 붕괴한 사례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이번 5부에서는 유사한 자연환경의 변화를 경험하지만 아직까지 문명이 유지되고 있는 케이스가 등장합니다. 먼저 책에서 언급하지 않는다면 평생 동안 들어보기 힘든 섬인 티코 피아(Tikopia)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from Wikimedia Commons) 카수아리나Casuarina

유럽의 임학자들은 카수아리나 올리고돈의 장점과 이 나무의 숲에서 고지대 사람들이 얻는 혜택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카수아리나는 빨리 자란다. 똑 목재와 땔감으로 사용하기에도 그만이다. 질소를 고정시키는 뿌리 혹과 풍부한 낙엽은 토양에 질소와 탄소를 더해준다. 따라서 밭 군데군데 흩어져 자라는 카수아리나는 토양의 비옥도를 높여주고, 버려진 밭에서 식재된 카수아리나들은 새로운 작물을 심기 전에 지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휴경 시간을 단축시킨다. 뿌리는 가파른 경사면의 흙들을 붙잡아 매는 역할을 하므로 침식의 위험을 줄여준다.-396페이지

문명의 붕괴의 요인으로 계속해서 언급되는 부분이 지나친 농업이나 방목으로 인해 토양의 침식과 물 부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카수아리나(Casuarina)라는 나무의 경우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상 티코피아 섬 전체는 일시적인 경작을 위해 나무를 벌채하고 태웠던 다른 많은 태평양 섬들과는 달리 수세기 동안 지속적인 식량 생산을 위해 세세하게 관리되었다. -403페이지

지속 가능한 해산물 어획은 족장에 따른 터부(금기)에 힘입은 바 큰데, 생선을 잡거나 먹기 위해서는 족장의 허가가 필요했으므로 이런 터부는 결과적으로 남획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405페이지

티코피아 섬이 이스터 섬과 달리 현재까지 사람이 살 수 있는 섬으로 남아있는 것은 벌채를 관리하여 인구가 생존할 수 있는 식량이 생산될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특히 해산물도 족장의 권한으로 허가제로 운영되어 남획이 방지되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속 가능한 섬 생활에 기여했습니다. 

티코피아의 7가지 인구 조절 방법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질외사정이었다. 다른 방법은 출산을 앞둔 임산부의 배를 압박해서 혹은 뜨겁게 달군 돌을 배에 올려놓아 낙태시켰다. 유아를 산채로 땅에 묻거나 질식사시켰고, 신생아의 얼굴을 꺾어 죽이는 유아 살해도 있었다. 가난한 집의 아들인 경우 독신으로 살았고, 이에 따라 혼기에 달한 여자들이 많이 남아돌았지만 첩으로 들어가느니 독신의 길을 택했다. 자살도 인구 조절 방법 중 하나였다.-407페이지

한정된 자원을 가진 티코피아 섬에서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결국 지속성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섬사람들은 인구 증가가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독신이나 피임의 방법을 사용했고, 임신이 되면 낙태나 유아 살해까지 시행했습니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이 동원된 것이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from Wikimedia Commons) 도쿠가와 이에야스(1542~1651) 시대의 일본

유례가 없는 일본의 자급자족 상태와 스스로 택한 고립은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함대를 끌로 나타나 일본에게 미국 고래잡이배와 상선에게 연료 및 식량을 공급해줄 항구를 개방해달라고 요청할 때까지 지속되었다. 이제 도쿠가와 쇼군이 총으로 무장한 야만인들로부터 일본을 더 이상 보호해줄 수 없음이 명백해졌고 쇼군은 1868년 붕괴했다. 이후 일본은 고립된 유사 봉건 사회에서 근대 국가로 급속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416페이지

단지 수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지도자, 위기를 예견하고 초기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지도자, 상의하달 방식으로 통찰력 있는 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도자는 진실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용기 있는 시민도 하의상달 방식을 통해 사회를 변모시킬 수 있다. -429페이지

일본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후 쇼군과 다이묘들의 관계가 정립되고 안정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미국의 무력 앞에서 쇼군 체제가 무너지게 되었지만 안정된 쇼군 지배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왔습니다. 

목재는 집을 짓는 것과 땔감으로 사용되었는데 일본은 이스터 섬과는 달리 쇼군과 그 후계자들을 중심으로 인구 성장에 맞춰 지속 가능한 정도의 자원 소비를 실현했습니다. 17세기 후반에는 나무 대신에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며 벌목에 대한 수요도 감소했고 삼림의 비율도 늘었습니다. 이는 붕괴한 문명들과는 다른 현재까지 남아있는 문명을 보여줍니다. 

(from Wikimedia Commons)

이것은 발라게르가 취한 수많은 환경 관련 조치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중략) 1986년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한 발라게르는 복귀한 첫날 벌채 캠프와 제재소를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그다음 날로 헬리콥터를 보내 불법 벌목꾼과 국립공원 내의 무단 거주자를 적발하게 했다.-476페이지

미국 플로리나 남부에 있는 쿠바, 그리고 그 옆의 있는 섬에 두 나라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통해 존재를 알게 되는 가난한 나라 아이티입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미국 프로야구에 유명한 선수들이 많아 이름이 친숙한 국가입니다.

이 두 나라가 같은 섬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같은 섬에 있는데도 역사적인 배경으로 아이티는 프랑스어, 도미니카공화국은 스페인어를 사용합니다. 구글 위성사진을 보면 아이티 쪽은 삼림이 적어 색깔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저자가 설명했듯이 국민들이 땔감으로 나무를 이용하고 관리를 하지 않으니 남획이 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는 발라게르와 같은 대통령이 삼림 보호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했기에 현재의 삼림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from Pixabay)

아이티 관련 그림을 보면 아이티 국민들의 삶의 현주소를 볼 수 있습니다. 

(from Wikimedia commons)

척박한 토양의 극단적인 예는 오스트레일리아 남서부의 '휘트벨트(wheat belt,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 곡창지대)로 이곳에서는 양분이 다 빠져나간 모래흙에 비료를 주어 밀을 재배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곡창지대인 이곳은 마치 거대한 화분과 같아서 모래흙은 배양기의 역할을 할 뿐이고 양분은 따로 공급해주어야 한다. -523페이지

이 때문에 정부와 기업계 지도자들의 주장과 달리, 70퍼센트의 오스트레일리아인은 더 이상의 이민자를 바라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오스트레일리아가 현재 인구라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현재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최적의 인구는 800만, 즉 현재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545페이지

농부가 '점적 관수법(drip irrigation)'을 사용하면, 즉 과일나무나 작물의 아랫부분에 작은 관수로를 설치해서 나무나 곡물의 뿌리를 충분히 적실 수 있을 정도로 물을 똑똑 떨어뜨리는 방법을 사용하면 물의 낭비를 최소화시킬 수 있어 아무런 문제가 야기되지 않는다. 하지만 농부가 일반적인 관례대로 '살수 관수법(sprinkler irrigation)'을 사용하면, (중략) 땅속 깊이 머물러 있던 염기가 삼투압으로 인해 표층까지 올라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아니면 물기둥을 따라 지하수층까지 내려가 강으로 스며든다.-551페이지

호주는 세계 6번째로 큰 면적을 가진 나라입니다. 국토가 작고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부러운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호주의 민낯을 보면서 면적은 넓지만 쓸만한 땅은 작은 나라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농축산업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토양과 바다로 둘러쌓여 있지만 수산자원이 많지 않다는 점이 호주의 현실입니다. 

2,500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에 비해 50%에도 못 미쳐 더 많은 이민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속 가능한 수준의 적정 인구가 800만이라니 호주 국민들도 그렇게 체감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독서습관328_문명의 붕괴_재레드 다이아몬드_2016_김영사 (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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