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을 준비하는 자녀의 진로를 위해 상담을 받고 만족스러웠다고 하며 주변 지인이 아내에게 추천한 책입니다. 책을 보더니 아이들도 저자가 소개하는 진로적성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내가 얘기합니다. 여러 가지 적성검사 방법이 이미 있는데 저자가 개발한 방법은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 궁금해서 직접 읽어봤습니다.
저자는 진로교육전문가로 20년간 활동하면서 1만 8천여 명의 상담을 통해 한국형 진로검사인 '옥타그노시스(OCTAGNOSIS) 검사' 방법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성향을 15가지로 나누고 각각에 대해 성향, 재능과 직업, 신앙교육, 학습법 및 유사한 성향의 성경 속 인물을 설명하는 순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목사로서 기독교 신앙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그래서 무신론자나 성경을 잘 모르는 분들이 읽으면 어려울 수도 있고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교회를 다니며 주일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분들이라면 상당부분 공감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이 요구하는 성공과 스펙이 무조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내 아이가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산다는 것이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고, 돈을 많이 벌며,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고 착각해서도 안 된다. (중략) 그것은 세상의 교육법을 따를 때에만 그렇다. '하나님의 교육법'을 따른다면 자녀 교육은 쉬워진다. -31페이지
옳은 말입니다. 아이들마다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자라는데 세상은 자꾸 틀에 맞추려 합니다. 세상의 틀은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내 아이의 행복이 그 정해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살릴 때 느껴지는 것입니다. 부모는 개성을 잘 살려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 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부모가 더 귀를 세우고 배워야 하고, 실천해야 하고, 마음에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많은 신앙서적에서처럼 '세상의 교육법'과 '하나님의 교육법'을 구분해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를 올바르게 교육하는 방법에 있어서 세상적인 것이 나쁘고 하나님의 방법은 좋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위험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 성향에 맞게 아이들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저자가 목회자로서 주일학교 출석에 대한 부분을 많이 언급했습니다. 성향에 맞게 인도해야지 획일적으로 참석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결국은 성향에 맞게 진로도 찾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교회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것입니다.
교육은 타고난 소질을 찾아 주고, 스스로 생각하게 하며, 그에 따라 적절한 목표를 세우도록 돕는 일이다. 또한 목표에 맞게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과 방법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지식과 태도를 배우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교육은 삶을 가르치는 것이다. -34페이지
교육의 정의를 잘 해주셨습니다. 특히 스스로 생각하고, 목표를 세우고 방향을 찾아간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취지에 맞게 자녀가 자라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성향에 따라 때론 놀이처럼 보이는 활동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집-학교-학원을 오가는 일상입니다. 스스로 찾기보다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누군가가 찾아놓은 지름길을 익히는 과정이 대부분의 학습입니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저자가 교육의 정의는 잘 적어주셨는데 성향별로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집-학교-학원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성향에 따라 진로를 찾아준다는 취지는 맞는데 그 실행 방법론에서는 사교육에 현실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면 더욱 신앙 중심, 자녀 중심의 진로 교육서가 됐을 것입니다. 이 점에서 현실과 타협했다는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하나님이 아이들에게 주신 꿈이 곧 하나님이 아이들과 함께 이루고 싶으신 계획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게 된 거예요. -53페이지
신앙의 유무를 떠나서 아이들은 소중한 인격체로 대우받아야 합니다. 큰 아들이 사춘기를 겪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반항을 시작했을 때 부모로서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조부모와 3대가 살아가는 가정이 희박한 사회에서 부모도 부모되는 연습을 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조부모가 부모에게 조언을 해주던 가족공동체가 사라졌습니다. 저도 아이와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주변에 인생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내린 결론은 '그 시기의 아이들은 원래 그런 거야'였습니다. 둘째와 셋째의 사춘기가 왔을 때는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때가 왔구나 생각하며 너그럽게 받아넘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한 자녀를 둔 가정이 많기에 부모와 아이가 모두 힘들 것입니다. 딱 한 번 경험하는 그 시기를 모두가 좌충우돌하며 견뎌야 하니까요.
하나님은 우리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1등'이 되도록 만드셨다. 그래서 자신과 똑같은 재능을 똑같은 양으로 나눠 가진 사람은 누구도 없다. 그렇기에 각자 언제나 무엇을 하든 1등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순간, 내 아이는 2등, 3등이 되고, 꼴찌가 된다. -58페이지
자녀만을 바라보고 생각하면 좋은데 대부분의 부모들이 다른 부모의 자녀들과 비교합니다. 과정은 볼 수 없지만 결과는 보입니다. 결과도 보고 싶은 결과만 봅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조바심이 납니다. 자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성적 등급을 봅니다. 비교입니다. 저자가 '1등'을 언급하는 것도 차라리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라고 표현하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성적으로 비교하고 있는 사회에 몸담고 있기에 무심결에 그렇게 표현했다고 생각됩니다.
'옥타그노시스 검사'의 주요 프로세스는 인간의 사고력을 '8가지(OCTA)' 사고력으로 구분하고, 해당 사고력에 따라 15가지 성향유형'으로 '진단(GNOSIS)'하도록 처리된다. 이러한 프로세스의 특징을 담아 검사 이름을 '옥타그노시스(OCTAGNOSIS) 검사'라고 명명했다. -70페이지
책을 쓴다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부모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 책을 낸 저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정신과의사는 외적으로 보이는 질환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인 내면을 보고 환자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치료해야 하는 직업이므로 논리적인 추리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149페이지
이 부분은 평소 생각했던 부분과 달랐습니다. 정신과 의사라면 사람들과 만나서 들어주고 이야기하며, 정확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소통형과 분석형'이 적합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환자의 의도를 추리해가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환자와의 공감은 기본 전제입니다.
정신과 의사의 입장에서 수많은 환자를 접하다 보면 본인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오지 않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추리력과 함께 자신의 건강한 정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이 또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작형 아이는 글자를 오래 집중해서 읽기 힘들어하므로 매일 성경공부를 하기보다는 주말에는 반드시 성경 한 장을 읽고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원과 학교 공부에 피곤한 평일보다는 주말이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168페이지
제목은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로 기독교적인 면이 전혀 없는데 내용은 상당 부분이 성경과 주일학교에 대한 내용이어서 비기독교인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부모들이 고민하고 접할 수 있는 많은 사례를 담고 있어서 기본적인 성경인물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무리 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제자도 아니었고, 복음의 사건들을 직접 본 적도 없는 그리스인이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의 주치의로서 바울의 전도 여행에 동행했다. 이후 바울이 로마에 투옥되었을 때는 바울을 떠나지 않고 보살피며 동고동락한 신실한 동역자였다. -185페이지
누가복음을 통해 누가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도 바울과 함께 했다는 이야기는 성경을 조금만 아는 저같은 경우는 잘 몰랐던 부분입니다. 누가는 '생명형'의 좋은 사례로 등장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부모로서 경쟁과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태도를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아이들은 결승선을 향해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달려야 하는 선수로 취급됩니다. 더 잘 뛰기 위해 요령을 알려주는 학원과 과외를 받습니다.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곳에는 돈이 몰립니다. 출판가에도 자녀교육과 관련된 서적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습니다.
부모로서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주변 환경을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에도 나왔듯이 아이들을 소중한 인격체로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15가지 성향이 있는 것처럼 아이들은 저마다 세상과 마주 보는 방법이 다릅니다. 이를 잘 이해하고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면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자녀들이 건강하게 부모와 대화하는 모습 자체가 대견스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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