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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54_죽은 시인의 사회를 생각나게 하는 책_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_뮤리얼 스파크_2018_문학동네(200802)

by bandiburi 2020. 8. 2.

 

 

■ 저자: 뮤리얼 스파크

1918년 2월 1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두각을 드러내며 교내 잡지에 시를 실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헤리엇와트 칼리지에서 실용 작문 수업을 들었다. 1937년 영국령 로디지아에서 결혼하지만 곧 이혼하고, 2차 대전 중인 영국으로 홀로 귀국해 영국 정부 정보부에서 일했다. 전쟁이 끝난 후 <포이트리 리뷰>에서 편집자로 근무했다. 
1951년 옵서버 단편소설 경쟁에서 <치품천사와 잠베지강>으로 대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집필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1954년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1957년 개종을 다룬 <위로하는 사람들>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뒤이어 <메멘토 모리>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가난한 소녀들> 등을 발표하며 독특한 천재성을 지닌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외에도 라디오 드라마, 아동문학, 전기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썼다. 1993년 영국 데임 작위를, 1997년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의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 훈장을 받았고, 데이비드 코언 상,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상 등을 수상했다. 1967년 이탈리아 토스카나로 이주해 여생을 보내다 2006년 숨을 거두었다.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는 뮤리얼 스파크를 세계적인 작가로 끌오올린 대표작이다. 문단뿐 아니라 대중에게까지 사랑을 받았으며, '진 브로디 선생'은 당시 일종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 소감

이런 책이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구리도서관 추천목록에 있어 읽게 되었는데 읽다 보니 '죽은 시인의 사회'란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초반에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브로디 선생이 브로디 그룹의 소녀들에게 해주는 이야기에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과 비슷한 면이 브로디 선생에게도 보입니다. 

교육이란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나라에서 교육은 아이들에게 '집어넣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에게 문학, 역사, 체육, 수학, 언어, 미술, 음악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들의 호기심이 밖으로 표출되어 궁금한 것들을 채워가는 과정이 진정한 교육일 것입니다. 

1931년 무렵 초등부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브로디 선생이 자신의 전성기라고 언급하는 부분도 우리에게 생각할 점을 던집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성기는 언제인가?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지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전성기는 현재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제일 마지막에 책에 대한 평을 보니 1930년대 유럽의 상황 속에서 브로디 선생이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이 파시스트적인 면이라는 점에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책을 보지만 이런 서평을 참고하지 않으면 왜곡된 해석으로 남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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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디 선생은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파시스트 부대를 동경하고, 심지어 프랑코 부대에 봉사하락며 학생 중 한 명인 조이스 에밀리를 설득해 스페인에 보내기까지 하는 실제적인 파시스트 정권의 지지자다.(중략) 스스로를 신으로, 칼뱅의 하나님처럼 "처음과 끝을 아는 전지전능한 존재"로 여기는 반성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의 파시스트다.(중략) 반성도 자의식도 없는 브로디 선생의 자기 확신은 그런 파시스트적 특징 때문에 카리스마와 설득력을 갖게 되며 무리의 소녀들은 자신들이 선택받은 "크림 중의 크림"이라는 브로디 선생의 확신에 동화된다.'(171페이지에서)

 

■ 책에서 발췌

10페이지) "영감이 없는 곳에는," 브로디 선생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삶도 없지. 유니스, 우리가 기분전환을 할 수 있도록 이리 와서 공중제비를 좀 넘어보렴."

22) "나중에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학창 시절을 최대한 즐기라고, 그렇게들 말하지."

49) '교육education'이라는 단어는 밖을 의미하는 ex의 어근 e와 이끈다는 뜻의 duco에서 나온 단어야. 밖으로 이끈다는 의미지. 나에게 교육이란 학생들의 영혼에 이미 있는  것들을 밖으로 이끌어내는 거야. 메카이 교장에게 교육이란 학생들의 영혼에 현재 없는 것들을 집어넣는 것인데. 난 그건 교육이 아니라 침입이라고 생각해. 라틴어 어원으로 보면 침입 intrude이란, 안을 뜻하는 in과 쑤셔 넣다는 trudo가 합쳐진 말이지. 학생들의 머리에 많은 정보를 쑤셔 넣는 것이 교장의 방식이야. 내 방법은 지식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하는 것이고. 내 방식이 어원적 의미에서 더 진정한 교육이라 할 수 있지. 
148) 내가 할 일이 있는 이 교육 공장에 남을 거라고. 여기서 밀가루 반죽을 부풀릴 효모 역할을 해야지.
157) 샌디는 팔 년 전 느릅나무 아래 앉아 소박한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던 브로디 선생을 떠올렸고, 지난 몇 년간 이야기가 이렇게 복잡해진 것이 과연 어디까지 브로디 선생 탓이고 어디까지 브로디 선생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 바뀐 탓인지 생각해 보았다.
165) 1939년 여름 학기가 끝날 무렵 브로디 선생은 학생들에게 파시즘을 주입했다는 이유로 해직되었다.(중략) 그 즈음 가톨릭에 입문한 샌디는 그곳 지도자들 사이에서 브로디 선생보다 훨씬 재미없고 기분 나쁜 파시스트를 다수 발견했다.
171) 브로디 선생은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파시스트 부대를 동경하고, 심지어 프랑코 부대에 봉사하락며 학생 중 한 명인 조이스 에밀리를 설득해 스페인에 보내기까지 하는 실제적인 파시스트 정권의 지지자다.(중략) 스스로를 신으로, 칼뱅의 하나님처럼 "처음과 끝을 아는 전지전능한 존재"로 여기는 반성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의 파시스트다.(중략) 반성도 자의식도 없는 브로디 선생의 자기 확신은 그런 파시스트적 특징 때문에 카리스마와 설득력을 갖게 되며 무리의 소녀들은 자신들이 선택받은 "크림 중의 크림"이라는 브로디 선생의 확신에 동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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