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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1015]아시모프의 코스모스_태양 별 행성 은하의 관계를 숫자로 이해하는 책

by bandiburi 2025. 3. 1.

아시모프의 상상력은 과학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펼치는 과정도 과학적이다. 물론 그 과정이 과학 논문처럼 철저한 논리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철저한 과학자조차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합리성과 논리를 갖추고 있다. 아마도 이 지점이 'Science' Fiction이 갖추어야 할 핵심이 아닐까 싶다. -옮긴이(346)

대학시절 아시모프의 SF소설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내게는 아시모프라는 이름도 생소했고, 독서에는 크게 관심이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 크게 후회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대학교 재학 중인 아이들에게 독서를 많이 강조하며 스스로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아시모프의 코스모스』는 아시모프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와 함께 천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 책은 일반과학도서라고 하기에는 숫자가 많이 등장한다. 아시모프는 쉽게 쓴다고 했지만 숫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지구과학' 과목에 흥미가 있었다면 이 책은 재미있다. 하지만 지구과학을 싫어했던 독자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취향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이고, 성인은 스스로의 호기심을 따라 독서를 하기에 어렵지만 재미있게 볼 수도 있다. 

아시모프 스스로가 얘기했듯이 숫자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천체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설명하면서도 모든 것을 숫자로 말하려고 한다. 이론서에 있는 숫자가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표현한다. 천체의 질량, 거리, 중력, 속도 등에 대해 상대적인 비교를 많이 들었다. 독자의 입장에서 쉽게 와닿지 않는 큰 숫자들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비교는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을 완독한 뒤에는 아시모프의 SF소설이 궁금해졌다. 이 정도로 배경지식을 탄탄하게 가진 사람이 SF소설을 썼다면 비전문가가 쓴 소설보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그럴듯한 소설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는 책에서 새롭게 혹은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 부분을 인용했다. 소감을 간단히 추가했다. 


다시 말하면 지구 양쪽 표면에서의 달의 중력의 차이는 7.0퍼센트지만 태양의 중력 차이는 0.018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태양의 중력 차이에 태양의 큰 중력을 곱하면 (0.018 × 176) 3.2퍼센트가 된다. 그러니까 달이 만드는 중력 효과 대 태양이 만드는 중력 효과의 비는 7.0 대 3.2, 즉 1대 0.46이 된다. 결국 태양의 중력이 훨씬 크지만, 조석 현상에 미치는 효과는 달이 태양보다 2배 이상 더 큰 것이다. (24)

태양이 훨씬 크기는 하지만 가까이 있는 달보다 지구에 미치는 중력의 힘은 50퍼센트도 안된다는 사실을 계산으로 보여준다. 

조석 현상은 시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우리의 하루를 24시간으로 만든 것은 조석 현상이다. 볼록한 부분이 지구 위를 이동하면서 얕은 바다의 바닥을 긁으면(베링해와 아일랜드해가 주범으로 보인다) 지구의 자전에너지가 마찰열로 바뀌면서 줄어든다. 지구의 자전에너지는 무척 크기 때문에 1년이나 100년 단위의 기간에 줄어드는 비율이 매우 작다. 하지만 어쨌든 지구의 자전은 느려져서 100,000년마다 하루가 1초씩 길어진다. (25)

조석현상과 자전현상이 접목되며 바닷물과 바닥 사이의 마찰을 일으키고 이러한 마찰로 인해 10만 년 주기로 1초씩 길어진다. 즉 자전에너지가 감소한다. 처음 듣는 이론이지만 흥미로운 부분이다. 

라그랑주 점 Lagrangian point (출처: Wikimedia Commons)

물체 C가 놓일 수 있는 지점은 다섯 군데다. 이 점들은 당연하게도 '라그랑주 점'이라고 불린다. 그중 L1, L2, L3 3개는 물체 A와 물체 B를 연결하는 선 위에 있다. 첫 번째 점 L1은 물체 A와 물체 B 사이에 있다. L2와 L3는 모두 같은 선 위에 있는데, L2는 물체 A의 반대편에, L3는 물체 B의 반대편에 있다. (...) 그런데 마지막 두 점은 물체 A와 물체 B를 연결하는 선 위에 있지 않다. 물체 B가 물체 A의 주위를 도는 동안 L4는 물체 B의 60도 앞에서, L5는 물체 B의 60도 뒤에서 움직인다. 이 마지막 두 점은 안정적이다. 외부에서의 섭동으로 이 점들에 있는 어떤 물체가 움직이면 물체 A와 물체 B의 중력이 이 물체를 제자리로 가져온다. (88)

지난 1월말에 읽었던 『2023 미래 과학 트렌드』에서 처음으로 접한 '라그랑주 점'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제임스웹 망원경이 제2 라그랑주 점에 위치해서 임무를 수행한다고 했다. 인공위성이 지구와 달에 대해 정지해 있을 수 있는 지점이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2709

 

[999]2023 미래 과학 트렌드_생명공학부터 천문학에 이르는 과학을 흐름을 보여주는 책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일반과학 도서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최신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유익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2023 미래 과학 트렌드』는 그래서 적극 추천

bandiburi-life.tistory.com

 

우리는 실제 위성, 혹은 일반적인 형태의 실제 위성이 가질 수 있는 최소 거리도 정할 수 있다. 실제 위성이 그 행성에 특정한 거리보다 더 가까이 있으면 조석력이 위성을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계산되어 있다. 바꾸어 말하면, 어떤 거리에 이미 조각들이 있다면 이들은 하나의 천체로 뭉치지 못할 것이다. 이 거리 한계를, 1849년에 이 계산을 해낸 천문학자 로시(E.roche)의 이름을 따서 '로시 한계'라고 한다. 로시 한계는 행성 중심에서의 거리가 행성 반지름의 2.44배가 되는 곳이다. (181~182)

특정 행성의 로시 한계 이내로 접근하면 산산조각 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만나는 이론이다. 최소 반지름의 2.44배 이상 거리를 있어야 위성으로서 남을 수 있다. 

지구의 움직임 때문에 별의 위치가 조금씩 바뀌는 현상을 별의 시차(視差)라 하고, 이는 별까지의 거리가 커질수록 작아진다. 아주 멀리 있는 별은 시차가 전혀 없기 때문에 가까이 있는 별의 시차를 측정하는 배경이 된다. (211)

시차가 거의 변하지 않는 원거리의 별을 이용해 근거리의 별의 시차를 측정할 수 있다. 상대적인 비교를 통한 천체의 이해가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공전과 자전을 하고 천체도 계속해서 변하는 상황에서 비교를 불가피하다. 

태양의 반지름은 691,520킬로미터이므로 하나를 제외한 모든 경우의 중력중심은 태양 표면 아래 있다. 목성만이 예외다. 목성-태양 시스템의 중력중심은 태양 표면보다 약 48,000킬로미터 위에 있다. (287)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있다. 가장 큰 목성을 제외하고 나머지 행성들은 태양과의 거리와 중량을 고려했을 때 중력중심은 태양 내부에 위치한다. 

적외선은 먼지구름을 통과하기 때문에 적외선 망원경을 사용하면 먼지구름 너머의 우주를 볼 수 있다. (258)

먼지구름을 가진 은하의 건너편의 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적외선 망원경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대마젤란성운과 소마젤란성운은 은하수에서 떨어져 나간 것처럼 보이는 2개의 뿌연 덩어리다. 이들은 남반구에서 보이고, 유럽인 중에서는 1520년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세계 일주를 할 때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래서 마젤란성운이라고 한다.(270)

왜 마젤란성운이라 부르는지 알겠다. 그런데 1520년에 마젤란이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것은 사실일까? 서구 중심의 세계관이 만들어낸 허구는 아닐까 의심한다. 

1910년대와 1920년대에 몇몇 은하들(혹은 나중에 은하인 것을 알게 된 천체들)의 스펙트럼이 연구되었는데, 아주 가까이 있는 한둘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곧 멀리 있는 은하들이 가까이 있는 은하들보다 더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29년 허블은 이것을 지금은 '허블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공식으로 만들었다. 은하가 멀어지는 속도는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316)

은하가 멀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이론은 우주 대폭발론, 빅뱅이론을 뒷받침한다. 60억 광년 거리에서 멀어지는 은하의 속도가 빛의 속도의 50퍼센트라고 한다. 그럼 그보다 더 멀리 120억 광년에 위치한 은하는 빛의 속도로 멀어진다. 그 은하는 절대 우리가 관찰할 수 없다. 우리에게 그 빛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시모프의 가정이다. 


독서습관1015_아시모프의 코스모스_2021_문학수첩(250227)


■ 저자: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1920~1992)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SF소설의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러시아 태생의 미국 작가. 1920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3세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1948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보스턴 대학교에서 생화학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21세에 대표 SF 작품인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집필을 시작했으며, 1992년 작고할 때까지 소설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판타지, 역사물 등 다양한 주제로 500권 이상의 책을 쓰거나 엮고 9만 장 정도의 편지와 엽서를 쓴 다작 작가이다. 아시모프가 쓴 책들은 듀이의 십진분류법 도서 체계의 모든 분류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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