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이로 이제 50세가 되었다. 50세를 지천명이라고 하는데 여전히 마음은 어리다. 30대와 40대를 거치며 사회생활을 통한 경험이 쌓였다. 나보다 젊은 직원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가는 것을 본다. 선배들이 퇴직을 하고 후배들이 승진을 한다. <50부터 시작하는 진짜 공부>는 50세 이후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는 중에 눈에 들어와 읽었다.
일본인 의사인 호사카 다카시가 지은 책이다. 청소년기에 배우는 것은 방향을 모르고 대학이라는 작은 푯대를 향해 달리는 것이었다. 중년의 배움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알고 싶어 호기심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이다. 많이 다르다.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는 헨리 포드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강조한다. '더 알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의욕과 동기가 배움의 첫걸음이다.'
이 책은 중년이나 노년이 되어도 배움의 길이 많이 있다고 알려준다. 관심과 의욕과 행동이 필요할 뿐이다. 시간이 남아도는 노년의 시간이 아니라 즐겁게 배움의 과정을 음미하는 노년으로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을 통해 그림 편지 기초 과정을 수강하고 옛 친구들에게 그림 편지를 보낸 사람이 소개된다. 이렇게 편지를 보내다가 가끔씩 만나서 이야기도 나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손편지를 쓰는 것은 거의 사라졌다. 내가 손편지를 받는다면 아주 반갑고 보낸 사람의 정성에 감동할 것이다. 더구나 그림 편지라고 하면 더욱 소중하겠다. 손편지가 사라지는 시대에 도리어 손으로 공을 들여 만든 그림 편지는 아날로그의 감동을 선물하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야스마사 씨는 바닥 없는 우울증에 허우적대다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랑스어 검정 2급에 도전하고 다음 목표로 도쿄 대학교에 진학하기로 하고 이뤄냈다. 공부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의미있게 사용하고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에서 탈출했다. 이렇게 하루하루의 삶에 목표를 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디뎌보면 나이를 잊고 보람도 느끼며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
의사이자 수필가인 사이토 시게타라는 분은 90세에 죽기 직전까지 평생 현역을 주장하며 하루를 마칠 때마다 다이어리를 펼쳐 놓고 그날 예정을 잘 마쳤는지 체크하고 '그렇다'라고 하면 만족하며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나도 글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분처럼 평생을 습관화하기에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 훌륭한 삶의 본보기다.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노년층일수록 걱정이 많다. 가족들에게 부담이 된다. 그래서 치매 예방에 관심이 많다.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젊었을 때부터 자주 독서를 했던 사람은 기억력이 많이 저하되지 않고, 습관적으로 책을 읽은 사람은 뇌의 백질 구조가 건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검증되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하고 사용하는 방법이 자연스러운 치매 예방이다. 바로 배움의 길이다.
전 NHK 아나운서이자 수필가인 시모주 씨의 철학이 도전을 준다. '어려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자!' 이렇게 해야 자기 안에 잠들어 있던 커다란 가능성을 끄집어낼 수 있다고 한다. 48세에 클래식 발레, 50대부터는 일본 전통 무용, 환갑이 되서는 샹송 리사이틀을 열었다고 한다. 멋지다라는 혼잣말이 나오고 나도 이렇게 살아봐야겠다는 용기도 생긴다.
배우면 배울수록 무지를 깨닫게 된다는 열혈여성인 75세 여성은 50대 후반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지겠지만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는 삶을 향해 인생의 방향키를 확 틀었다. 일과 자유 사이에서 저울질 하는 중년이 많다. 언젠가는 100퍼센트 결정해야 하는 때가 온다. 바로 지금일 수도 있다.
배움의 길을 가는데 있어서 최대 금기어가 '언젠가', '조만간'이라고 한다. 인생을 충실이 살아가는 데 있어 모든 일에 통용되는 사항이다. 결단을 과감하게 내리고 지금 바로 시작하자.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다. 또한 나이가 들어서 시작하는 배움의 길은 '즐길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더 이상 돈이 목적이 아니다. 즐겁지 않은 일을 회피할 자유가 우리에게 있다.
요시무라 아키라(1927~2006)라는 유명한 소설가인데 이 분의 역사 소설에 푹 빠진 사람이 소개되기에 남양주시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한글 번역본이 없는 것같다. 아쉽다.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배움의 방법이다. 작가 시게카네 요시코 씨는 문화센터에서 소설 작법을 배우고 나서 본격적으로 집필하기 시작해 1979년에 <산골짜기의 연기>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대단하다. 문화센터에서 실시하는 것들 중에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우선 코로나가 끝나야겠다.
65세 여성은 로마사에 깊이 빠져있는데 이 분도 문화센터에서 로마사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단다. 바로 전에는 '로마의 공중목욕탕'을 주제로 한 일본 영화 <테르마이 로마이>라는 본 것이 로마사 강연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이렇게 우연한 관심과 계기가 우리를 깊은 배움의 세계로 이끌기도 한다. 유튜브에서 <테르마이 로마이> 요약편을 보니 코믹한 역사물로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다.
'노동부 직업훈련포털'에서는 아주 비싼 전문 과정도 지원이 되며 작은 부담으로 교육을 받을 수는 있지만 직업 훈련이어서 빡세고 기간도 길며 조건도 까다롭다고 한다. 그래도 강의료가 바싼 바리스타 자격증, 화훼 전문가 과정 등도 배울 수 있어 잘만 활용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144페이지
부모로서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부모로서, 인생 선배로써 그들에게 남겨줘야할 것은 뭘까. 진정으로 남겨줘야 할 것은 돈 보다도 나이에 관계없이 적극적이고 빛나게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녀들도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질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평생가는 것이다. 돈은 도리어 자녀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낭독봉사활동을 하는 황혼이혼을 한 여인이 소개된다. 지역의 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용 오디오 CD를 녹음하는 일이었다. 자원봉사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봉사를 통해 소중한 것을 깨닫는 것도 행복이다. 이 또한 가용할 시간이 많은 50대 이후에 더욱 기회가 많다.
도시농업전문가라는 과정이 소개된다. 텃밭농사, 주말농장, 상자텃밭, 옥상텃밭 등 도시농업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평생교육 대학이나 지역에 개설된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교육 과정을 수료하면 된다고 한다. 앞으로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고 수경재배 등 기술이 발달하면 집에서 키워보려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최근에는 지하철 역사에서 야채를 재배해서 판매한다고 하니 요령을 터득하면 저렴하게 재배할 수 있을 것이다.
"노화에 따르는 제일 나쁜 것은 육체가 쇠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무관심하게 되는 것이다." - 앙드레 모루아 <나이 드는 기술>중
가볍게 읽으려고 집어든 책인데 많은 사례와 정보를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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