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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영화

[영화]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르다_뷰티 인사이드 Beauty Inside (180210)

by bandiburi 2018. 2. 11.

토요일 오후에 '뷰티 인사이드(Beauty Inside)'란 영화를 부부가 함께 봤다. 18세부터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하는 한 남자와 그가 사랑하는 한 여자와의 관계가 전개된다. 

 초반에는 그렇고 그런 진부한 소재 아닌가 싶으면서 늘어지는 느낌도 있었다. 단순히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남녀노소, 내외국인 모든 경우로 바뀔 수 있다는 재미가 아니었다. 스토리가 진전되면서 이런 매일 변하는 모습이 주인공 '우진'과 그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었고 적응이 필요했는지 관람자에게 동참하게 한다. 

 재미가 아닌 것이다. 그에게 그리고 그의 어머니에게 이것은 살아가야 하는 삶인 것이다. 그의 아버지로 인해 그의 어머니가 힘들었고 이제는 그가 변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하루하루의 삶이 변화가 없어 단조롭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이런 삶이 주는 설렘을 동반한 상상이 있겠지만 만약 그런 삶이 주어진다면 마냥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크게 변하지 않는 현재의 삶이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후반부로 가면서 우진과의 만남을 위해 거리에서 이수는 서성거리고 있다. 지나가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정작 자신은 매일 변하는 우진의 모습이 기억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매일 손을 잡아주는 것으로 그를 느꼈지만 정작 군중 속에서 그를 알아볼 수 없다. 우진이 전화를 걸어 나를 찾아보라는 장난을 쳤을 때 이수는 현실에 절망한다. 

 어제의 우진과 오늘의 우진은 다르다. 우리 모두는 어제의 자신과 오늘은 다르다. 하지만 변화가 없다고 착각한다. 태어나고 자라며 어느 순간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그 시간은 영원하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고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하며 시간의 흐름이 한정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우리는 대부분 길어야 100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가운데서 세상에서 조그마한 긍정적 변화라도 일으켜보러 노력한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오늘이다. 아니 어제와 다른 오늘이어야만 한다. 

 우진의 매일 매일 변하는 삶 가운데 적응하려 노력하는 이수는 결국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장애와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우진은 이수와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체코로 훌쩍 떠나버린다. 하지만 이수는 자신이 진정으로 우진을 사랑했음을 깨닫고 그의 변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우진을 찾아 체코로 찾아간다. 우진은 다시 이수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 자신의 존재를 부인하지만 결국 이수의 진심을 알고 다시 하나가 된다. 

 잔잔한 감동을 주며 생각하게 하는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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