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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영화

1987 영화를 부모님과 함께 (180121)

by bandiburi 2018. 3. 8.

부모님 생신을 위해 모처럼 모인 가족들이 구리 CGV에서 1987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문재인 대통령도 보셨다고 해서 궁금했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에 대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을 밝혀주는 가슴뭉클하고 눈시울을 적시게 만드는 감동적인 영화다.


시골에서 전해지는 뉴스만 보고 평생을 살아오신 부모님께서 내용에 대해 혹시나 오해하실까 걱정도 했는데 즐겁게 보셨다며 흐뭇해 하신다. 결혼 18주년이 되는 이때까지 부모님 모시고 영화관 한 번 못가보고 이번에야 처음으로 기회가 되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자. 2시간이란 상영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스토리가 흡인력이 있었고, 화려한 캐스팅 또한 관객을 사로잡았다. 박종철, 이한열이란 이름이 언론에 알려지던 시기에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진실은 막혀있고 학교 선생님들은 대학교 선배들이 학교를 소개하러 모교를 찾아올 때면 잔뜩 긴장해서 선배들이 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조심하라고 미리 경고를 주던 시대였다. 

 1987을 보면서 반쪽짜리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현실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진실이 알려지지 않고 은폐되고 허위만이 진실인척 발표되던 시대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당하게 대우를 받았을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공권력 앞에서 희생을 당했을까? 그 시대에 권력을 휘두드런 자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등등의 질문이 마음속으로 이어졌다. 

많은 국민들이 어두운 그림자를 보지 않고 행복을 추구하며 평범하게 살아오는 동안 박종철, 이한열 등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은 얼마나 고통속에서 살았는지 몰랐다.  반대로 권력의 시종들은 어떻게 춤을 추었는지 이제 알겠다.

기성세대는 젊은세대에게 무엇을 알려줘야 하는가?

2016년 겨울의 촛불혁명은 변화를 일으켰다. 그 혁명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려졌던 적폐와 같은 썩은 부위에 눈을 뜨게 했다. 1987과 같은 영화를 통해 우리는 뭔가를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에 좋은 영화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가족 사진을 보니 부모님의 모습이 매년 작아진다. 매년 아이들은 우리 부부보다 훨씬 빨리 자라 이제는 부부를 넘어섰다. 

가족이 작은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대한민국, 빈부격차가 줄어들고 서로를 배려하는 대한민국,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더 살기좋은 대한민국이 곧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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