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덕일 교수는 1961년 충남 아산 출생으로 숭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동북항일연군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교양 한국사 총 3권을 빌리며 이걸 끝가지 읽을 수 있을까? 고등학교 때 시험을 위해 외웠던 역사, 의미와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에 재미가 없었던 한국사에 대해 다시금 읽어본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이덕일 교수의 강의를 통해 식민사관에 의해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분을 알아봐야겠다는 의도에서 과감하게 빌렸다.
1권을 읽으며 과거에 배웠던 우리 역사에 대한 기억들이 용어는 조금 바뀌었지만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리고 어떤 부분이 식민사관의 영향이 있었고 왜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고조선, 열국시대,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로 역사가 전개되면서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1권을 마치자마자 바로 고려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2권을 펼쳤다.
2권에서는
- 고려시대초기의 호족의 영향력을 줄이고 왕권을 강화하는 부분,
- 서경(평양) 천도를 둘러싼 논쟁과 묘청의 난,
- 무신정권의 탄생했지만 정작 몽고의 침입에 대해서는 강하게 싸우지 못하고 자기보전하기에 급급한 무신들,
- 원나라의 지속적인 간섭속에 항쟁의 모습,
- 결국 고려말 원의 힘을 등에 입은 권문세가들이 몰락하고 신흥사대부들이 등장하며 조선이 건군되는 상황,
- 두 번의 왕자의 난 이후 수양대군이 단종과 그를 추종하는 신하들을 죽이고 왕이 되는 과정 그리고 논공행상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역사란 것은 어떤 상황에서 동일한 내용을 보느냐에 따라서도 해석이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배워야 하는 의무감에서 역사를 접했지만, 지금은 내 자신이 더 잘 알아보고자 하는 주도적인 접근이기에 그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며 재미있게 일고 있다.
한 번 읽는다고 역사를 논할 정도로 유창한 지식은 되지 않지만 점차 관심의 폭을 확대하고 때로는 바로 참고자료로 활용할 정도의 준비는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면 두 번, 세 번을 읽어도 좋은 책이기에 한 세트를 사서 집에 비치해 둘까도 고민 중이다.
혹자는 자기 집에 있는 책은 대부분 기증하고 근처 도서관을 집의 서재와 같이 수시로 이용한다고 하니 앞으로 그렇게 해볼까 한다. 2018년도에 읽었던 대부분의 책이 도서관 책이다.
추천도 ★★★★★
일부 내용을 발췌해서 옮겨본다.
[55] 성상융회사상이란 교종 중에서 성종에 속하는 화엄종과 상종에 속하는 법상종이 융합된 사상체계를 말한다. 화엄종은 모든 것이 하나로 귀일 된다는 사상으로서 국왕의 전제왕권을 뒷받침해주는 이론이었다. 반면 법상종은 보편적인 원리를 제시해 귀일점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현상계의 차이점을 그대로 인정하는 사상이었다. 즉 개인이나 개체의 현재 상태를 인정하여 각각의 처지에 맞는 설법을 듣거나 수행을 하면 성불할 수 있다는 사상으로서, 고려 초기 이래 주로 지방의 중소 호족들에게 수용되었다.
균여는 원래 화엄종의 승려였는데, 그의 성상융회사상은 화엄종의 견지에서 법상종을 융회하려는 것이었다. 균여의 이러한 사상은 대호족들을 억압하고 지방의 중소 호족을 등용하여 전제왕권을 강화하려 했던 광종에게 수용되었다.
[76] 북벌의 성과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고려 지배층은 모처럼 밖으로 향했던 시선과 기운을 안으로 돌려 내부 권력 장악에 몰두했다. 이들은 북벌 같은 불확실성에 몸을 던지기보다는 고려 사회 내부 권력 장악이라는 확실성에 모든 정력을 쏟았다. 이런 과정에서 이른바 문벌가문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앙 관직을 독점하고 한정된 통혼을 통해 배타적인 특권을 형성했는데, ~~ 등이 대표적인 문벌가문이다.
이들은 왕실과 통혼해 외척이 됨으로써 가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다.
[166] 북쪽에서 서북민들의 항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명종 6년(1176) 정월, 공주 명학소(대전)에서 망이 망소이의 주도로 봉기가 일어났다. 이 시기 공주를 비롯해 한반도 남부에서 발생한 여러 농민봉기군을 남적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연합적인 성격을 띠면서 정권을 위협하기도 했다. 망이 망소이의 난은 천민집단인 소에서 발생했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소는 금.은.동.자기 등 특수 공물을 생산하던 특수지역이었다.
[190] 몽고의 침략이 30년 가까이 계속되는데도 강화도라는 안전지대로 피신한 채 외세와 결사 항전할 생각은 않고 농민. 천민반란 진압에만 민감한 정부에 대해 이제 백성들은 외세와 큰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무신란에 크게 각성된 농민. 천민들은 신분제에 기초한 구질서와 토지독점 현상의 타파를 요구했다. 그러나 무신정권이 자신들의 기득권 확대에만 열을 올리자 농민. 천민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봉기했다.
[195] 권문세족은 이처럼 고려의 전통 가문과 무신정권기 득세 가문, 무신정권 때 관리로 진출한 가문과 원나라 지해 이후 성장한 가문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216] 사대부들은 성리학을 세계관으로 삼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당시 남송이 처한 시대적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성리학은 이론적으로 말하면, 우주의 질서와 인간의 질서를 이기론을 통해 하나의 통일적 원리로 파악하는 철학적 사유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중화사상의 중세적 변형 이데올로기다. 고대 유학과 비교해 성리학을 중세유학이라고 부르는데, 성리학의 확립에는 두 가지 요소가 깊게 작용했다. 하나는 송나라에서 발전했던 불교 선종이었고, 다른 하나는 송.남송이 처한 정치 현실이었다. 고대유학이 춘추전국시대의 혼란 극복을 위한 정치이론이었다면, 중세유학인 성리학은 이민족의 침입에 시달리던 중국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정치이론이었다. (이하 송나라 - 거란족 요 - 여진족 금나라 -> 남송의 역사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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