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꿨다. 우리의 삶에 편리함을 가져왔다. 손 안의 컴퓨터로 막강한 파워를 가진다. 통신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다. 앱이 수많은 비즈니스에 사망 선고를 내렸다. 그리고 또 다른 비즈니스를 탄생시켰다. 긍정적인 면들이다.
하지만 중독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했다. 사람과의 소통보다 스마트폰으로 소통한다. 사람을 보지 않고 화면을 본다.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앱이 우리의 시간을 잠식한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들에게도 이 기기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책에서 먼저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만든 기기를 자식들에게 금지시켰다는 점을 소개한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만큼 중독성이 큰 기기다.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이야기다. 아침부터 잠자리까지 늘 우리 옆에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다. 가능하면 사용시간을 줄이려 하지만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과 같은 앱들은 알람을 울린다. 나를 보라고.
책에 대한 내용을 3부에 나눠서 포스팅한다. 먼저 1부에서는 중독에 대한 정의와 사례연구를 소개한다. 그중 인상 깊었던 문장과 소감을 포스팅한다.
그런데 사실 중독은 대개 그런 물질보다는 환경과 상황에서 비롯된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간파했다. 그가 자기 자녀들에게 아이패드를 금지시킨 것은 중독 물질과는 다른 온갖 장점을 가진 그 기기의 매력에 아이들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17)
애플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열정적으로 어필하는 스티브 잡스를 기억한다. 반면에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는 철저히 자신이 만든 제품을 금지시켰다. 스마트 기기가 얼마나 중독성이 있는지 잘 알려주는 사례다.
쇼핑카트에서, 식당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켜주고 자신의 일을 하는 부모들을 본다. 집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 아이들의 기기 중독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모는 자식의 건강을 위해 어릴수록 기기 사용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행위 중독에 관여하는 요소는 모두 여섯 가지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오늘날 행위 중독은 적어도 이 여섯 가지 요소 가운데 한 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23)
-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목표,
- 뿌리치기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긍정적인 피드백,
-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는 느낌,
-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더 어려워지는 과제,
- 해소하고 싶지만 풀리지 않는 미결 상태,
- 그리고 강한 인간관계다.
여섯 가지 행위 중독을 이해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활용하면 유익하겠다.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발전을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여섯 가지를 적절히 응용하면 되겠다. '성공'에 대한 자기 계발 서적에서 소개되기도 한다.
1875년 영국의학협회는 78세의 로버트 크리스티슨 경을 44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크리스티슨 경은 키가 크고 성격이 고약한 괴짜였다. (...) 실험에 자원할 사람을 찾는데 애를 먹자 그는 수십 년 동안 직접 위험한 독극물을 삼켰다가 토해내는 실험을 했다. 그러면서 섭취한 뒤 의식을 잃기 직전에 실시간으로 독극물의 효과를 기록했다. (48)
실험자가 직접 복용해서 효과를 기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다. 하지만 크리스티슨 경과 같이 구체적으로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알려주는 내용은 처음이다. 알고 싶은 호기심이 강한 것인지, 무지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인류의 발전을 위한 희생일까.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위한 것일까. 요즘으로 보면 '먹방'을 하는 사람들과 조금은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다.
주의 산만한 부모가 주의 산만한 자녀를 길러 낸다. 자녀가 그런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 "자녀가 노는 동안 보호자의 주의가 산만하거나 시선이 자꾸 딴 곳으로 향하면 핵심 발달 단계에서 자녀의 주의 집중 지속 시간 신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57)
'자식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라고 한다.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내용이다. 아이가 발달 단계에 있을 때 특히 산만한 부모로부터 받는 영향이 크다. 부모의 책임이 크다. 우리의 자녀들이 건전한 성인으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건전한 마인드를 가진 부모로 살는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중독은 기억에 각인된다. 클레오파트라에게는 실험실 우리가 중독을 유발하는 원인이었다. 우리에 들어가면 중독 상태로 돌아갔으며 예전의 습관에서 헤어날 도리가 없었다. 반면에 군인들은 다행히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없었다. 일단 베트남을 떠나자 헤로인 남용 행위를 유발하던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80)
장소는 중독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지만 예전에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한다. 유전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 역시 중요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의 역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미 잘 알려졌다. (88)
중독에 유전적 요인이나 생물학적 요인 외에도 장소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베트남에서 헤로인에 중독되었던 군인들이 미국으로 돌아와 일상을 살면서 중독에서 벗어났다. 게임 중독,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과 같은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장소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중독에 빠지기 쉬운 가장 위험한 시기는 성년 초기다. 청소년기에 중독을 겪지 않은 사람은 나중에도 거의 중독에 빠지지 않는다. 성년 초기가 제일 위험한 것은 이 시기가 되면 감당하기 힘든 온갖 책임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요하게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을 무디게 만드는 물질을 섭취하거나 행위를 하는 법을 학습하게 된다. (98~99)
청소년기에 게임 등에 쉽게 중독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청소년기가 그만큼 중요하다. 어른들은 이런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해방구가 있어야 한다.
중독으로 진단하려면 미치도록 갈망하는 성향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며 중독자 스스로가 그로 인해 장기적으로 자신의 안녕을 해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모르핀 중독자는 모르핀이 단기적으로는 희열감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해가 된다는 사실을 안다. (105)
켄트 베리지가 증명했듯이 모든 중독자는 자신이 중독된 대상을 절실히 원하지만 그 대상을 좋아하는 이는 별로 없다. 아이작 바이스버그, 앤드루 로런스의 파킨슨병 환자들, 34번 쥐 모두에게 중독은 그 대상이 지닌 매력이 사그라진 뒤에도 계속되었다. (114~115)
중독에 대한 정의다. 몹시 갈망하지만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다. 유익한 내용이다.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사례는 너무나 흔해서 '백해무익한 나쁜 남자' '팜므 파탈' 같은 고정관념까지 생겨났다. 자기한테 해로운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절실하게 원하는 대상 말이다. (114)
2023년 1월에 <시대를 훔친 미술>이란 책에서 처음 만난 용어 '팜므 파탈'(femme fatale)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에서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다. 독서의 힘이다. 다양한 책을 통해 새로운 정보도 얻지만 풍성한 언어를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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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888_멈추지 못하는 사람들_애덤 알터_2020_부키(240513~)
■ 저자: 애덤 알터
애덤 알터는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마케팅 부교수, 심리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사우스 웨일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우수 장학생으로 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판단과 의사 결정, 사회 심리, 소비자 행동, 문화 심리, 정보 전달 능력과 메타 인지를 전문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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