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이란 제목이 약간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었습니다. 2011년에 나온 책이지만 7년이 지난 2018년에 읽어도 충분히 공감이 되는 시간을 초월한 좋은 내용의 책입니다. 각각의 소단원들이 주옥같은 내용이어서 저자가 자신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이 2000년대 이후로 자살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연예인들의 자살소식이 주로 방송에 전해지지만 일반인들의 자살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삶에서 행복을 찾기 힘든 나라, 대한민국입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할 기회가 적고, 자신의 장점을 개발하기 보다는 학교나 직장에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에 익숙합니다.
문제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만들어 놓은 문제를 풀고 비슷한 문제를 만드는 일을 잘하게 만들었습니다. 성적에서 뒤처지면 인생이 실패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교육합니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면 인생을 살아갈 길이 막막한 것처럼 청년들은 생각합니다. 일터에서 임원이나 승진하지 못하면 자신의 존재가 열등한 사람이라고 주변의 눈을 의식합니다. 모두가 자존감이 낮아서입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y)를 높여야 합니다.
어떻게 높여갈 수 있을까요? 책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며 함께 집어봅시다.
[30] 에이미 멀린스는 선천적으로 기형으로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 뼈가 없어서 한 살 때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 무릎 아래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다. 하지만 멀린스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피플>지 선정 ‘아름다운 여성 5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멀린스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뭔가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독특한 특징과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한다.
[79] 한마다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들의 뇌는 습관적으로 보다 더 과감하고 도전적이어서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회복탄력성이 높은 긍정적인 뇌의 특징이다.
[89] 긍정성이 높아지면 남을 더 배려하고 더 도와주고 기부와 봉사 활동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많은 연구가 있다. 한마디로 긍정적인 사람은 더 착하고 좋은 사람이다. 또한 배려나 봉사 활동은 사람을 더욱더 행복하게 해 주고 긍정성을 높여준다. 긍정성의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성은 모든 면에서 강한 회복탄력성을 갖게 해준다. 경제적 어려움이든 건강상의 역경이든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이든 인생의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고 오히려 그러한 어려움을 통해 더욱더 크게 성장하는 힘을 갖게 해 준다.긍정성이 그러한 힘을 지녔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들이 실증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포스트와 니마크는 이러한 연구들을 정리하여 왜 좋은 사람들에게 결국 좋은 일이 생길 수밖에 없는지를 밝히고 있다.
[108]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역경을 극복해낸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에게 닥친 역경과 고난에 대해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능동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서 오히려 기회로 바꾸었다는 점이다. 역경을 오히려 기회로 바꾸어 놓은 힘. 그 힘이 바로 기능적 고정성의 극복 능력이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늘 새로운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그때,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인적 물적 자원을 새롭게 조직하고, 거기에 새로운 의미와 기능을 부여해서, 최선의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회복탄력성의 중요한 요소다.
[125] 한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는 2010년 한 특강을 통해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매년 하버드 대학에 한국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다. 한국 학생 비율은 하버드 신입생 1,600명 중에 6%나 된다. SAT 성적이나 내신 성적도 매우 우수한 편이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에서 낙제하는 학생 중에서 한국 학생 비율은 10명 중 9명이나 될 정도로 높다는 것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청소년기인 만 15세 때는 학업성취도가 조금 낮더라도 학생들의 정의적 태도-효능감, 흥미도, 내적동기 등-가 높게 나오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스로 재미있어서 즐기면서 일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을 당해낼 수 없다. OECD 교육국의 PISA 관리 책임자인 베르나르 위니에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 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인 것은 분명하지요. 하지만 행복한 아이들은 아니예요.”
[127] 학생이나 학부모나 모두 노는 것과 공부하는 것을 대립시킨다. 그럼으로써 노는 것은 즐거운 것이지만, 공부하는 것은 괴로운 것이라는 위험한 ‘상식’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킨다. 결국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만 가득 심어준다. 공부는 재미없고 괴롭지만 훗날의 즐거움을 위해서 ‘참아 내야 하는 고통’이 되어버린다. 공부를 고통의 덩어리로 만들어 놓고 그러한 고통을 누가 누가 잘 견디나 하는 고문하기 게임을 집단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교육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글이 있어 소개한다.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란 감옥에 갇혀 교복이란 죄수복을 입고 실내화란 죄수 신발을 신고 공부란 벌을 받고 졸업이란 석방을 기다린다.’
[130] 아이들에게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가질 수 있도록 자율성을 키워줘야 한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빠에게 야단맞지 않기 위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공부하는 아이들은 불행한 아이들이다. 자기가 하는 일, 자기가 사는 삶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삶의 즐거움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어 사는 법을 먼저 터득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한걸음 한걸음 즐기면서, 음미하면서, 행복해하면서 자기가 선택한 발걸음을 한발 한발 내딛는 법부터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공부와 학문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세상의 아름다움과 신비, 깊은 의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공부의 즐거움을 터득해야 아이들은 한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 ‘놀지 말고 공부해라’는 아이를 망가뜨리는 잘못된 가르침이다.
[131] 행복한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공부도 잘한다. 불행하고 우울한 아이들은 학업성취도가 날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만 생각하면 영원히 불행해진다.
[134] 이러한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는 순간, 이들은 달라진다. 이제 더 이상 미래를 위해 유보하는 식의 삶을 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진정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지금 당장 시작하게 된다. 즉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지금 현재에 살기 시작하게 된다. 그 순간 그들은 무한한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다.
[137]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의 적분이 곧 나의 삶이다.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두기는 하되,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즐기면, 즉 과정을 즐기면 힘들지 않고 정상을 향해 갈 수 있다. 이것이 칙센트미하이가 말하는 몰입 혹은 최적의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은 ‘성공의 결과’라기보다는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 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하다기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행복해진다기보다는 행복해져야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139] 주위 사람이 뭐라든,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떠한 일이 생기든, 누군가와 어떠한 갈등을 빚던, 그러한 일들 자체에는 그 어떤 본래적 의미도 담겨 있지 않다. 그러한 일이 ‘기분 나쁜 일, 슬픈 일, 화 나는 일, 짜증나는 일’이 되려면 반드시 나의 해석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나의 분노나 짜증은 외부적 사건이나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의 분노나 좌절의 근원은 내 머릿속에 있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143] 사실기억은 단어의 의미라든가 사람의 이름, 도구의 명칭 등 사실과 관련된 기억이다. 한편, 에피소드 기억은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담고 있는 다양한 체험과 에피소드에 관한 기억이다. 에피소드 기억과 사실 기억의 결정적 차이점은, 에피소드 기억이 관계의 틀로서 시간과 장소에 의존하는 데 반해 사실기억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학습을 통해 얻게 되는 ‘지식’이라 불리우는 것이 바로 이 사실기억이고,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을 기억하는 것이 바로 에피소드 기억이다. 이 에피소드 기억이야말로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결정짓는 정체성을 이루는 기억이며 이는 스토리텔링으로 이루어진다. 사람이 살면서 겪게 되는 개개의 수많은 사실기억들을 일정한 개념 덩어리로 뭉뚱그려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이것이 곧 이야기하기인 동시에 이야기 만들기이고, 기억하기고, 경험하기고, 따라서 삶 자체다.
[145]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경험하는 대상이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그 경험에 대해 부가적으로 이야기한다기보다, 내가 선택하고 의미를 부여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한 스토리텔링에 의해서 나는 나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완성한다. 이처럼 경험이 스토리로 정착되면서 머릿속에 기억으로 남고, 그것이 곧 삶의 일부를 이루게 된다. 곧 삶은 내가 만드는 이야기다. 나의 정체성은 나의 기억에 있는 것이다. 내가 누구냐 하는 것은 내가 나의 경험에 어떠한 스토리텔링을 하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
[169] 모두들 각자의 인생 사느라 바쁘고, 자기가 관심을 지닌 것에 골몰하느라 당신을 흉볼 마음의 여유조차 갖기 힘들다. 그러니 안심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자기를 표현해도 좋다. 타인의 시선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소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략) 알랭드 보통이 그의 저서 <불안>에서 얘기했듯이,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원한다.
[205]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안정적 사랑의 유형이 가장 이상적이다. 적어도 안정적 사랑의 유형을 닮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이들은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에 대해 별다른 매력을 못 느낀다.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사랑을 하는 유형의 사람들은 연속극이나 영화에서 늘 조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불안한 사랑이나 회피적 사랑의 소유자들이다. 그래야 갈등이 생기고 이야깃거리가 생기니까.
[208] 하지만 20세기 이후 현대사회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대인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수천 년 동안 인류는 대인관계를 교육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가르치고 배워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은 실시하지 않는다.
오늘날 전 세계 모든 나라에는 비슷한 과목 간의 서열구조가 있다. 언어와 수리 관련 과목이 항상 높은 위치에 있다. 유럽이든 아프리카든 아시아든 아메리카든 전세계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다. 언어와 수리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임금 노동자로서 요구되는 자질이기 때문이다. 공자나 예수나 소크라테스가 가르쳤던 인간관계의 덕목은 사실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현대 학교 교육에서는 리더를 길러내지 않는다. 현대 의무교육의 목적은 임금 노동자를 길러내는 데 있다. 그것이 국가가 주도하는 의무교육의 기본 정신이다.
영국의 유명한 교육학자 켄 로빈슨 경의 말처럼 무용이나 미술이 주요 과목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우리는 이제 왜 무용이나 미술이 수학이나 영어만큼 강조되지 않는지, 왜 비슷한 단위 수의 수업을 실시하면 안 되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중략) 사실 다중지능 이론에 따르면 음악지능이나 신체운동지능, 시각지능 등이 모두 다 독립된 인간 고유의 지능이며 동등하게 가치 있는 본성이기 때문에 모두 다 훈련시키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재능들을 모두 다 발휘하면서 살아야 행복해지고 강해진다.
[220] 행복은 능력이다. 행복은 긍정적 정서를 통해 자신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이며, 또한 타인에게 행복을 나눠줌으로써 원만한 인간관계와 성공적인 삶을 일구어내는 능력이다. 스스로 행복하고 남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긍정적 정서의 소유자가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긍정적 정서를 지닌다는 것은 뇌를 긍정적인 뇌로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244] 긍정적 정서의 향상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대표 강점의 발견과 수행이다. 그러한 강점 수행과 더불어 긍정적 뇌를 만들기 위한 두 가지 비법을 추가적으로 소개하려 한다. 이 두 가지 비법은 마음과 몸에 들이는 두 가지 좋은 습관이다. 하나는 ‘감사하기’로 이는 마음의 좋은 습관이고, 다른 하나는 ‘운동하기’로 이는 몸에 좋은 습관이다.
[250] 감사하기 훈련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우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날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보면서 감사할 만한 일을 다섯 가지 이상 수첩에 적어둔다. 인생에 대한 막연한 감사가 아니라, 하루 동안이었던 일 중에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머릿속으로 회상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반드시 글로 기록한 후에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의 뇌는 그날 있었던 일을 꼼꼼히 회상해보면서 그중에서 감사할 만한 일을 고르게 된다. 다시 말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그날 하루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다가 잠들게 되는 것이다. 잠들기 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기억의 고착화 현상은 잠자는 동안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긍정적 마음으로 그날 하루 일을 회상하는 뇌의 작용을 일종의 습관으로 만드는 데 있어 효과적이다.
(중략) 감사일기를 3주간 매일 쓰면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석 달을 계속해서 쓰면 아마도 주위 사람들도 당신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독서습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53_소금_박범신_2013_한겨레출판(180417) (0) | 2018.04.21 |
---|---|
독서습관52_장점을 강조하는 자기개발서_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_로드 주드킨스_2015_위즈덤하우스(180413) (0) | 2018.04.15 |
독서습관_이순신 장군에 대한 소설_칼의 노래_김훈_2001_생각의 나무(180408) (0) | 2018.04.15 |
"소금"을 읽고 - 박범신_2013_한겨레출판(180415) (0) | 2018.04.15 |
[50]풀리지 않은 세계의 불가사의_인류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 (0) | 2018.04.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