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알릴레오 북스에서 소개된 책 <침팬지 폴리틱스>는 침팬지 사회를 이해하고 인간과 침팬지의 유사성을 보여준다. 저자 프란스 드 발이 네덜란드 아른험(Arnhem) 동물원에서 오랜 기간 침팬지 사회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일상에서 사람 중심으로 세계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다양한 생물과 공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요약하자면 침팬지의 세계를 보면 단순히 힘이 세다는 것이 아니라 집단 구성원들의 인정을 받아야 진정한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수컷인 라윗, 니키, 이에룬, 단디가 벌이는 권력다툼은 침팬지 세계에서의 권모술수를 보여준다. 특히 나이가 가장 많은 이에룬이 니키와 라윗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부분이 마치 인간의 정치를 보는 것 같다. 호릴라와 마마 사이에서 보여주는 우정은 오랜 친구인 암컷 사이에 전혀 다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보다 우정이 깊어 보인다.
<침팬지 폴리틱스>라는 훌륭하게 잘 정리된 책을 통해 우리는 쉽게 침팬지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한계를 인식하고 세상에 대한 작은 지식에 대해 겸허해지는 시간이다.
아래에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을 인용했다.
자연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는 침팬지는 소규모 집단으로 나뉘어 먹이를 구하러 다닌다. (...) 그러나 사람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살게 되면서부터는 설사 정글 속이라 해도 금세 평화가 깨져버린다. (37)
영장류 지능의 진화는 꾀로 상대방을 이기고, 속임수 전략을 감지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타협을 이루며, 자신의 삶에 이득이 되는 사회적 연대를 증진시키기 위한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침팬지들은 이런 영역에서 분명히 뛰어나다. (76)
고양이나 새들과 달리 침팬지들은 새끼를 돌보기 위한 적절한 지식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지 않다. 테펄은 다른 동물원에서 얻은 지식을 여기서 활용했던 것이다. (119)
침팬지 수놈은 다른 동물들의 수놈 사이에서 나타나는 경쟁적인 경향을 극복하고 높은 수준의 협력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친척뻘인 다른 유인원들에 비해 독보적이다. 공동의 적에 대항해서 연합을 유지하면서도 동료들과 끊임없이 경쟁하는 인간들처럼, 수놈 침팬지 역시 그들의 이웃에 대항해 공동연대를 형성할 필요성 때문에 경쟁심을 삭이고 의식화한다. (166)
호릴라의 행동이 마마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어버렸지만 마마는 호릴라에 대해 어떤 보복도 하지 않았다. 마마와 호릴라 사이의 우정이 대단히 깊었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고 해서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이들 두 암놈 사이의 충돌은 단 한 번도 목격된 적이 없다. (206~207)
둘의 연합 관계에 있어서 이에룬은 머리 역할을, 니키는 몸통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이에룬은 교활한 여우라는 인상을 주었던 반면, 니키는 힘과 스피드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었기 때문이다. (...) 니키가 이에룬과 라윗을 상대로 구사한 일종의 분할 지배 정책은 두 수놈을 마비시키고 예속시켰다. (217)
아른험 침팬지 집단에 속한 암놈들의 서열은 위로부터의 위협과 과시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아래로부터의 존경에 바탕을 둔 것처럼 여겨진다. (271)
인간은 말하는 영장류이지만 행동은 침팬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말다툼, 도발적인 언어폭력, 항의와 간섭, 화해의 언사 등 여러 형태로 언어를 활용하지만, 침팬지는 그것들을 언어가 아닌 형태로 표현하는 것뿐이다. 인간이 말 대신 행동으로 무언가를 표현할 경우에는 침팬지와 더욱더 유사해진다. (283)
다른 침팬지들을 위해 가지를 붙들고 있어주는 행위는 연합 형성 행위 그 이상인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도움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뭇잎과 고기를 나눠먹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298)
권력의 균형은 매일매일 시험되며, 만일 그것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도전이 일어나고 새로운 균형이 찾아올 것이다. 결국 침팬지들의 정치도 건설적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로 분류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겨야만 한다. (313)
1983년에 유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베르트 한스트라(Bert Haanstra)가 침팬지들을 촬영하기 위해 아른험에 왔다. (...) 그의 인내는 보상을 받았다. <침팬지 가족(The Family of Chimps)>이라는 제목의 훌륭한 영화는 이전 다큐멘터리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침팬지들의 개성과 사회적 지능 등을 잘 보여줬다. (321)
독서습관800_침팬지 폴리틱스_프란스 드 발_2018_바다출판사(231105)
■ 저자: 프란스 드 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장류학자이자 대중 저술가로 폭넓은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란스 드 발은 1948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에서 동물 행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영장류학계의 최고권위자 중 한 명이며, 2007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에는 <디스커버>의 "47인의 과학계의 위대한 지성"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학교 심리학과 C.H.캔들러 석좌교수이며, 미국에서 가장 유구한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여키스 국립영장류연구센터 산하 리빙링크스센터의 책임자이다. 드발의 첫 번째 저작 <침팬지 폴리틱스>는 당시 학계에서 흔히 '영혼 없는' 실험 객체로 취급받던 침팬지의 사회에도 인간과 같은 마키아벨리적 권력 투쟁이 있음을 보여주었고, 그에게 큰 명성을 안겨주었다. 그 뒤로도 <영장류 평화 만들기>, <보노보>, <내 안의 유인원> 등 연이은 저작을 통해 영장류의 공격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도덕적이고 평화적인 모습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영장류 사이에 마치 평행선처럼 대비가 가능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독서습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802]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_경제의 흐름에서 기회를 잡는 매크로 투자 가이드 (0) | 2023.11.12 |
---|---|
[801]걸리버여행기_네 나라를 여행하며 18세기 영국 사회를 풍자한 소설 (0) | 2023.11.11 |
[799]칩워 ②_미국의 반도체 기술패권과 중국의 한계점 (0) | 2023.11.05 |
[799]칩워 ①_누가 반도체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0) | 2023.11.01 |
[798]역노화③_재생의학과 건강을 담은 알약 그리고 건강을 위한 습관 (0) | 2023.11.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