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면서 여러 책에서 많이 인용되는 책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시리즈에 도전을 시작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두 번 읽었던 경험이 있어 1권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인물에 대해 아래와 같이 연대표에 색깔로 비교한 인물을 정리해 보니 한눈에 들어온다. 플루타르코스가 자신의 시대를 거슬러 1000년의 기간을 살아갔던 영웅들을 정리한 덕분에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인물을 조금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또 다른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셰익스피어가 명작을 남긴 것이 좋은 사례다.
청소년 시기에 읽으면 좋은 책이다. 현실은 대학입시라는 획일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청소년들에게 필독서는 시간이 나면 보는 책이 되었다. 읽지 않아도 대학입학 시험을 보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한 후에 본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학문 분야에서 깊이 있게 토론하고 논리적인 글쓰기를 하려다보면 시험 위주의 배움의 한계를 드러낸다.
이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국영수나 성적 위주가 아니라 시간을 주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운동장에서 놀면서 여유 가운데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각자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신복룡이 번역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는 여러 언어로 번역된 작품들을 활용했다. 그래서 영웅전 자체에는 없었지만 후세에 번역가들이 추가한 내용도 일부 들어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비교하며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2권이 기대된다.
플루타르코스가 이 책을 쓴 시기는 서기 100년쯤이었다. 종이가 없던 시절, 파피루스에 썼을 것으로 보이는 원고는 몇몇 독자의 손을 거쳐 필사본으로 보급되었다. 그 무렵에는 이를 옮겨 쓰는 전문 노예들이 있었으므로 필사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문예 부흥 시기가 오면서 이탈리아에 보급되기 시작했고, 1470년대에 이르면서 <영웅전>은 이탈리아에 널리 알려진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구텐베르크가 1439년에 활자를 발명하여 성서를 처음으로 찍은 해가 1450년임을 감안하면, 1470년대의 영웅전은 여전히 필사본이었을 것이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 최초로 활판 인쇄된 해는 1517년이었는데, (...) (33)
1579년에 영문판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출판한 그는 초판을 국왕 엘리자베스 1세(Queen Elizabeth)에게 헌정하여 많은 찬사를 받았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노스 경은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으며, 그 결과 셰익스피어가 <줄리어스 시저>, <코리올리누스> 그리고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쓰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55)
헤르실리아가 이렇게 여러 차례 간청했고, 다른 여인들도 애원하여 휴전이 이뤄지고 양쪽 대표들이 회담을 열었다. 그러는 사이에 여인들은 그들의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친정 부모와 오빠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 그리고 그 도시에는 로마인과 사비니인이 함께 살도록 했다. (139)
리쿠르고스는 어떤 법도 문자로 남기지 않았다. '신탁'이 이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만약 도시의 번영과 덕성을 키워 주는 가장 중요하고도 구속력 있는 원칙들이 시민의 습속과 훈련 속에 자리 잡는다면 명문화된 교육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고정된 목표를 심어 주는 것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그로써 모든 시민이 입법자의 구실을 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이 리쿠르고스의 생각이었다. (187)
리쿠르고스는 음식을 끊고 죽으면서, 정치인은 죽는 일도 국가에 도움이 되어야 하므로 자기의 죽음도 의미 없는 일이 아니라 덕스러운 행동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215)
100세가 되어서 스스로 음식을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한 스콧 니어링이 떠오르는 리쿠르고스의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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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로마 달력이 12개월이 아니라 10개월이었다는 사실은 그 마지막 달의 이름으로도 알 수 있다. 그들은 12월을 데켐베(December)라고 부르는데, 이는 본디 열 번째 달이라는 뜻이었다. 또한 마르티우스가 본래 첫 번째 달이었다는 사실은 그다음에 이어지는 달의 이름으로써 입증된다. 그래서 퀸틸리스(Quintilis, July)는 단어의 뜻 그대로 다섯 번째 달이었으며, 여섯 번째 달인 섹스틸리스(Sextilis, August)를 비롯해 데켐베르까지 그 이름이 숫자의 순서대로 쭉 이어진다. (255)
플라톤은 또한 이렇게 말했다. "그와 같이 지혜로운 왕은 진실로 그 스스로가 축복받은 사람이지만, 그의 입술을 거쳐 흘러나오는 지혜의 말을 듣는 사람 또한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259)
한 나라의 대통령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문장이다. 올바른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반대의 경우는 불행한 국민이다.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누구나 알고 있다.
솔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 아나카르시스는 안간의 불의와 탐욕을 성문법으로 막으려는 그의 생각을 비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법이란 마치 거미줄과 같이 연약하여, 작은 것이 걸려들면 그 망으로 잡을 수 있지만,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이 걸리면 갈기갈기 찢어지는 법입니다." (282)
기원전 그리스에서 법의 역할은 2500년이 넘은 현재도 동일하게 한계가 있다.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해야 하지만 돈과 권력 앞에서는 법망은 무용지물이다. 2023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아나카르시스의 말은 여전히 유효해서 씁쓸하다.
솔론은 이렇게 말했다. "아, 리디아의 왕이시여, 신은 그리스인들이 어떤 일을 겪을 때 잠시 머뭇거릴 줄 아는 중용의 지혜를 주었습니다. 그들은 평범한 삶에 익숙하여 왕처럼 사치스럽지도 못하고 우아하지도 않습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인생이 파란만장한 것임을 알기에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들뜨지도 않고, 아직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행복을 두고 찬탄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다가오는 앞날은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하지만, 하늘이 그 사람에게 마지막에 풍요로움을 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행복하다고 여깁니다. (...) (318~319)
테미스토클레스는 잔인한 희생을 치름으로써 전쟁에서 빛났던 지략을 훼손시켰고, 자기 시민의 칼과 페르시아 사람들의 시기심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다가 위신을 잃었다고 우리는 말할 수 있다. (484)
아리스티데스의 덕망 가운데 가장 칭송을 들은 것은 정의감이었다. 그의 생애를 통틀어 한 번도 변함이 없었던 정의감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났다. 그는 가난한 평민 출신이었지만, 가장 제왕답고 가장 신의 경지에 가까운 이에게 주어지는 '의인(The Just)'이라는 칭호를 들었다. (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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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750_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_플루타르코스_2021_을유문화사_230625
■ 저자: 플루타르코스
서기 45~50년경 보이오티아섬의 북쪽 마을 카이로네이아에서 태어났다. 스무살에 아테네로 가 암모니우스의 지도를 받으며 그리스 철학을 익혔고, 이후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방문하며 학식을 쌓았다. 로마에서는 황제를 비롯한 명사들과 친교를 맺으며 로마 시민권을 얻었으며, 만년에는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의 사제로도 일했다.
그러나 그의 본분은 철학자이자 저술가로, 모두 200종이 넘는 저술을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를 담은 기록이자 플루타르코스 자신의 인간관을 투사한 대작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삶의 영감을 선사하는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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