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히려 역사에서 가장 고결하고 본받을 만한 인물들의 기록을 내 마음속에 늘 간직함으로써, 어쩌다 나에게 스며든 천박하고 사악하고 악랄한 생각들을 떨쳐 버리고 내 생각들을 평온하고 공평무사하게 함으로써 환상에서 벗어나게 하여 가장 공의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 (440)
위의 글은 플루타르코스가 영웅전을 지은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3권에도 1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각 인물에 대한 서사에 몰입해서 읽지만 특징을 선명하게 기억하기는 어렵다. 장마다 마지막에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을 비교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독자에게 시야를 넓혀준다.
3권에서는 4장에서 등장하는 티몰레온과 파울루스가 순서가 바뀌어 등장한다. 지금까지 그리스 영웅이 먼저 나오고 로마 인물이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로마의 파울루스가 먼저 등장하고 뒤에 그리스의 티몰레온이 나온다.
역자가 설명해 놓은 것을 보니 플루타르코스의 착오였을 거라는 추측이다. 플루타르코스가 1세기 경에 그리스 로마 영웅들을 정리해 둔 이 책은 수많은 작품을 탄생하는 씨앗을 제공했고, 역사를 이해하는 면에서도 큰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그의 착오는 용서가 된다.
3권도 아래와 같이 10명의 인물을 그리스와 로마로 구분하고 연대순으로 배열했다. 그리스의 영웅들은 동시대의 인물이라는 점이 확연히 들어온다.
위대한 장군의 덕목이라면 자신이 적군보다 강성할 때는 적군이 전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자신이 적군보다 약할 때는 적군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게실라오스는 늘 그런 방법으로 조국을 지켰다. (191)
마르켈루스가 이룬 업적은 펠로피다스가 레욱트라와 테기라에서 거둔 가장 찬란하고도 유명한 승리와 견줄 만하다. 마르켈루스가 속임수나 매복으로 적군을 무찔렀다는 기록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펠로피다스는 망명지에서 몰래 돌아와 테베의 참주들을 죽였다. (295)
그와 마찬가지로 로마인이나 그리스인들은 플라톤이 이끌던 아카데미아에 대해 나쁜 감정을 품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다루려는 디온과 마르쿠스 브루투스의 공통점을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곧 디온은 플라톤의 직계 제자였으며, 브루투스는 플라톤의 가르침 속에 성장했던 것이다. (301~302)
일찍부터 고결한 성품을 타고났던 디온은 너그럽고 남자다운 사람이었지만, 하늘의 도움으로 [기원전 388년에] 플라톤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만난 것을 계기로 크게 성숙했다. 아마도 그런 일은 사람의 뜻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늘은 시라쿠사이의 자유를 위한 기반을 미리 마련해 주고 폭군을 몰아내고자 이탈리아로 가던 플라톤을 시라쿠사이로 보내 디온을 제자로 삼게 한 것 같다. (304)
시니컬(cynical)은 본디 '언행이 개처럼 거칠다'는 뜻으로서, 그렇게 사는 무리를 견유학파(Kynismos)라고 불렀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안티스테네스에서 비롯한 이 학파는 행복이 외적 조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므로, 되도록 본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관습을 모두 무시하고 문화적 생활을 경멸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만난 디오게테스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406)
사람들은 처음부터 큰 불법 행위를 저지름으로써 정치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에 조심하지 않음으로써 경계심을 늦추어 끝내 큰 재앙을 불러오는 것이다. (442)
오늘날의 형제나 친척들을 보면 산이나 강이나 성벽으로 유산을 나누고 광활한 토지를 갖지 못하면 끝없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산다. 유산으로 호강을 누리며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역사는 파울루스의 가정을 통해 깊이 생각해 보도록 하는 사례를 보여 주었다. (445)
추위나 더위 가운데 하나를 잘 견뎌 내는 것은 그 두 가지를 모두 잘 견뎌 내는 것만큼 훌륭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부귀영화를 누릴 때 교만하거나 들뜨지 않고, 역경에 빠졌을 때도 낙담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용감하고 강인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파울루스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539)
보잘것없는 도시에서 돈과 명성만을 목표로 삼는 예술이 시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덕망은 강인한 나무처럼 수고로움을 피하지 않는 너그러움과 정신력으로써 어느 곳에서나 뿌리를 내린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살고 있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대로 살지도 못하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못한다면 우리 자신의 못남을 탓할 일이다. (544)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는 왕과 독재자에 대항하여 싸웠으며, 모두 딸을 잃었고, 고국에서 추방되었다가 영광스럽게 돌아왔으며, 다시 해외로 도피하였다가 정적들의 손에 납치되었고, 그들의 목숨이 끊어졌을 때 그들의 조국도 자유를 잃었다. (546)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984
독서습관 752_플루타르코스 영웅전 3_플루타르코스_2021_을유문화사_230702
■ 저자: 플루타르코스
서기 45~50년경 보이오티아섬의 북쪽 마을 카이로네이아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에 아테네로 가 암모니우스의 지도를 받으며 그리스 철학을 익혔고, 이후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방문하며 학식을 쌓았다. 로마에서는 황제를 비롯한 명사들과 친교를 맺으며 로마 시민권을 얻었으며, 만년에는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의 사제로도 일했다.
그러나 그의 본분은 철학자이자 저술가로, 모두 200종이 넘는 저술을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를 담은 기록이자 플루타르코스 자신의 인간관을 투사한 대작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삶의 영감을 선사하는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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