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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726]우리 기쁜 젊은 날_1세대 학생운동을 돌아보며 자유와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돌아보다

by bandiburi 2023. 5. 7.

유튜브에서 진회숙의 음악 콘텐츠를 재미있게 봤다. 그녀의 경험을 담은 책이 있을까 도서관에서 검색해서 찾은 책 <우리 기쁜 젊은 날>이다. 진회숙이란 인물이 운동권 1세대였다는 부분에 놀랐다. 그녀는 비록 소극적으로 참여했지만 분명히 주변의 인물들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들이다. 

또한 저자 진회숙이 보수논객 진중권의 누나라는 사실이다. 개인이 자신의 장점을 살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장점이기에 두 남매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을 탓할 일은 아니다. 

저자와 함께 이 나라의 정치적 민주화를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운동권 1세대들의 삶에 대해 알아가는 좋은 시간이었다. 

아래는 책에서 발췌한 문장과 소감을 함께 포스팅한다. 

어느 날 갑자기 전혀 예기치 않게 우연히 찾아올 수도 있다. 아니, 오히려 그런 경우가 더 많은지도 모른다. 운명의 진정한 주인은 우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35)

야학에서 만난 운동권 학생들에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당시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인간의 삶과 역사, 사회에 대한 이들의 진지한 자세와 통찰력이었다. 인문, 사회과학에 관한 폭넓은 공부를 통해 이들은 일찍이 사회와 역사를 보는 눈을 키웠다. 그에 비하면 나는 완전히 젖먹이나 다름없었다. (39)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없이 평온한 삶을 살아온 저자에게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운동권 학생들은 진지한 자세와 통찰은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지금도 사람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건전한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상호 생각을 존중하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며 합의안을 도출하는 성숙한 토론문화가 필요하다. 

이런 문화가 절실히 필요한 곳이 정치권이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모습은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고 상대방의 의견은 무조건 폄하하며 때로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듯 고성을 지른다. 이성과 논리를 앞세워야 하지만 감정과 사욕이 앞서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국민의 대변하는 국회의원의 정체성은 당선이 되기 전까지만 강조된다. 당선이 결정되는 순간 그 정체성은 역전되어 국회의원이란 직위를 이용해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한다. 

2017년에 개봉된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더 포스트>에도 나오는 것처럼 비밀문서에서 드러난 베트남전쟁의 목적은 70퍼센트는 미국의 굴욕적인 패배를 피하기 위해, 20퍼센트는 남베트남의 영토를 중공의 손에서 지키기 위해, 10퍼센트는 남베트남 국민에게 보다 나은,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45)

<전환시대의 논리>는 제목 그대로 내 삶의 방향을 '전환시킨' 책이었다. 아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마 이 책을 읽은 모든 사람이 그랬을 것이다. (47)

고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는 지금 읽어도 탁월한 책이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924

 

[733]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①_베트남 전쟁과 중국에 대한 역사적 통찰과 현재 우리 상황

1970년대 권력에 의해 진실이 가려진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청년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해 준 책이 있다. 故리영희 교수의 이다. 독서습관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있는데 여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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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andiburi-life.tistory.com/1925

 

[733]전환시대의 논리 ②_베트남과 일본의 근현대사 이해와 객관적 상황인식 필요

후반부는 두 가지 큰 줄기를 가진다. 첫째, 베트남을 둘러싼 프랑스, 영국, 일본,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베트남전쟁이 일어나기까지의 상세한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둘째, 일본은 2차 대전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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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예술극장에서 <맨발의 청춘>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맨발로 청춘을 바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5060 세대에 바치는 일종의 헌정 다큐멘터리였다. (...) 그중 정말 가슴 미어지는 영상이 있었다. 인혁당 관련자들의 사형 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유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다. (79)

영화 <맨발의 청춘>은 많이 들어봤지만 직접 보지는 못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세대를 위한 영화라니 봐야겠다. 인혁당 사건 관련된 글은 접할 때마다 늘 암울한 당시를 상상하게 된다. 이를 조작한 권력자들과 사형을 당한 사람들과 가족들의 황망한 모습이 대비된다. 인권과 생명을 지켜야 할 권력자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휘둘러 조작해서 죽이는 행위가 우리 근현대사의 어두운 면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안타까운 점은 현재도 그런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다양한 권력을 가진 자들은 언론과 돈을 가진 자들과 어우러져 국가의 힘을 자신들이 이익을 위해 활용한다. 그리고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분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80년 봄에 후배들 앞에서 불렀던 <백치 아다다>도 그렇고, 나는 정순이가 다른 친구들보다 유달리 감성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한번은 내가 홈페이지에 영화 <엘비라 마디건>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을 글과 함께 올린 적이 있었다. (...) (123)

이렇게 당시 시국 사건의 재판정은 신념에 따라 한 자신의 행위가 옳다고 믿는 확신범과, 법과 양심에 비추어 이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변호사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영혼 없는 판결을 내리는 '소신 없는' 법관들이 서로 만나 의미 없는 공방을 주고받는 요식행위의 장이었다. (150)

1980년대나 2023년 지금이나 법은 최후의 의지할 곳이다. 법에 근거해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법관이 돈 앞에 눈이 멀고, 권력 앞에 소신을 버리면 이 나라의 법치주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검사들이 자신의 생각이 아닌 검찰이라는 조직의 대변하면 안 되는 이유다.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기어코 자식을 성공시키고자 했던 우리 세대의 부모들. 그런 부모들의 간절한 소망 속에는 바로 그가 살아왔던 시대의 좌절과 고통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 부모들은 자식을 통해 그 한을 보상받고 싶어 했지만 과연 몇 퍼센트의 부모들이 이런 소망을 이루었을까. (159)

자녀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부모들은 당연히 자신들처럼 자식들이 부모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자녀들이 마주한 현실은 산업화 시대와는 다르다. 성장이 없고 양질의 일자리가 외주화와 비정규직 일자리로 사라지고 있어 자신의 생활을 하기에도 힘겹다.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가난한 노인들은 좌절과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다. 국가의 사회보장 시스템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자식일 때는 부모의 마음을 잘 모른다. 부모의 간섭이 귀찮고 짜증날 뿐이다. 자식이 옳은 일을 하겠다는데 부모로서 격려는 해 주지 못할망정 훼방을 놓다니,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160)

직접 자식을 키워보며 경험하기 전에는 부모의 마음을 알기 어렵다. '너도 너 같은 자식 키워봐라!'는 말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애초에 카세트테이프로만 존재하던 <공장의 불빛>은 이듬해인 79년 2월, 제일교회에서 채희완(서울대 미학과 69, 전 부산대 교수)의 안무로 무대에 올려졌다. (...) 그렇게 <공장의 불빛>은 김민기와 채희완, 70년대 민중 문화를 대표하던 두 사람의 천재가 만들어 낸 '시대의 걸작'이었다. (204~205)

이런 아나운서의 멘트가 마치 "네가 고문을 당하는 이 순간에도 이 세상은 잘 굴러가고 있어"라고 비웃는 것처럼 들렸단다. 그 느낌이 그렇게 참혹할 수가 없었다고. 나도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세상은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가는구나. 그것이 서러워 밤새 울었다. (259)

저자가 직접 투옥되어 고문받아본 심정을 잘 드러내준다. 지금도 누군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세상은 잘 굴러가고 있다. 당시에는 국가권력에 의해 젊은이들이 만신창이가 되었다면 지금은 국가권력 외에도 일부 자본과 언론, 법의 힘을 가진 자들까지도 가세해서 열심히 살아가려는 시민들을 힘들게 한다.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요란한 말뿐이었나. 

감옥살이의 베테랑들은 말 대신 수화를 한다. 감옥에 오래 있거나 아주 들락거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화를 배운다. 특별히 장애인에 대한 의식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수화가 교도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리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294)

나중에 철이 들고 나서 나는 부모를 원망했다. 남들은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는 모든 것들을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상처받으며, 그야말로 피를 철철 흘리며 배웠기 때문이다. 부모가 되어서 자식에게 돈은 못 물려줄망정 정신적인 것은 물려줘야 한다. 안그러면 나처럼 인생이 아주 고달파진다. (310)

부모로서 자식에게 물려줄 유산이란 무엇일까. 진정한 유산은 부모의 삶으로 보여주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일 것이다. 저자는 철이 들고 나서 자신을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운 부모를 원망한다. 좌충우돌 세상과 부딪히며 자연스럽게 알아갈 기회를 갖지 못한 철부지와 같은 삶을 살았던 자신에 대한 원망일 수도 있다. 

김재규의 증언으로 미루어 보면 당시 박정희는 정상적인 판단을 거의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였던 것 같다. 독재자들이 말년에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이었다. (334)

독재자 박정희를 살해한 김재규에 대한 평가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살인 자체는 잘못된 일이지만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다고 본다. 

영화 <소피의 선택>의 주인공 소피는 반유대주의 신봉자였던 아빠와 함께 보낸 어린 시절을 삶의 가장 행복한 시절로 기억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역사적으로 평가할 때, 그가 얼마나 착한 아들인지, 얼마나 자상한 남편인지, 얼마나 좋은 아빠인지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에 둘도 없이 착한 아들도, 자상한 남편도, 좋은 아버지도 얼마든지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 (335~336)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016

 

독서습관360_유대인 학살 전범 재판 참관기_예루살렘의 아이히만_한나 아렌트_2019_한길사(210320)

2차 세계대전 시기에 유대인이 없는 독일을 만들기 위해 히틀러를 비롯한 지도층에서 누가 어떤 결정을 내렸고 어떻게 진행됐는지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이다. 1935년에 발표된 뉘른베르크 법은

bandiburi-life.tistory.com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이렇게 전문적으로 잘 노는 사람들은 대개 술을 잘 못 마신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신기해 북춤을 추는 한 노인에게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말한다. "술을 마시면 영 놀기에 징혀서." 술이 들어가면 손이 흔들려 북가락을 제대로 짚을 수 없고, 소리가 흔들려 제대로 노래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알코올 기운을 빌려 노는 것은 아마추어들이나 하는 짓이다. (393)


독서습관 726_기쁜 우리 젊은 날_진회숙_2018_삼인(230504)


■ 저자: 진회숙

이화여대 음대에서 서양음악을,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악이론을 공부했다. 1988년 월간 <객석>이 공모하는 예술평론상에 <한국 음악극의 미래를 위하여>라는 평론이 당선돼 음악평론가로 등단했고, <객석>, <조선일보>, <한국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 매체에 예술평론과 칼럼을 기고했다. 이후 KBS와 MBC에서 음악프로그램 전문 구성작가로 활동하며 MBC FM의 '나의 음악실', KBS FM의 'KBS 음악실', '출발 FM과 함께', KBS의 클래식 프로그램인 '클래식 오디세이' 평화방송 'FM 음악공감-진회숙의 일요스페셜' 등의 구성과 진행을 맡기도 했다.

(...) 저자는 이 책에서 1970년대 중후반 긴급조치와 계엄 등으로 엄혹했던 군부독재 치하와 그 시절 대학을 다닌 학생운동 1세대의 이야기를 매혹적인 서사와 객관적 서술을 통해 보여준다. 시대적 사명감이나 도덕적 의미를 부과하지 않고 솔직 담백한 핍진성으로 묘파 하는 70년대 학번들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 시대 자유와 인권 같은 민주적 가치들이 어떤 내력을 가지고 우리 앞에 당도해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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