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량으로 은퇴하며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없었던 신체적인 이상증상이 중년이 되면서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정희원 교수의 책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는 나이에 관계없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마음 챙김과 적당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전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용어나 유익한 동영상을 알게 된 것도 만족감을 준다. 특히 스티브 커츠의 여러 단편 애니매이션을 유튜브에서 봤는데 짧지만 보는 이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널리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였다.
스티브 커츠Steve Cutts의 단편 애니메이션 <해피니스 Happiness>에서는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크고 새로운 행복만을 좇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한다. (28)
항상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전적으로는 '생체가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생명 현상이 제대로 일어날 수 있도록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을 뜻한다.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 (63)
아래는 2018년도에 읽었던 데이비드 스노든의 <우아한 노년>이 떠오르게 하는 문장이다. 동일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수녀들을 관찰하며 언어능력과 운동이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예방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 수 있다고 얘기하는 책이다. 비록 뇌에서는 아밀로이드가 축적되어 있더라도 사망할 때까지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얘기하는 내재역량을 높게 유지하는 방법이 결국은 <우아한 노년>에서 언급한 건강한 생활습관인 운동과 언어능력의 활성화와 연결된다.
신체활동과 인지활동을 끊임없이 수행해서 내재역량 전반을 높게 유지하는 사람은 아밀로이드 신경병변이 상당히 축적amyloid deposit(치매를 일으키는 병리적 변화)되며 뇌가 많이 쪼그라들더라도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기능은 비교적 정상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전반적 내재역량을 낮게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미미한 뇌 병변만 발생해도 일상생활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렵다. (73)
근육을 합성하는 효과만 봐도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당분이 들어 있는 단백질 보충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액상 탄수화물 섭취 역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가급적 흡수 속도가 느려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는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근육의 양과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108~109)
프란체스코 시릴로Francesco Cirillo가 제안해 유명해진 포모도로 기법 Pormodoro Techique(25분 일하고 5분 휴식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25분 동안 앉아서 열심히 일한 후 짧은 휴식시간 동안 일어나서 몸을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17)
엔지니어로 24년을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이 심폐지구력의 저하다. 입사초기에는 축구나 마라톤과 같은 격한 운동을 즐겼지만 요즘은 많이 많이 약해졌다. 심폐지구력은 결국 누적 운동량과 연관된다.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에 우선순위를 두며 운동은 선택적으로 하다 보니 누적 운동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희망적인 점은 나이에 관계없이 누적 운동량을 늘려서 심폐지구력의 방향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주로 앉아서 생활한 사람들의 심폐지구력은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 젊은 성인 인구집단의 하위 20퍼센트 이하로 쇠퇴한다. 반면 전문운동가들의 심폐지구력은 나이가 들어도 젊은 성인 인구집단의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기능을 유지한다. 이 모든 결과를 종합하면 누적 운동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123)
노후를 위해 정말 필요한 운동량은 적어도 한 번에 30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주 2회 이상 하는 것이다. 젊을 때 국민연금을 납입해서 노후를 대비하는 것처럼 이 정도는 해야 이동성 도메인의 기능을 저축해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5)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발 비용'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한 소비 비용을 말한다. 하지만 시발 비용이 남기는 것은 더 심해진 번뇌와 우울, 흐릿해진 판단력, 스트레스의 결과인 대사질환과 염증을 비롯한 가속노화 현상뿐이다. (131)
몸과 마음을 위한 최상의 영양제가 마음챙김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해 보자. (138)
평소에 5~6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내 몸이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보고 다른 선진국의 사례를 봤을 때 7~8시간이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 책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수면시간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 몸은 충분한 수면이 면역력을 포함한 건강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그래서 바로 생활습관을 바꿨다. 무조건 7시간 정도는 잠을 자기로 했다. 확실히 낮시간에 피곤함이 줄어들고 더 집중해서 뭔가를 할 수 있다. 효과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거다.
수면부족은 스트레스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며 심혈관계의 긴장도를 높여 심근경색 같은 질환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높이고 면역력도 떨어뜨린다. (151)
술과 담배는 각각의 해악이 너무 커서 기대여명을 결정하는 5대 생활습관 인자에 반영되기도 한다. 5대 생활습관 인자는 다음과 같다.
① 일주일에 5회 이상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 수행
② 양질의 식사
③ 정상 체중
④ 절제된 알코올 섭취(순알코올양을 기준으로 1일 남성 5~30그램, 여성 5~15그램)
⑤ 금연 (179~180)
본드와 마찬가지로 알코올은 직접적인 신경계 독성이 있어서 신경세포 자체와 신경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피복을 계속해서 손상시킨다. 또한 알코올은 분해되면서 세포에 대사적 스트레스를 일으키며, 대사중간생성물인 아세트알데히드 acetaldehyde의 독성은 온몸이 마치 세균에 감염된 것과 비슷한 염증상태를 만든다. (187)
왜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들이 폐암에 걸려 고생하고 사망하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결국은 재료를 구우며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유기화합물이 문제다. 조리 방법을 바꾸거나 충분한 환기를 해야 한다.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폐암에 걸린다는 생각이 널리퍼져 인덕션레인지 보급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정작 폐암의 잠재적 원인은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미세먼지와 유기화합물 기체다. 이 기체는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가열하든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동일한 양이 생성된다. 결국 이를 줄이려면 후드를 사용하고 재료를 굽지 않는 대신 찌거나 끓여 먹는 등 다른 조리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193)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활성산소는 고장 난 미토콘드리아를 청소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오히려 이렇게 필요한 활성산소를 만들어줄 수 있는 고강도 신체활동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항산화주사를 맞는 것은 엉뚱한 방향의 일을 하는 셈이다. (195)
성인기에 돈을 들여서 살 수 있는 건강 관련 상품 중 확실한 기전적, 임상적 증거가 있는 것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고 매일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다. (200)
헌혈을 하고 난 뒤의 피가 보관되는 원리를 일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혈액 속의 칼슘이온이 하는 역할이 혈액응고작용이고 평소에는 필요하지만 혈액을 보관할 때는 이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점도 이해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채혈병 안에는 에딜렌다이아민테트라아세트산ethylene-diamine-tetra-acetic acid, EDTA이 들어 있다. EDTA는 혈액의 칼슘이온과 결합해 칼슘이 일으키는 혈액응고작용을 방지해서 검사실까지 이동하고 진단검사의학 장비를 통과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다. 혈소판헌혈을 받으면 피가 다시 몸으로 들어올 때 입술과 팔이 저려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 현상도 채혈용기에 들어 있는 CPDA1이라는 인체에 무해한 항응고보존제가 몸에 섞여 들어오면서 체내 칼슘이온 수치가 낮아져 생기는 현상이다. 헌혈하다가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칼슘이 풍부한 오렌지주스를 마시면 나아진다. (208)
대규모 이민을 받아들이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근본적으로 인구피라미드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상업적인 돌봄 서비스 역시 유복한 계층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젊어서 몸을 써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 미래에는 돈을 내고 다른 사람의 신체기능과 인지기능을 사용하는 것, 즉 요양보호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사치가 된다는 의미다. (222~223)
저명한 투자자 찰스 토머스 멍거 Charles Thomas Munger는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을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머릿속에 생각의 격자를 만드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하다고 했다. (...) 이러한 방식으로 지식과 사고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 제대로 된 공부라고 생각한다. (227)
안타깝게도 스트레스가 많고 4M이 안정되지 않으면 위치재를 구입하거나 경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커진다.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사람들이 명품 소비에 집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때의 소비 행위는 도파민 결핍을 일시적으로 채워준다. (235)
진정한 부의 체계는 '나에게 중요한 것'의 형성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① 소비자본주의사회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의 본질적 사용가치와 부차적이고 불필요한 가치들을 분리하는 안목을 키운다.
② 역량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정비한다.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활동들 자체가 삶의 만족감과 보상을 주며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을 유지시킨다.
③ 생애주기 관점에서 이동성, 마음건강, 건강과 질병을 관리한다.
④ 적절한 방법으로 경제적 자산을 관리한다. 돈의 의미와 역할을 이해한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자산의 구매력을 유지할 방법을 공부한다. (256~257)
독서습관 727_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_정희원_2023_길벗_230507
■ 저자: 정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를 취득했다. 의과대학 시절, 호른을 연습하던 중 근력 유지의 중요성을 깨닫고 근감소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였다.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가 처방받아먹고 있던 약 중 특정 약을 빼자 며칠 만에 멀쩡해지는 모습을 봤다. 이것을 계기로 노인의학에 완전히 매료되었으며, 내과 전공의 시절 노쇠에 대해 연구하다가 공부에 대한 갈증이 생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에 들어가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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