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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733]전환시대의 논리 ②_베트남과 일본의 근현대사 이해와 객관적 상황인식 필요

by bandiburi 2023. 5. 25.

<전환시대의 논리> 후반부는 두 가지 큰 줄기를 가진다.


첫째, 베트남을 둘러싼 프랑스, 영국, 일본,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베트남전쟁이 일어나기까지의 상세한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둘째, 일본은 2차 대전 패전국으로서 어떻게 경제강국으로 일어설 수 있었는가? 미국이란 나라의 계획에 따라 일본의 운명이 어떻게 극적으로 전환되었는지 잘 드러내고 있다.

리영희 교수는 폭넓은 식견을 가지고 미국의 내막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 베트남, 미국을 해석하고 있다. 책을 모두 읽었을 때 시간을 거슬러 새로운 것을 알게 된 만족감을 느낀다. 1970년대 언론이 차단되고 교실에서 닫힌 교육을 받은 청년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신세계를 보여주며 대환영을 받았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기독교는 중국 농민혁명의 전형인 태평천국의 홍수전 등과 근대 부르주아 정치혁명의 손문을 낳음으로써 일차적으로는 중국 근대화투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유럽사상인 기독교는 유럽 제국주의의 중국지배와 지기를 분리시킬 수가 없었다. 그것은 표리를 이루면서 중국민중에 작용했기 때문에 마침내는 중국인으로 하여금 기독교를 부정함으로써만 근대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상적 각성을 일으키게 하였다. (155)

동학란은 태평천국란처럼 명확한 혁명의식이 없었고, 혁명적 실천의 전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말았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동학반란의 '창의문'과 '상소'는 어디까지나 현 체제를 시인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의 탐관오리의 숙청에 중점을 두고 있다. 태평란은 사회제도 그 자체의 부정과 평등 무계급 사회 건설이라는 분명한 이념을 가지고 있었다. (161)

이것은 밖으로 서방 제국주의와 안으로 혁명의 압력 사이에 몰린 청조 지배계급으로 하여금 서양무기에 의한 군사적 현대화와 공장 도로를 세우는 물량주의적 발전을 하기만 하면 밖으로 제국주의에 대항하고 안으로 민중을 계속 억압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상으로서의 양무론을 낳게 하였다. (162)



농민운동의 지도자들은 중국 남부지방의 객가(客家)라고 불리는 최하층 천민의 신분에서 태어나 태평천국의 '천왕'이 된 홍수전, 광서성의 숯구이 인부 출신인 양수청, 역시 광서성 빈농 출신인 이수성 등이었다. 근대화운동의 지도자의 이와 같은 출신성분은 그 후 공산당에 의한 혁명운동의 중요한 지도적 사상으로 정착한다. (166)

닉슨이 그곳에서 만난 모택동과 주은래와 비행장에 마중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5.4의 아들들이다. 그리고 110년 전 성왕과 백성이 일체가 되는 '대동'사상을 품고 공상적 사회주의의 실현을 위해 반란을 일으킨 태평천국의 손자이기도 하다. (173)

'과오를 고치고, 병을 고쳐서 사람을 구한다'는 모택동의 혁명방식은 결과적으로 중국인민의 단결을 더욱 굳게 하는 지도이념이었다. '상호비판을 통한 재단결'의 끊임없는 반복, 이것이 중공지도자들의 원리이다. (177)

노령은 관념과 실천화의 침체와 퇴화를 뜻한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 모택동 자신이며 젊은 대중의 지도력 참여의 문을 구조 제도적으로 꾸준히 개방한 것이 그 자신이다. (183)

인류라고 거창하게 예를 들 필요도 없이 한 제도, 한 국가, 한 사회는 항상 이와 같이 '기성공리'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 의해서 향상되고 발전되고 세련되어져왔다. (202)

주름살처럼 분간도 할 수 없는 작은 파도가 우리의 시야 속에 들어설 때는, 그 하나하나가 해일과 같은 폭발력을 가진 파도인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발밑에 시선을 둘 것이 아니라 세계라는 넓은 수평선 위로 시선을 옮겨야 할 때가 왔다. (...) 제1의 과제는 사상의 조건반사적 토끼가 되지 말아야 하는 일이겠다. (208)

싸르뜨르는 유럽사회에서의 유태인 문제라는 것은 사실은 유태인 문제가 아니라 '반유태인'의 문제라고 분석한다. 유럽사회는 유태인을 하층천민으로 둠으로써 자신들의 긴 역사를 통해 부르주아적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지배체제를 유지하려 했고, 그러기 위해서 유태인에 대한 집단적인 편견을 일반화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21)

전문가의 연구를 빌 필요도 없이 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자라나는 어린 세대의 건전하고 폭넓은 사고능력과 비판력이야말로 가정과 사회의 건전한 발전의 토대임을 생각할 때, 나는 그들의 지적 발육에 점점 큰 영향을 주는 텔레비전에 대해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지나친 편견의 주입과 비정상적인 정치적 선전물은 삼가 주었으면 싶은 아버지로서의 간절한 희망을 말하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222~223)

싸하로프는 바로 소련 정치권력과 체제의 희생물이고, 오펜하이머는 미국 정치권력과 체제의 희생물이다. (233)



2차 대전 후 일본은 패전국으로 완전히 무장해제될 상황에 처해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장개석이 모택동에게 본토를 내주고 대만으로 패주 하게 되었고,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미국은 일본을 극동아시아에서 활용할 필요가 생겼다. 이것이 일본의 운명을 완전히 바꿨다.

일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일본은 무장해제가 아닌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다. 주변국에 대한 배상을 해야 했지만 '경제원조'라는 명목으로 상품과 용역을 지원했다. 결국 동남아시아까지 일본의 시장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지금도 미국은 한미일 동맹관계를 내세우며 한국이 일본과 가깝게 지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과거의 재현으로 생각하며 강하게 거부한다. 그래서 군사동맹은 허용되지 않는 부분이다.

중요한 사실은 한국전쟁 이후 미국과 일본은 형과 아우처럼 끈끈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들러리처럼 두 국가 사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이 따라가는 외교는 필망이다. 냉철한 역사인식과 상황인식이 위정자들에게 매우 필요한 시기다. 모든 국민이 지금도 일독해야 할 좋은 책이다.

급변하는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나 한 국민이 서 있는 위치는 전체적 정세의 변동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객관적인 자기 위치의 인식' 없이 한 정부나 지도자나 국민이 내일의 생존을 기약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246)


오늘날 국가와 국가의 관계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도 눈이 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강대국과 약소국과의 냉정시대의 특성인 종적 관계란 약소국 국민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과 같은 강대국의 "애타심에 있는 것이기보다는 강대국의 독자적 이해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너무도 어두웠지 않았나 한다. (247)

벌써 이 나라의 책임을 맡는 지도자들이 공언하게 되었고, 국민들도 자기보존의 일종의 본능 같은 것의 충동으로 일본과의 군사적 제휴 또는 군사동맹을 생각하는 듯 보인다. 이른바 '한미일 안보체제'라는 것이 이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한일 군사동맹' 구상도 가끔 들려온다. 미국이 한국방위(정확하게는 한반도 정세의 현상유지)에 관한 책임분량을 줄이고, 일본에게 그 분량만큼 넘겨주려고 생각한 것은 요새 유행어가 되다시피 한 이른바 '닉슨 독트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원초적인 발상은 한국동란 발생 직후에 체결된 미일 강화조약에서 이미 싹트고 있음을 본다. (249)

이 문장을 읽으며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이 중첩된다. 대통령이 자유와 가치 그리고 동맹을 주장하며 급속히 일본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의 구상에 맞을 수 있고 일본의 국익에 부합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픈 과거사를 가진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한 실리를 얻어야 한다. 과거의 미국과 일본이 취했던 역사를 반추하며 냉엄한 국가 간 현실인식을 가져야 한다. 국가 간에 낭만과 느낌과 기대는 나이브한 생각이라고 본다.

주위에서 형성되고 조성되는 이들 강대국들에 의한 파워 폴리틱스의 변화하는 국면에 처해서 분단된 남북한 민족이 또 한 번 민족상잔의 비극을 치르지 않으려면 이들 강대국들의 의도 능력과 제약을 명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251)

언제나 통치자들의 잘못은 대중의 희생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252)

통치자는 정해진 임기를 마치면 끝나지만 그릇된 판단으로 국가가 입은 피해는 온전히 국민 대중에게 전가된다는 말이 깊이 와닿는 이유는 뭘까

미국의 일본점령정책의 원리였던 비무장 일본을 상징하는 평화헌법(특히 제9조)은 한국동란 발생 직후 일본 좌익혁명세력에 의한 일본 좌익화 위험에 대항하기 위해 급속히 조직되기 시작한 자위대, (그 당시는 경찰예비대)의 강화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267)

우리는 반공주의와 반공전초를 자처하기만 하면 모든 서방 우방국가가 영원토록 국가안전을 보호해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국가들은 특히 강대국들은 우리가 중요시하는 신의나 약속보다는 자국의 국가적 이익을 국제사회에서의 행동원리로 삼는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국가적인 인격형성이 시급하다 하겠다. (284)

미국이 지정한 일본의 잔존 공업시설 기계류를 철거하여 2차 대전의 피해 국가들에게 분배 보상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일본의 공업적 소생, 그것을 토대로 한 경제 및 군사적 침략국가로의 재기를 방지하고, 동시에 아시아 피해 국가들의 경제적 복구를 노렸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대륙의 우익정권이 패망하여 사회주의정권이 수립되고 한국동란이 발생하자 1946년부터 계속되어 온 850개의 일본 공업시설의 철거 반출은 1952년 4월 26일 메가서령에 의해 중지되었다. 이에 앞선 52년 3월 8일에는 점령 직후에 내려진 일본의 무기생산 금지령이 폐기되었다. 아시아 피침국가들에 대한 일본의 배상은 공업시설 기계류 및 현물에 의한 방식 대신, 일본공업을 지원 복구하여 그것에서 얻어지는 생산품과 일본인 용역으로 제공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광대한 아시아지역의 많은 국가들과 한국에 대한 이와 같은 형식의 배상은 그 이름도 배상 아닌 '경제협력'으로 바뀌었다. (297)

위의 문장은 두고두고 주변에 알리고 싶다.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더욱 많은 사람들이 미국과 일본이 추구하는 정책의 이면을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이 하고자 하는 정치 군사적 철수는 일본이 그 임무를 다해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또 그러기를 일본정부가 동의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이 부분에서 특히 상세하게 설명되고 강조되어 있다. (309)

한일 국교정상화, 주일미군 철수, 주한미군 감축, 오끼나와 반환, 미일한 3국 군사협동체라는 일련의 구상이, 그후에 드러난 닉슨 독트린의 전 구상과 일품의 차이 없이 이미 여기에서 전개되고 있다. (330)

거듭 말하거니와 역사는 원형대로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서운 유사성을 지니고 한반도 주변의 역사는 재구성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분단된 남북민족이 화해에의 역사를 모색해야 할 상황에 일본의 강대국적 작용이 긍정적일 것인가 부정적일 것인가에 있다. (332~333)

베트남전쟁에 대한 상세한 전후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전에 읽었던 두 권의 책이 떠올랐다.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맥나마라의 <맥나마라 회고록 In Retrospect>와 <호치민 평전>이다. 두 권의 책은 두 명의 인물의 관점에서 경험한 베트남전쟁과 베트남 근현대사를 보여주며 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배경지식을 제공한다.

제국주의적 식민세력이란 힘에 의해서 패배당하기 전에는 그 단물 흐르는 식민지를 내놓은 역사가 없다는 준엄한 사실이 많은 아시아 피식민민족을 눈뜨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베르싸이유 평화회의의 역사적 가치가 있다. (361)

민족주의자라는 사실에서는 장개석이나 바오 다이, 고 딘 디엠은 다 철저한 민족주의자이다. 그들과 호지명이나 모택동의 사이에는 민족주의자라는 공통점 이외에 하나는 자본주의적이라는 것과 하나는 사회주의적이라는 철학의 차이가 있다는 것뿐이다. (376)

미국정부로서는 유럽에서 서독의 재무장계획을 완강히 반대하는 프랑스정부를 회유하기 위해 베트남에서의 프랑스 식민전쟁을 돕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이 시기는 중국을 공산주의자에 넘겨주었다는 문제로 미국 국내에 메카시즘의 광적인 반공운동이 휘몰아치고 있을 때였다. 동기와 성격이야 어떻든, 상대가 자본주의자가 아니면 그것은 공산주의자로서 없애버려야 한다는 덜러스 이론이 미국 외교정책을 규정하고 있었다. (392)

디엠 개인의 의사 여부는 고사하고, 그가 독재권 강화의 과정에서 키워온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기득권 세력과, 미국의 지도 간섭 조종으로 강대한 집단으로 양성된 20만에 이르는 군 고위장교 집단은 모든 민주화와 사회개혁에 부정정이었다. 민주화와 사회개혁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존재이유의 상실을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404)

우리 사회가 불평등이 심해지며 남베트남의 혼란기를 일부 닮아가는 것은 아닐까. 기득권의 욕심이 더욱 탐욕스러워지고 있다.

티우, 키, 키엠 대통령에서 시작해서 남베트남군대의 최고 지도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정부지도자들은 모두가 자기 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억압하는 프랑스 식민국과 베트남인민과의 전쟁에서 식민국 프랑스를 위해 싸운 자들이다. 남베트남정부란 부(富)한 자와 부패한 자를 위한 정권이다. 그것을 위해서 누가 목숨 바쳐 싸우려 하겠는가. (418)

그러나 워낙 남베트남사태가 남베트남 역대 정권의 무능 부패로 걷잡을 수 없게 되자 미국정부와 군대 내에는 이것을 북베트남과 관련시킴으로써 해결을 강요해보려는 이론이 강력한 동조세력을 얻게 되었다. 그 중심인물이 군인이 아닌 민간인 학자라는 것은 베트남전쟁이 증거하는 하나의 아이러니이다. 한때 '반공산단선언'이라는 것으로 이름을 날린 월트 로스토우(존스 대통령 특별보좌관)는 이런 생각에서 전쟁확대에 필요한 이론적 조작을 시작했다. (424)

이론은 잘 모르지만 '정부'의 결정이나 정책이나 행동이 그대로 '국가'의 그것으로 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모든 정부 결정, 정책, 행동을 국가의 이름으로 대치해놓고 그런 것에 대한 외부의 비판은 반박하는 것이 애국심이라고 직결해 버리는 사고방식이 과연 애국심이겠는가를 생각해 본다. 국가와 정부를 구분할 줄 모르는 '의식의 미분상태'라면 국가와 국민의 보다 높은 행복과 이상을 위해 불행한 일이겠다. (457)

그러기에 외신기자는 '사상적 주체'와 '공부하는 생활'을 직업적 자세로 삼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461)

대상을 보고 그대로 묘사 기술하는 것만으로는 하나의 생동하는 사회를 꿰뚫어보거나 역사의 움직임을 파악하기는 어렵겠다. 거기에는 이른바 엄격한 '객관주의'적 보도와 아울러 그것 이상의 무엇이 요구되리라고 생각된다. (469)

미래와 대결하는 기자에게 새로이 요구되는 것은 첫째는 적어도 권력과 관료보다는 의식이 앞서야 한다는 것과 둘째는 그러기 위해 꾸준한 자기 교양을 통해서 세계관을 넓혀야 하겠다는 절실한 생각이다. (471)

모든 것을 '가진 자'의 취미와 입장에서 취재되고 기사화된다. '지배하는 자'의 이해와 취미에서 신문은 꾸며진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진 자와 지배하는 자는 대연각의 은밀한 방에서 나오면서 이 기자의 등을 다정하게 두드린다. (475)

오늘날 언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네이버 뉴스에 나오는 기사제목만 봐도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추정할 수 있다. 그만큼 기자가 깊이 있는 해석과 생각을 담은 기사가 아니라 팩트체크도 부실한 휘발성 기사에 치중한다. 언론사주의 입맛에 맞는 정치나 부동산 기사는 독자를 부끄럽게 만든다. 기득권과 권력에 빌붙어서 기생하는 기자가 참 많아 보인다. ‘왜’라는 질문이 없는 순종하는 언론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이비 기자란 사실을 보고도 기사화하지 못하거나, 기자가 애써 취재해 온 기사를 사리와 권력 때문에 자의로 조작 요술을 부리거나, 백성의 이익이 뭣인지를 알면서도 강자의 대변자 노릇에 만족하는 각급의 기자 이외에는 없다. (485)

그것은 40년대 후반의 정세와 조건을 기초로 하여 성립한 우리나라의 70년대에 중대한 시련과 도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대국의 극동정책은 남북한과 각기 개별적으로만이 아니라 상호관계의 국면에서도 작용하고 전개될지도 모른다. (497)

말하자면 "주한미군 주둔은 미국의 국리에 따라 미국이 자유로이 결정할 문제이고 병력주둔은 조약상 의무가 아니며 철수는 한국정부의 사전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는 종합적 입장을 견지했다. (522)

미국과 일본의 군사동맹은 한국과 미국의 군사동맹과 양동맹의 공통체약국인 미국을 연결점으로 하고 반공공동체의식을 촉매로 하여 일체화된 셈이다. 한일 군사동맹 체결 없이도 한 변이 없는 삼각형 형식의 한미일 동맹안보체제의 의의가 강조되었다.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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