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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_이야기로 그리는 그림

by bandiburi 2022. 11. 26.

황새 (출처: 아웃 오프 아프리카)

카렌 블릭센의 책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담긴 이야기 중에 '인생길'이라는 소제목으로 새 그림을 그리는 부분이 224페이지에 있다. 어린 시절에 비슷한 놀이를 한 기억이 있다. 그림을 분해하고 각 부분에 스토리를 담는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이 부분을 보면서 이런 이야기와 그림을 접목한 사례들을 포스팅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이미 그런 블로그들이 많이 있다면 창작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래에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설명 부분을 인용한다.


어떤 동그랗고 작은 집에 한 남자가 살았는데 그 집에는 동그란 창이 하나 있었고 앞쪽에 세모 모양의 작은 정원이 있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물고기가 많이 사는 연못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밤 그 남자는 무시무시한 소리에 잠이 깨어 무슨 소린지 알아보려고 캄캄한 바깥으로 나갔다. 그는 연못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이 대목에서 들려주는 이는 군대의 이동 경로를 그리듯 남자가 가는 길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남자는 먼저 남쪽으로 달려갔다. 그는 길 한가운데에서 커다란 돌에 발부리가 걸렸고 조금 더 가다가 도랑에 빠졌다. 도랑에서 나와서 걷다가 또 도랑에 빠졌고 나와서 걷다가 세 번째 도랑에 빠졌고 다시 나왔다.
그제야 길을 잘못 든 걸 깨달은 남자는 도로 북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아무래도 소리가 남쪽에서 들린 것 같아서 다시 남쪽으로 달려갔다. 그는 길 한가운데에 있는 큰 돌에 발부리가 걸렸고 조금 더 가다가 도랑에 빠졌다가 나와서 걷다가 또 도랑에 빠졌다가 나와서 걷다가 세 번째 도랑에 빠졌다가 다시 나왔다.


이제 그는 분명히 연못 끝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걸 깨달았다. 그곳으로 달려가 보니 둑이 터져서 연못물과 물고기들이 흘러 나가고 있었다.

그는 얼른 둑을 막았고 작업이 끝나자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남자는 동그랗고 작은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여기서 이야기는 극적으로 막을 내린다. 남자는 무엇을 보았을까? 황새 한 마리!


- 카렌 블릭센 <아웃 오브 아프리카> 224~225페이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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