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체념증후군의 기록 Life Overtakes Me>라는 다큐멘터리 단편영화를 봤다. 고국에서 폭력, 살인, 강간 등의 위협을 피해 스웨덴에 난민으로 도피한 사람들이 있다. 스웨덴에서 난민 신분으로 살아가며 망명이 받아들여지길 기다린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난민들에 대한 비우호적인 분위기로 망명 신청이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난민 신분이지만 스웨덴에서 안정된 삶을 바라며 살던 아이들에게 이상한 증상이 나타난다. 바로 체념증후군 Resignation Syndrome이란 증상이다. 스웨덴에 있는 난민 자녀들에게 특히 많이 나타난다.
무서운 고국을 떠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스웨덴에서 정착을 기대하고 있던 아이들이다. 하지만 망명이 거부되고 고국으로 추방되어 목숨까지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상상은 아이들에게 극심한 정신정 공황을 만들어낸다. 아이들은 충격으로 먹는 것을 점차 줄이고 침대에 누워서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 결국은 자기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정신줄마저도 놓아버려 의식이 없다. 식물인간과 다름없다. 이런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얼마나 무너질 것인가 싶었다.
체념증후군이란 것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고 절망만이 있을 때 아이들이 육체 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부모의 절망한 모습과 음울한 가정 분위기는 그들의 마음을 한없는 나락으로 밀어낸다. 세상이 아이들에게 가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활발하고 운동도 잘하던 아이들이 식물인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다행히 영화에서 소개된 세 명의 아이들 중에 한 아이는 가족의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가족의 분위기가 희망으로 변하면서 급격히 상태가 호전되었다. 점차 눈을 뜨고 몸을 움직이더니 결국은 예전의 활기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는 다른 아이들도 편안하고 행복한 가정이 된다면 모두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스웨덴 정부에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된다.
멀리 볼 것 없이 우리나라에도 난민이 있다. 이들에게 우리 정부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까. 국민은 어떻게 이들을 보듬어 안아야 할까 생각한다. 우리들이 자녀도 소중하지만 모든 아이들은 소중하다. 그들의 가족도 소중하다. 인종과 피부색은 다르지만 가족에 대한 생각은 동일하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이런 게 아닐까.
'라이프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한반도를 둘러싼 스토리가 미중일 현실과 비슷하다_강철비2_2020_정우성 곽도원 유연석(221021) (0) | 2022.10.25 |
---|---|
[영화]35년 전 고교시절 감동받은 영화 다시보기_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_1987_강수연 박중훈 김세준(221022) (0) | 2022.10.23 |
[영화]에디슨과 전류 전쟁 그리고 앤 모건과의 교류_테슬라_2020(221018) (0) | 2022.10.20 |
[영화]청각장애인 자녀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감동 영화_코다CODA_2021(221019) (0) | 2022.10.20 |
[영화]모드 루이스의 장애와 고난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실화 배경_내사랑_2016_샐리 호킨스&애단 호크 주연(221014) (0) | 2022.10.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