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ROMA>를 봤다. 넷플릭스에서 수상작 중에서 흑백영화이면서 '로마'라는 제목에 이끌렸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이탈리아 로마에 관련된 과거의 이야기를 담고 있겠거니 생각했다. 대사가 스페인어인데 이탈리아어와 구분을 못하니 중반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라고 생각하고 봤다.
그런데 가정부이자 주인공인 클레오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산부인과에서 '우노 도스 뜨레스' 하며 아이에게 인공호흡을 하는 부분에서 스페인어라는 사실을 알았다.
클레오가 옷감을 들고 철재 계단을 올라 3층으로 사라지면서 영화는 여기가 끝입니다라고 말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의 흑백으로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정부 클레오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도대체 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일까 영화에 대한 평을 찾아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배경이 멕시코 시티의 '콜로니아 로마'라는 점이다. 이탈리아 로마가 아니었다.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자전적 영화라고 한다.
1970년대에 콜로니아 로마에 사는 중산층 가정에서 두 명의 가정부와 가족들 간에 일어나는 내용이다. 부부의 이별, 클레오의 임신과 남자 친구로부터의 무시, 멕시코시티 내 시민들의 유혈충돌, 클레오의 사산아 출산 충격 등 감독이 어린 시절 자신이 자랐던 환경과 자신을 키워준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가족의 가장이 된 소피아가 아이들에게 남편과 헤어진 얘기를 아이들에게 하고 해변으로 여행을 떠난다. 바닷물에 휩쓸려 죽을 뻔한 두 아이를 수영을 하지 못하는 클레오가 죽음을 무릅쓰고 구한다. 백인과 원주민들 사이의 지배와 피지배의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가정부지만 클레오를 가족처럼 대하는 아이들과 소피아를 보여준다.
영화평에 ROMA를 거꾸로 쓰면 AMOR 사랑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가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과실을 공평과 공정으로 국민들에게 분배되지 않고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어 걱정이다.
정보란 것이 소통과 협력보다는 이분법적으로 흑과 백을 구분하는 내용이 많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MOR 사랑이다. 잔잔한 영화 <로마>를 보며 1970년대의 멕시코로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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