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침 기온이 1도까지 내려간 일요일 오전에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자영업을 하고 있는 지인을 방문했다. 코로나로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나름대로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을 제하고도 어느 정도 이익을 내고 있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최근에 읽었던 <장사꾼 DNA>의 내용이 지인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 책의 저자가 조언한 몇 가지 기억나는 것들을 설명해줬다. 손님이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비용을 계산하고 나가는 모습까지 쳐다본다. 종업원들의 태도도 중요하기에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다른 자영업자들을 벤치마킹하고 직원들도 함께 간다.
지인도 공감을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달랐다. 지인이 2년 가까이 자영업을 하며 느낀 애로사항을 정리해 본다.
첫째는 인력관리다. 처음 시작할 때는 20대의 젊은 직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서 시작했지만 성실하게 일 하는 경우가 드물어 현재는 40대 이상의 여성분들을 주로 채용하고 있다. 사람을 키우려고 해도 식당일이라는 것이 단순한 육체적인 일이라서 어디서나 일할 수 있기에 로열티를 가지고 일하는 경우가 드물다.
매니저나 실장급으로 직책을 주고 인력을 육성해서 직접 일하는 수고를 덜려고 하지만 아직까지 미덥지 못하다. 큰 기업들처럼 우수한 인력이 선호하지 않는다.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사람이 많다. 급여도 200~300만 원 사이로 보통이다.
핸드폰 사용부터 일하는 시간 중에 직원들 간의 잡담을 어디까지 통제하고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고민이다. 사장으로서 핸드폰을 지정된 곳에 두라고 했지만 불만을 가진 직원은 험담을 해서 일하는 분위기를 흐리기도 한다. 듣고 보니 대기업 내에서도 직원들 간의 갈등이 있고 그래서 힘들다고 하는데 이동이 많은 자영업의 경우는 오죽하겠는가.
둘째, 아직까지 안정되게 자리 잡은 상황이 아니라 손님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손님이 언제 얼마나 올지 예측할 수 있어야 이에 맞게 서비스할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 정직원을 많이 둘 수 없는 고충이다. 결국 바쁠 것으로 예상될 때는 인력파견업체를 이용한다. 평일에는 대체로 적고 주말 저녁 시간대는 많은 편이라고 한다.
셋째, SNS 광고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네이버 등에서 맛집을 검색하고 방문한다. 그래서 광고업체에 매월 몇 백만 원을 지불해야 알려지고 손님이 찾아온다. 일반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도 수요와 공급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네이버 검색창이나 파워 블로거들의 사이트에서 맛집으로 나오는 곳이 진짜 맛집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넷째, 계산하고 나가는 손님의 뒷모습을 보며 그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힘들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주말 저녁시간에는 손님이 가장 많다. 그렇다고 그 시간을 위해 직원을 한 명 더 고용하기는 인건비로 어렵다. 그래서 결국 피크 시간대에는 카운터에서 손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여유가 없다.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보면 테이블 세팅을 먼저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곳저곳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손님들의 콜이 들어오고, 새로운 손님을 위해 세팅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전달하는 등 정신이 없다고 한다.
조금만 바꿔주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다른 잘 나가는 업체를 방문해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60 전후의 지인 부부가 직접 가게를 주도적으로 운영해 보니 손님이 많아도 걱정이고, 너무 없어도 걱정이라고 한다. 자영업을 한다는 것이 많이 힘든 일이다. 코로나 시대에 흑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지쳐 보인다. 믿을만한 후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분은 12시경에 가게로 출발하고 우리 부부는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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