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근원적인 차원에서 바뀌어야 한다. 편리성, 편안성,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문화가 공동체, 자연세계와의 연결을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 위기는 정신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환경 위기의 본질은 욕망의 위기다. 사람들에게 현재의 욕망을 대체할 수 있는 욕망을 주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욕망을 창조하는 것은 디즈니 영화사와 GM 자동차 회사 등이다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인 1989년에 출간된 <자연의 종말>은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과 같이 인간의 반자연적 행동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는 작품이다. 30년이 지난 2021년 현재, 저자 빌 맥키벤이 원했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ESG가 기업의 비재무적 평가항목으로 추가되어 재무적인 것 외에 환경적인 면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의 배출을 억제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30년 전에는 지구 온난화 주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대단하게 보인다.
저자는 지구의 대기가 자연적으로 균형을 맞춰온 과거와 달리 인간으로 인해 더 이상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과거의 예측 가능한 기후가 아닐 것으로 우려한다. 즉 대기 중에 오존층 파괴 물질인 이산화탄소는 발전과 자동차 산업에서 석탄과 석유를 사용하므로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는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죽은 나무로 인한 흰개미의 번식을 유발해서 흰개미로 인한 메탄가스 증가로 연결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2021년에는 잘 받아들여지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는 단계에는 과학자들 간에 많은 논쟁이 있었다.
대기의 변화는 토양과 수자원의 변화로 이어진다. 자연은 청지기에 불과한 인간으로 인해 지역적인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선진국이나 개도국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한다. 몰디브와 같이 해발 2미터 정도의 국가는 사라질 운명이다. 많은 나라는 해수면 상승으로 많은 국토가 사라지게 된다. 심각한 자연의 변화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물질적인 편리함을 추구하고, 재화를 축적하는 것을 우선시하며 인간이 다른 동식물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의 집을 확장하고, 도로나 다리, 댐을 건설하기 위해 방해가 되는 자연환경은 바로잡아야 할 대상이지 그곳에 서식하는 생태계는 고려하지 않았다. 지금은 환경영향평가 등을 하고 있다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책에서 소개된 스톨즈란 사람이 도보여행 중 만난 회색곰에 대한 생각이 우리의 닫힌 사고를 깨닫게 한다.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사람 중심으로 생각한다. 회색곰은 그곳에 살고 있었고 그들의 영역에 인간이 침입자로 들어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인간 중심 사고를 극복하고 생명 중심 사고를 해야 한다. 자연의 일부분인 우리가 하는 활동으로 자연이 회복 불가능한 영향을 받고 있고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에너지를 덜 소비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물건을 덜 소유하는 활동에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구를 살리고 미래 세대가 살만한 환경을 물려주도록 하자.
밀턴의 <실낙원>에서 아담이 하늘에 대해 묻자 라파엘은 대답을 거부한다.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의 높은 장엄이 말하게 하라.
너무나 광대한 그의 경계선은 너무나 멀리까지 뻗어 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세상에 거하지 않음을 알 것이다.
그가 혼자서 채우기에는 너무나 큰 이 전당
세상은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지고
나머지 피조물과 함께 인간은 그곳에 살 땅을 배정받고
신이 아는 한 최선의 방법으로 사용하라는 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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