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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332_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어휘의 중요성_공부의 시대 유시민의 공감필법_2016_창비(210131)

by bandiburi 2021. 1. 31.

작가가 글을 쉽게 잘 쓴다는 인상을 주는 책입니다. 유시민 작가가 강의하는 것을 들었을 때와 비슷하게 옆에서 책을 읽어주고 있는 듯한 글입니다. 강의했던 것을 책으로 낸 것인데 독서와 글쓰기, 공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몇 권의 책을 인용하며 글로 옮겼습니다. 

텍스트를 제대로 비판하려면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텍스트에 담긴 그대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저를 두고 하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이해했나라고 돌이켜보면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책의 내용에 대해 비판적으로 글을 쓴 것이 많습니다. 내가 직접 글을 써본 경험도 없으면서 비판은 쉽게 했습니다. 

글쓴이가 왜 책을 만들었고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감정을 담고 있는지 독자로서 소화하고 나서 독자 자신의 시각으로 비판을 해야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공감필법>은 짧지만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지침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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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제인 에어>를 다시 읽으며 학창시절 읽었던 때의 공분을 다시 느꼈다며 책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다시 읽었을 때 그 느낌은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돈과 권력을 가졌으나 인간으로서는 비천한 자들이 고귀한 인간적 감정을 지니고 자기 힘으로 힘껏 살아가는 사람들을 공공연하게 경멸하고 모욕하는 세태에 대한 공분'을 느꼈다고 합니다. 문학작품을 보면 문학으로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그 스토리 자체를 기억하려고 하는데 한국 사회에 빗대어 공분을 품었다고 하는 점은 대단하게 생각됩니다. 

사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 사회는 빈부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임대주택에 사는 분들을 공공연하게 차별하는 게시문이 나올 정도입니다. 부와 권력을 가졌으나 인간적으로 비천한 자들이라고 하는 부분이 통쾌했습니다.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돈과 권력에 마음이 쏠려 있는 사람들, 진정 비천하게 보입니다. 

공부는 인간으로서 최대한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글쓴이의 생각에 백 퍼센트 공감합니다. 공부라고 하면 대학입시를 위해서, 자격증을 위해서 혹은 취업을 위해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고 어느 방향으로 갈지 생각하고 그 가운데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제한된 시간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엑기스를 취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참고하는 도서일수록 나름 이유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성경이 그 좋은 예라고 합니다.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의 폭과 감정의 깊이를 결정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인간, 사회, 역사, 지리, 자연, 우주 등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말과 글로 표현되야 합니다. 충분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휘가 필요합니다.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에서도 어휘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저도 글을 읽고 다시 저의 언어로 표현하다 보면 어휘의 한계에 부딪힙니다. 글에서는 다양한 어휘로 표현되고 있는데 블로그 글에서는 단순화됩니다. 

어휘를 늘리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독서라고 강조합니다. 좋은 책을 여러 번 읽고 정확한 어휘와 아름다운 문장을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집을 짓는 건축가에게 다양한 건축자재가 필요하듯이 글을 쓸데 좋은 어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입으로 소리를 내기 편하고 귀로 들어서 거슬리지 않고 뜻이 말하는 것처럼 잘 전해지면 잘 쓴 글이라고 합니다. <공감필법>의 글이 그렇습니다. 쉽게 읽히고 뜻도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잘 쓴 글이란 이런 글입니다. 블로그에 독후 소감을 남기며 소리 내어 나의 글을 다시 읽어보고 퇴고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만의 흔적을 남긴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소감이 되도록 소리 내어 읽어보고 교정하는 과정을 해봐야겠습니다. 

자녀가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저자도 마찬가지고 '부모가 열심히 공부하면서 사는 겁니다. 아이들이 배우기를 바라면서 말이죠.'라고 고백합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윽박지르며 공부를 강요해도 갈등만 생길 뿐입니다. 차라리 부모가 열심히 뭔가를 배우고 공부하는 모습으로 살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분에 동의합니다. '세상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가르쳐주려고 자식이 있다'는 자식의 존재이유에 대한 견해도 자식을 키워본 부모들이 십분 공감되는 표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공자, 맹자, 칸트, 맑스 등 소위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이런 동서양 철학자들의 삶과 저서들을 읽어야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저자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과거를 살았던 이런 위대한 철학자들의 인간에 대한 이해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사색과 관찰에서 정리된 책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부터 인간이 어떻게 물질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질병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 체계적으로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유론>이 국민 필독서가 된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저자는 믿고 있다고 합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왜 전국민의 필독서가 돼야 하는지, 그리고 '민주시민',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자유론>을 읽어봐야겠습니다. 

'남에게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책과 더불어 스스로 위로하는 능력을 기르는 쪽이 낫다고 저는 믿습니다.' '함부로 남을 위로하려고 하지도 마시고요. 삶은 원래 고독한 것이고, 외로움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위로를 구하기 전에 우리 모두 스스로 더 위로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독서가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스마트폰과 탭으로 손쉽게 정보의 바다에 빠질 수 있는 세상입니다. 정보가 흘러넘치는 세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걸러서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자칫하면 정보의 바다에서 시간을 허비하기 쉽습니다. 정보활용능력을 키우기 위해 저자는 우주와 지구와 생명과 인간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서 의미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눈을 기르고 스스로 의미 있다고 여기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길러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공부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공감의 시대로서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진정한 경쟁력이 된다고 합니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능력이 '공감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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