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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96_청년이 찾고 교육 공동체로 성장하는 시골을 보여주는 책_마을 2_마을학회 일소공도_2018_그물코(201116)

by bandiburi 2020. 11. 16.

저자: 마을학회 일소공도

■ 소감

농사를 주업으로 평생을 살고 계신 70대의 부모님이 고향마을에 계시고 가끔은 일손을 돕기 위해 마을에 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의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책 <마을 2>는 홍성군의 홍동에 있는 공동체와 풀무마을을 알려줬습니다. 이 책은 늘 고민하고 있는 바람직한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년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초중고를 졸업하고도 대학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곳, 다양한 직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돈은 적게 벌지만 가족처럼 끈끈한 곳, 항상 배우는 공동체입니다.
책의 내용도 논어를 소개하고 농촌경제를 토론하는 전문적인 내용부터 지방의 역사와 소박한 삶의 에세이까지 다양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그리던 고향 공동체입니다.
특히 농약과 비닐, 농기계를 최소로 사용하며 친환경 농법을 사용하려 하고 전수하는 모습은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물론 시골의 삶은 절대 낭만적이거나 목가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치 않는 흉내 혹은 척하는 삶은 살지 않아도 되지요. 마음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조금은 있을 텃새도 녹입니다. 어르신들이 평생을 터 잡고 사셨기에 마음이 쉬이 열리지 않는 거니까요.
일요일 밤 포항으로 내려오는 전세버스에서 스마트폰의 등을 비추며 정신없이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때가 되면 홍동에 가서 그들의 삶을 조금은 체험하며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마음에 동하는 문구

20페이지) 그런데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교육'은 근대 국민국가의 산물에 불과하다.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게 아니다. 전문화 또는 노동 분업을 당연한 질서로 구조화시킨 근대 산업 문명의 제도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전문화(또는 노동 분업)가 매사에 효율을 증대시킬테니 인적 물적 자원을 집약해 한 곳에 투입함으로써 교육도 전문화하자는 발상이 교육의 장소를 따로 규정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그래서 교사라는 직업이 탄생하고, 학교라는 장소가 규정된 것이 아닐까?

25) 신풍리에는 여러 농장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이 모여들었다가 다시 소비자들에게 흩어져 나가는 홍성 유기농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어느 마을에는 60년 동안 농사일지를 써 온 주민이 있다.(중략)

"청소년기는 '사회적 존재감에 대한 긍정적 원체험'을 얻는 시기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상대방을 믿고 같이 일을 도모하며,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을 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원체험이라는 기반이 취약하면 이후의 경험들이 자원으로 쌓이지 못하고 튕겨 나가게 된다. 자신도 타인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상적인 사회라면, 최소한 진로의 관점에서는 10대까지의 중등교육이 사회적 자아로서의 긍정적인 원체험을 제고하는 '삶터'의 기능에 가까워야 한다." - 이충한, <탈고용 사회의 진로교육>, <오늘의 교육> 41호, 2017, 34~37쪽

26) 마을교육공동체 실천을 펼치려면, 다양한 단위들이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어야 한다. 농장, 빵집, 도서관, 꽃집, 스포츠 시설, 음식점, 주민(시민)단체 등등 다양한 직능 단위가 학교를 둘러싸고 있어야 한다. 이들 직능 단위(또는 지역단위 조직) 각각에서 일하는 주민은 찾아온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교육적 차원에서 소개하고 전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지녀야 한다.

27) 교육부가 운영하는 웹페이지 지방교육재정알리미(http://eduinfo.go.kr)에는 '폐교정보'라는 이름의 메뉴가 버젓이 있을 정도다. 2018년 4월 현재 폐교한 학교가 3,700개에 달한다고 나온다. ('20년 11월 16일 조회 결과 3,834개로 늘었다)

37) 농촌의 자본 유출은 이 악순환을 부추긴다. 그나마 농촌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은 각종 소비재와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거나 더 큰돈을 만들기 위해 도시로 투자된다. 이 두 가지 문제, 다양한 서비스의 부재와 자본의 유출을 극복하지 않는 한, 농촌 쇠퇴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없다.


38) 학교와 지역사회는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는 공진화를 시작해야 한다. 이 위기의 공통적 원인은 경쟁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적 패러다임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돈을 주고 사면 된다는 화폐적 발전 모델과 그를 위해 돈을 버는 노동을 해야 한다는 화폐적 직업 모델을 지역사회 학교가 받아들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협동조합 도시인 스페인의 몬드라곤은 호세 신부가 시작한 청년 직업학교에서 시작되었으며, 전환 마을 운동을 하고 있는 영국의 토트네스는 슈마허칼리지가 그 기반이 되었다. 우리나라 강원도 원주시는 대성학교를 나온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남아 한국형 협동조합 도시를 만들었으면, 충청남도 홍성군 풀무학교는 '더불어 사는 평민'을 키워 사람이 남고 사람이 찾아오는 농촌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39) 부모의 농장을 이어받은 논산의 청년들에게 고향에서 부모와 함께 농사 짓는 일이 행복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청년들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지금이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첫 번째는 엄마랑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둘째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지 않아서, 셋째는 본인이 노력하면 원하는 일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라고 했다. 사람으로 태어나 돈을 버는 노동만 한다면 이보다 불쌍한 일은 없을 것이다. 돈을 버는 노동은 어디에서나 할 수 있으나 하고 싶은 일, 가치 있는 일이 수없이 많고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은 바로 마을과 지역사회이다. 더구나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엄마까지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찾을 수 있다.

41) 임경수 : 공학, 환경학을 공부하고 농촌 마을 컨설팅을 하는 사회적 기업가로 살다가 완주군 고산면에 귀촌한 가장. 큰 아이는 풀무학교에, 두 아이는 동네 학교에 보내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아빠. 내 본능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요리 본능을 찾아내 아내를 부엌에서 퇴출시킨 남편. 은퇴 후 동네에 심야식당이 딸린 조그만 농장을 만드는 꿈을 꾸고 있는 중년 01048446865@naver.com

74) 그렇다면 미래의 농민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다기능 농업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라고 가정한다면, 미래의 농민은 다기능 농민이어야 합니다. 유럽의 맥락에서 이야기하자면, 다기능 농민이란 농촌 사회를 혁신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농업을 아우르는 동시에 농촌 경제 전체를 새롭게 재편해 나가는 주체입니다.

79) 오늘날 한국 사회는 농민층 위에 국가가 있고, 그 위에 글로벌 경제 체제가 들어서서 억누르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81) 저는 이런 방식, 농가 단위의 전업/겸업 구분이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농사는 아주 조금밖에 하지 않아도 농업인-겸업인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법제에서는 농지 300평 이상만 임대해서 확보하고 농업경영체로 등록하면 농업인이 됩니다.

82) 농가 소득 가운데 농업에서 얻는 소득이 절반 이상인 겸업농을 1종 겸업농이라고 한다. 그 반대의 경우를 2종 겸업농이라고 한다.

83) 건강한 미래를 만들려면, 매출 2,000만 원 정도의 농업소득 기반을 갖고 나머지 30~40% 정도의 수입을 비농업 활동에서 얻는 농민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네가 하는 농업이 다기능 농업이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95)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도시문제가 더 많이 늘어날 텐데 그 해결책을 농업이나 농촌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농업 농촌은 그런 친구들을 받아서 교육시킬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109) 일제는 조선의 문명 발전이라는 거창한 선전 문구를 앞세워 탄광과 공장으로 보낼 수 있는 하급 노동자의 양산을 위해 수신과 일본어 교육을 강화했다.

110) 예컨대 여성학자 박화성이 1932년에 발표한 소설 <하수도 공사>는 실제로 있었던 전남 목포 대규모 하수도 공사의 노동쟁의를 소재로 했다.

123) 이민형: 숲 속 오솔길을 거닐고, 텃밭정원을 가꾸는 일을 좋아한다. 농업과 자연에 기반한 심리치료와 수용전념치료, 마음챙김Mindfulness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라쉬L'arche 공동체에 대한 매력에 이끌려 특수교육을 했고 이후 상담심리학과 심리학을 꾸준히 공부했다. 마을학회 일소공도 운영위원으로 마을 아카이브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광청제일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wethink3@gmail.com

131) 분명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불합리함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연대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우리 사회에서 패배자가 되면 그 어둠의 나락에서 다시 올라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보다 나 자신이 우월한 존재되기가 더 쉬워 보이니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짓밟게 되면 말한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

133) 시골에서는 도시만큼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 하지만 경쟁 속에서 본인이 납득할 수 없는 방법으로 살지 않아도 된다. 농사지어서는 먹고 살기 어렵고, 농산물은 제값 받고 팔기 어렵다고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시골에서 살고 있다. 대안이 없어서일까? 그렇지 않다. 여기에는 금전적으로 환산되지 않는, 도시와는 다른 것이 있다. 그것이 우리를 시골에 살게 한다. 나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마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136) 당시에 국가적으로 추곡 수매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홍동에서는 친환경 벼가 없어서 못 파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위기감을 느낀 농민들이 자연스레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화학농법이 보급됐던 것처럼 친환경 오리농법은 신농법으로 주목받고 확대되었습니다.

144) 지금의 도시인은 '내 일'을 한정해 놓고, '그 외의 것은 되도록 안 하는 방향'으로 타협해 가는 중이다. 학생은 공부만 하고, 아이는 이웃보다는 베이비시터를 불러 맡기며, 높아진 아파트 계단은 아파트 미화원이 혼자 청소한다. 시간이 돈이기에 돈을 주고 시간을 파는 사람을 산다. 서비스 살 돈을 벌기 위해 '내 일' 할 시간이 없으니 '네 일'과 구분이 뚜렷해져 간다.

146) 셋째, '일소공도'도 배웠다. 소도 도깨비도 아닌 참으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치열하게 공부하는 젊은이들과 부지런하며 전체를 두루 살피는 어르신들을 만나, 나와 우리가 너무 도깨비같이 살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사람을 앞에두고 핸드폰만 하는 도깨비, 방엔 벗어던진 옷가지가 쌓여있는데 몸만 산뜻하게 씻고 향수 뿌리고 나온 도깨비, 힘들다고 울상 지으며 위로만 받으려는 귀신, 먼저 자리를 잡았을 뿐인 견해를 내 자신인 양 착각해서 지키려고 고집만 부리는 생각은 하지 않는 도깨비 말이다.

155) 마을에서 일소공도에서 창간한 <마을> 1호의 권두 특집 '농촌에서 공부하다'를 다 읽고 나자, '학교는 칼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번쩍 스쳐갔다. 그리고 오래전에 마음 아프게 읽었던 아니 에르노 <아버지의 자리>가 떠올랐다. 이 소설집에는 중편소설 <아버지의 자리>와 <어떤 여인>이 함께 실려 있다. 작가로 하여금 두 작품을 쓰게 한 것은, 67세와 70세 나이로 타계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이다.

156) 장벽이든 칼이든, 교육 또는 학교가 핵분열만큼 강한 분열 기제라는 깨달음은 어쩌면 새삼스러운 것이다. 문과반과 이과반, 우열반과 열등반, 일류와 이류, 인기과와 비인기과, 지방대와 수도권대, 대학평가순위, 국내파와 국외파.... 교육과 학교가 사회에 벌여놓은 이간질은 끝이 없다. (중략) 오늘날의 교육은 왜 칼이 되고 장벽이 되었을까? <마을> 창간호 권두 특집은 그 이유로 교육이 '장소'를 상실한 것에서 찾는다.

160) 프랑스 현대사상 연구자이자 교육학자이기도 한 우치다 타츠루는 세계화가 최고선인 오늘날, 교육이 장소와 엘리트의 연관성을 계속 파괴해 왔다고 말한다. <하류지향>의 한국어판 서문과 2014년 6월 한국 방문 때 <시사IN>과 했던 대담에서 한 대목씩을 보자.
학교는 애당초 국민국가의 내부 장치입니다. 학교의 설립 목적은 '차세대 국가를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 육성'입니다. 제대로 된 어른을 계속해서 길러내지 않으면 사회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 하지만 글로벌 자본주의는 그런 것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일단 다음 4분기의 수익을 올리는 데 필요한 인재 육성'입니다. 능력 있고, 임금이 낮고, 체력이 있고, 권리의식이 희박하고 비판정신이 결여되어 상사의 말에 순종하고, 어떠한 공동체에도 귀속되지 않고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아 회사의 전근 명령 하나로 곧바로 해외 지점이나 공장에 부임할 수 있는 (이를 일본의 교육계는 '글로벌 인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 청년을 대량으로 공급해 줄 것을 학교에 요구합니다.

161) 우치다 타츠루의 고민은 일본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크리스토퍼 래시 <엘리트의 반란과 민주주의의 배반>에서 그보다 훨씬 앞서 똑같은 말을 했다. 래시는 전통적인 엘리트가 자신의 대지, 곧 장소와 분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떠돌이의 습성을 억제하며 특정 지역에서 특정 지역의 이해를 보살피며 살았다.

163) 학교는 더 이상 70%의 경쟁 탈락자를 버려두고 올라서는 엘리트를 위한 교육, 한정된 자원을 가진 교사들만 하는 교육을 하면 안 돼요. 여러 개성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학교라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학교의 역할이 있고 학교 밖의 역할도 있어요. 학생들도 학교 밖으로 나와 다양한 세대, 생각, 삶을 경험하고, 지역을 통해 세계를 보고, 또 세계 문제를 지역에서 해결하고, 시골에서 지속가능한 문명을 다시 창조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마을과 학교가 서로를 살려야 해요.

169) 인仁이라고 하는 것은 마냥 착한 마음이 아니라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고, 뜨거울 때 뜨거우며, 사랑할 때 사랑하는 것이 인이라는 것이다. '인 仁하기'는 그것이 몸에 붙지 않아서 모든 상황에 적절치 못할 경우가 있다. 공자는 그것을 경계하여 '인 仁되기'를 강조한다. 그것은 새롭게 무엇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느낌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다.

174) 시 詩라고 하는 것은 뜻이 가는 바이다. 마음에 있으면 뜻 志이 되고, 말로 하게 되면 시 詩가 된다. 정 情은 마음 中에서 움직이고, 말 言로 모양 形지워진다. 말로 부족하기 때문에 감탄한다. 감탄으로도 부족하기 때문에 노래를 한다. 노래로도 부족하기 때문에 손이 춤을 추고 발이 무도하는 것도 알지 못한다. 감정은 소리에서 발하고 소리가 무늬를 이루니 일컬어 음 音이다. - <詩序>

177) 함성호: (중략) 건축평론집 <건축의 스트레스>, <당신을 위해 지은 집>, <철학으로 읽는 옛집>, <반하는 건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을 썼다. 현재 건축실험집단 EON 대표. haamxo@gmail.com

179) <농민과 농업>은 옮긴이(김정섭, 유찬희)가 "비판적 입장에 서 있는 농민 농업 농촌 연구자 가운데 거장 한 명을 꼽으라고 하면 주저 없이"라고 최고의 찬사를 보낸 네덜란드 농촌사회학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Jandouwe van der Ploeg의 2013년 영문판Peasants and the Art of Farming: a Chayanovian Manifesto의 번역본이다.

Via Campesina. 먹거리주권의 개념을 내놓고 초국가적 운동을 이끌어가는 운동조직

180) 차야노프는 농민 농장 내의 '두 개의 균형'을 제시했다. 그 첫 번째가 노동과 소비의 균형이다. 가족을 기본 단위로 하는 농민 농장은 흔히 농업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경제 주체 중에서 매우 독특하게 경영(생산)과 가계(소비)가 분리되지 않는다. 농장의 유지, 지속을 위해서는 공통분모가 없는 노동과 소비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고, 이 균형점은 많은 요소의 상호작용 속에서 결정된다. 농민 농장은 가구 소득 증대라는 단순한 목적을 위해 균형점의 위치와 농장의 규모 등을 결정하는데, 이 지점은 경영자형entrepreneurial, 기업적corporate 영농의 이윤이 최대에 달하는 지점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단순히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농장의 균형을 생각하는 만족과 수고 사이의 두 번째 균형이 존재한다.

181)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 책에서도 중국의 가능성을 자주 언급하는데, 원톄쥔의 삼농 정책과 농촌에 대한 포용적인 투자(원톄쥔, <여덟 번의 위기>, 김진공 옮김, 돌베개, 2016)나 황쭝즈의 신농업과 소규모 가족농장의 역할(황쭝즈,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 구범진 옮김, 진인진, 2016) 등도 같은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다. 다수의 가족농이 경작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현실을 활용하여 이들과 농촌에 대한 착취가 아닌 가족농의 질적인 변화와 조직화를 통해 다른 경제 성장의 경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183) 농민 농업의 기초 위에서 차야노프의 '사회적 농학' 또는 최근 먹거리주권의 생산 방식으로 논의되는 '농생태'의 한국적 실천을 위해서는 주류의 틀을 벗어난 농업과학(연구자)과 사회와 농장의 매개자로서 농민의 만남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188) 그동안 우리는 일만 하다 보니 소가 되었고 공부만 하다 보니 도깨비가 되었습니다. 온전한 사람이 되려면 일과 공부가 나누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196) 먼저 오랫동안 풀무학교에서 가르친 정승관 선생께서 '마을과 학교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덴마크 그룬트비와 남강 이승훈의 교육 사상, 풀무학교의 지역 운동이 오늘날의 마을교육공동체 담론과 실천에 주는 시사점을 짚었다.

200) 지역사회 조직이 다양하고 많아질수록 충실한 조직화 과정과 조직 간의 협력과 연대가 중요하고, 직능별 경계를 넘어 사회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지역사회의 장 場'을 만들어나가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 이어서 김은영 포항 테크노파크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민참여형 리빙랩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한 포항의 사례를 소개했다.

204) 이번 강학회에서는 2017년 그물코에서 출간된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의 내용을 중심으로 현대 한국 지성사를 공부했다.
1강 '일제하 독립노선의 문제, 분단과 진행 재편', 2강 '전후 근대화론과 지식인 사회의 분열', 3강 '국가주의 사상 대 국가주의/자본주의 비판', 4강 '무교회주의와 무교회주의 공동체', 5강 '해방기 중도파와 한신 韓神그룹', 6강 '민족주의 이후, 자유주의 이후' 등, 1박 2일 동안 두 시간씩 총 6강에 걸쳐 한국 근현대사의 커다란 흐름을 훑어 보았다.

추가) <풀무학교는 어떻게 지역을 바꾸나>-이번영 지음, 그물코, 2018
해방 후 우리나라 최초로 협동조합과 유기농업을 시작하고, 전국 최초의 지역 신문 창간을 이끌어 낸 충남 홍성군의 작은 마을 홍동면. 교육, 협동, 유기농업, 지역공동체 관련 단체가 50여 개에 이르는데, 모두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결성되고 운영되는 이 작은 마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1958년 홍동면에 문을 연 풀무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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