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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97_덴마크인의 느리지만 행복한 삶에 대한 책_휘게 라이프_마이크 비킹_2016_위즈덤하우스(201118)

by bandiburi 2020. 11. 17.

■ 저자: 마이크 비킹 MEIK WIKING

덴마크에서 나고 자랐으며 코펜하겐에 위치한 행복연구소(Happiness Research Institute)의 CEO로 일하고 있다. 덴마크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 연구 부교수이자, 남미의 웰빙 및 삶의 질 정책 연구소 초기 설립 멤버를 지냈으며 경영과 정치를 전공했다. 덴마크 외교부, 싱크탱크 Monday Morning의 감독으로 일하며 행복, 삶의 질에 대한 여러 권의 책과 보고서를 출간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행복과 관련한 강의도 펼치고 있다.


■ 소감

회사에서 시스템 초화면에 소개된 책이었습니다. '휘게'라는 용어도 생소했고 더 나아가 '휘게 라이프'란 말은 도대체 어떤 삶을 의미하는지 호기심이 동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집 근처 도서관에 검색을 하니 2016년에 나온 것으로 쉽게 빌릴 수 있었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최소한의 소비를 통해 환경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기에 이 책에서 소개하는 휘겔리한 삶의 일부분은 이미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한국과 덴마크는 비교가 되었습니다. 외모나 옷차림, 명품, 남의 이목을 상당히 신경쓰고 사는 한국의 문화에 비해 휘게 라이프를 추구하는 덴마크 사람들의 삶은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습니다. 심지어 자고 일어난 뒤 머리가 어수선한 상태로도 밖을 나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습니다. 가끔은 주말 오전에 음식물쓰레기 버릴 때 떡진 머리를 하고 나가기도 하지만 타인의 눈이 신경 쓰이는 게 사실입니다.

이 책은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를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면서 덴마크란 나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입니다. 한국에 비해 여름에는 낮이 무척 길고 겨울에는 밤이 꽤 긴 나라,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덴마크인들은 어떻게 삶을 즐기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수수한 옷, 집안에 인테리어에 왜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지, 벽난로, 커피를 즐기는 살마들, 복지제도를 통해 의료와 교육이 이뤄지는 모습, 늦어도 5시면 가족들을 향하는 직장인, 카이만이라는 생강과자, 크리스마스 하트 만들기, 휘게한 음식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풍부한 사진도 포함되어 있어 부담 없이 덴마크를 여행하고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각자도생을 하라는 대한민국의 복지제도하에서 휘게 라이프를 추구하는 삶이 우리의 살아가는 속도를 줄이고 삶의 본질을 바라보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 마음에 동하는 문구

7페이지) 덴마크가 스웨덴에 노르웨이를 빼앗긴 1814년까지 500년 동안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단일 왕국이었다. '휘게'라는 단어가 처음 덴마크어로 문서에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 초반부터였으며, 휘게와 웰빙 또는 행복과의 연관성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8)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가족과 친구들을 가장 자주 만나고 그럼으로써 가장 많은 안정과 평온함을 느끼는 사람들 또한 덴마크 사람들이다.

17) 사실 행복과 관련한 여러 조사에서 덴마크가 선전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회복지 모델 덕분이다. 안정적인 복지 모델이 존재하면서 국민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말보다는 세계에서 가장 덜 불행한 나라라는 말이 더 알맞다는 생각을 해본다.

24) 휘게는 사소한 것, 그리고 느린 것과 관련이 있다. 휘게는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 자극적인 것보다는 은은한 분위기와 더 가깝다. 여러 면에서 휘게는 '느리고 단순한 삶'의 덴마크인 사촌이라고 할 수 있다.

26) 베니 안데르센(Benny Andersen)이 곡을 붙여 부르기도 한 덴마크의 유명한 시 '스반테의 행복한 하루(The Happy Day of Svante)'는 단순한 것에서 기쁨을 느끼고 순간순간을 음미하는 삶에 대해 노래한다.
'봐, 곧 햇빛이 날 거야. 붉은 태양과 기우는 달. 그녀는 나를 위해 샤워를 하네. 함께 있기에 좋은 사람인 나. 이게 우리가 가진 전부이기 때문에 삶은 살 만해. 그리고 커피는 아직 따뜻하지.'

27) 휘게는 종종 먹고 마시는 일을 포함하지만, 가끔은 소비를 삼가면 삼갈수록 더욱 휘겔리하다. 값비싼 물건이거나 인기 있는 명품일수록 덜 휘겔리하고, 단출하고 소박한 활동일수록 더 휘겔리하다. 샴페인을 마시는 것보다는 차를 마시는 게 더 휘겔리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 더 휘겔리하며, 마트에서 산 비스킷을 먹는 것보다는 서툴러도 집에서 직접 만든 비스킷을 먹는 것이 더욱 휘겔리하다.

29) 연구 결과 감사하는 마음은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유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일기를 적은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향상되었고, 어떤 일을 할 때 열의를 갖고 임했으며, 숙면을 취했고, 면역력이 강해졌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도 더욱 빨리 알아차렸다.

50) BBC와 텔레그라프(Telegraph)는 각각 '휘게: 덴마크로부터 배우는 마음 따뜻해지는 수업(Hygge: A heart-warming lesson from Denmark)', '아늑함: 우리가 덴마크의 예술 '휘게'를 적극 수용해야 하는 이유(Get cosy: why we should all embrace the Danish art of 'hygge')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중략) <덴마크 방식으로 자녀를 키우는 법(The Danish Way of Parenting)>이라는 제목의 책은 휘게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여러 장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62) '우리 삶의 질은 급격히 향상되었고 사람들은 한때 충성스럽게 따르던 런던적인 삶의 방식을 버리고 이제는 거의 민망한 수준에 이를 정도로 '덴마크적인' 모든 것에 열광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일과 개인적 삶의 분배다. 예전에 우리 가족은 던컨이 저녁 9시쯤 겨우 회사에서 벗어나면 허겁지겁 저녁식사를 해치워야 했지만, 이제 던컨은 5시면 사무실 책상에서 일어난다. 5시 반이 넘으면 사무실은 무서우리만치 조용해진다. 만약 주말에 일을 한다면 덴마크 사람들은 당신이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는 매일 저녁 가족과 함께 식사하며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요즘 던컨은 거의 매일 저녁 14개월 된 딸 리브(Liv)를 목욕시킨 후 재워준다. 평일에는 낯선 사이였다가 주말에 다시 가까워지려고 애쓰는 여느 가족과 달리, 둘은 언제나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최고의 단짝 친구다. - 캐시 스트롱맨, <가디언>

63) 유럽인들의 60퍼센트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친구, 가족 또는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덴마크 사람들은 평균 78퍼센트가 그렇게 한다. 휘게는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이지만 가까운 친구 또는 가족 몇 명이 함께 모여 있을 때 더욱 그 진면목이 발휘된다.

65) 옥시토신은 신체 접촉을 하면 분비되는 신경 호르몬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스트레스와 두려움, 고통을 덜어준다. 그렇다면 옥시토신은 언제 분비되는 것일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포옹할 때 우리는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것은 사실이다. 옥시토신은 이렇게 친밀감을 느낄 때 분비되기 시작한다.

67) 유엔 자문 기구가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기본적인 생활 요건을 갖추는 것이 우선적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생활 요건이 충족된 후에는 행복은 소득보다는 인간관계의 질에 더욱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79) 추억 만들기
추억을 돌이켜보는 일도 좋지만 추억을 만드는 일은 더 좋다. 친구 또는 가족과 정기적으로 모여 추억을 만들어 보자. 매월 첫 번째 주 금요일에 보드게임을 하는 모임을 만들어도 좋고, 연중 해가 가장 긴 날인 하지를 바닷가에서 함께 지내는 모임도 좋다. 무엇이든 친목을 다질 수 있는 활동을 주기적으로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몇 년을 보내다 보면 서로 간의 유대감으로 더욱 끈끈해질 것이다.

102) 크리스마스 하트 만들기(유튜브 참고)

156) 12월에는 양초 소비량이 무려 3배로 치솟는데, 이 시기에는 크리스마스 무렵에만 켜지곤 하는 특별한 양초인 재림절 양초, 즉 칼레너뤼스(kalenderlys)를 볼 수 있기도 하다.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까지를 나타내는 스물네 개의 선이 표시되어 있는 재림절 양초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카운트다운 시계다.

161) 내가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는 폴 헤닝센 덕택이라 할 수 있다. 덴마크에 있는 불 켜진 방에는 으레(모든 덴마크 사람들이 간단히 PH로 일컫는) 이 건축가 겸 디자이너의 램프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162) 공간을 제대로 밝히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다만 절제미가 필요할 뿐이다. 18세 때부터 빛을 연구하기 시작한 나는 빛과 어둠의 조화를 추구한다. 인간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새로운 장난감을 얻는 순간 절제력을 잃고 그것을 남용한다. 전기 조명이 생긴 후로 빛의 홍수가 일어났다. 저녁에 2층 트램의 2층 자리에 앉아 2층에 자리한 집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 을씨년스러운 불빛에 진저리를 치게 된다. 조명에 비하면 집 안에 있는 가구, 카펫 등 그 밖에 다른 것들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 폴 헤닝센(1894~1967), '빛에 대하여'

(중략) 내가 지난 10여 년간 수만 장의 사진을 찍으며 사진을 사랑해온 것은, 그리고 사진가들이 골든 아워(golden hour)의 빛을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골든아워는 대략 일출 직후의 한 시간과 일몰 직전의 한 시간이다. 해가 하늘에 낮게 떠 있을 때 햇살은 더욱 농도 짙은 하늘빛을 통과시키고, 바로 이 시간 동안 따스하고 은은하게 분산되는 빛을 내뿜는다. 그래서 이 시간은 '마법의 시간'으로도 불린다.

168) 그러나 덴마크 사람들은 매년 5주간의 긴 유급 휴가를 보내는 것에 더해 근무 일수도 적은 편이며, 무료 의료서비스와 무료 대학 교육가지 받는 사람들이다.

171) 휘게크로그는 어느 집에든 꼭 필요한 공간으로, 영어로는 'nook'(아늑하고 조용한 구석)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책 한 권과 차 한 잔ㅇ르 들고 담요 속으로 파고들어가 있기 좋은 공간이다.

176) 최근 플라스틱 장난감의 인기가 사그라지고 나무로 만들어진 어린이 장난감이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카이 오예센(Kay Bojesen)의 나무 원숭이 장난감이 그 대표적인 예다. 나무는 자연과 더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한다. 나무는 휘게가 지향하는 바처럼 심플하고 자연적이다.

182) 그 의자들을 볼 때마다 나는 삼촌과 함께 100년 된 호두나무 가지에서 이 의자들을 깎아내던 10년 전 그날 오후를 떠올린다. 이런 게 바로 휘게라 할 수 있다.

193) 입에서 내뱉는 말은 발설하는 순간 흩어지지만, 글은 몇 세기 전의 말이나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의 말도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 오래된 편지를 읽으면서 다시 그 시절의 감정을 느껴보는 것은 정말 휘겔리한 일이다.

204) 덴마크는 훼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레고, 덴마크 디자인 외에도 자전거에 대한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시설에 투자를 많이 하고, 고도가 가장 높은 지점이 200미터가 채 되지 않는 덴마크의 환경에서 자전거를 애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150퍼센트에서 180퍼센트에 달하는 자동차세도 한몫한다)

216) 대표적인 덴마크 램프 3 : PH 램프, 클린트LE KLINT, 팬톤 VP 글로브

226) 86퍼센트의 덴마크 사람들은 휘게라는 단어에서 따뜻한 음료를 떠올렸다. 따뜻한 음료란 차일 수도 있고 핫 초콜릿이나 멀드 와인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 덴마크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따뜻한 음료는 커피일 것이다.

236) 카이만이 수퍼히어로가 아닌 것은 맞다. 하지만 덴마크의 생일파티에서만큼은 미국의 영웅들만큼이나 인기를 끈다. 특히 덴마크 어린이들의 생일파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카이만이다. 카이만은 사람 모양의 생강 쿠키로, 설탕과 버터를 듬뿍 넣은 반죽을 구운 다음 사탕, 덴마크 국기, 양초를 얹어 완성한다.

239) 몇 년 전, 나는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방법을 찾다가 요리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어느 정도는 나의 일 때문에 시작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행복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대인관계가 좋을수록 더 행복함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항상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269) 혼자서 휘겔리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귤과 군밤을 옆에 놓고 헤밍웨이의 <파리는 날마다 축제A Moveable Feast>라는 책을 읽어보자. 이 책은 헤밍웨이가 무일푼 작가이던 시절인 1920년대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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