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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59_일과 급여의 변화를 예측하는 책_소득의 미래_이원재_2020_어크로스(200813)

by bandiburi 2020. 8. 14.

■ 저자: 이원재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한겨례> 경제부 기자로 일했다. 기자 시절 IMF 구제금융 사태 및 닷컴 기업들의 성장과 몰락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착한 기업과 좋은 기업'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신문사를 떠나 미국 MIT 슬론스쿨 MBA 과정에 입학했다. 재학 중 뉴욕 월스트리트의 'Medley Global Advisors'에서 인턴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는 S&P 같은 회사나, 월스트리트의 주요 헤지펀드들을 위한 한국 시장 분석 리포트를 제공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뜻밖에도 한국 경제의 거대한 잠재력을 발견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주식회사 대한민국 희망 보고서>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약 보고되고 공직사회 필독서가 되기도 했다. 

 귀국 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기업의 사회책임경영과 사회적기업을 연구했고, 독립적인 싱크탱크를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한겨레경제연구소를 설립해 5년 반 동안 소장을 지냈다. 유엔글로벌콤팩트 전국경제인연합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등 국내외 기관 및 기업에서 이와 관련된 강연을 활발히 진행했고, 경제평론가로서 칼럼 방송 강연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비전을 설파했다. 쓴 책으로는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나라> <이원재의 5분 경영학> <MIT MBA 강의노트> 등이 있다. 

현재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이며, 다음세대 정책실험실 LAB2050의 대표다. LAB2050은 기술혁신으로 일자리와 소득이 사라지는 전환기에 필요한 담론과 정책을 연구하며, 이를 정부 및 시민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실현하려 한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우리 소득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전망하는 이 책은 이원재 개인의 저서임과 동시에, 그가 '감사의 말'에서 밝히는 것처럼 LAB2050의 지향과 역량이 집약된 공동의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소감

최경영의 경제쇼에 게스트가 소개했던 책 <소득의 미래>를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정약용 도서관 반납된 코너에 이 책이 있어서 바로 대출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을 보며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모두 읽고 나니 저자가 많은 것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지고 독자로서 새롭게 얻게 된 인사이트도 많아 강력히 일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통해 머릿속으로 정리하게 된 세 가지 개념을 소개합니다. 
첫째,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이 빈익빈 부익부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원인 중에 하나가 자본소득의 증가율이 노동소득의 증가율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최상위층은 가지고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노동소득과 비교할 수 없는 소득을 창출하고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최근에 언론에 보도된 자료에도 몇 개의 회사의 회장이나 사장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몇 십억, 몇 백억의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하니 일 억만 받아도 만족하는 일반 국민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이렇게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완화하면서 국민들이 노동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기본소득'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재원은 어떻게 충당하려고 모든 국민에게 매월 몇 십만 원의 돈을 준다는 것일까 걱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있었습니다. 특히 선별적 복지를 하기 위해 국민들 중에서 대상자를 선정하고,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이 비용만해도 적지 않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예상치 못한 유산으로 매월 500파운드를 받지 못했다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글을 쓰는데 전념할 수 없기에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그녀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사례는 기본소득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본소득 지지자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상업화하여 돈을 엄청나게 벌어들이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기업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들이 SNS나 검색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공짜로 얻는 개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개인별 맞춤형 광고를 하는 등 돈을 벌고 있는데 이러한 데이터가 자연환경과 같이 공공재의 성격을 띠므로 이를 이용해 얻은 수익을 데이터 소스인 개개인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참신했습니다. 
이 책은 이전에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해주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월급과 같은 노동소득에 의존해서 살기에는 일자리가 줄어들기에 자본소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 책에서 발췌

11페이지) 특히 디턴은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인용하면서 '사실은 사람들에게 일하지 않을 권리를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주는 것"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195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초반부의 세계적 사상가였던 러셀은 하루 4시간 노동과 기본소득 지급을 주장하면서 '게으름'의 가치를 역설했었다.)

48) 내가 베이징에서 가졌던 느낌을 숫자로 증명했던 사람은 브랑코 밀라노비치다. 그의 성실함과 신중함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책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는 놀라운 그래프 하나로 우리의 선입견을 뒤흔들었다. '코끼리 곡선'이라고 불리며 유명해진 바로 그 곡선이다. 

57) 볼드윈은 세계화의 새로운 국면은 기술의 변화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세 가지 기술이 이 변화를 이끈다. 상품의 이동 비용을 낮추는 기술, 지식의 이동 비용을 낮추는 기술, 사람의 이동 비용을 낮추는 기술이 그 세 가지다

84)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현대 자본주의가 '세습 자본주의'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자본소득을 얻은 사람들이 다시 더 큰 자본을 형성하게 되며 근로소득으로는 이를 뛰어넘을 수 없게 된다는 진단이었다. 

87) 소득을 더 많은 사람에게 고루 분배하며 내수 경제를 살리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인지, 자동화와 협력업체 쥐어짜기를 통해 수출 대기업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며 성장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했다. 결국 내수 경제를 희생해 수출 부문을 더 빠르게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틀을 잡는다. 1997년 찾아온 경제위기와 IMF 구제금융 체제는 이런 방향의 변화를 극단적으로 가속화시킨다. 그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진 소득 편중이다. 

88) 놀랍게도 불평등도가 높으면 최상위층이라도 높은 수준의 불안에 시달린다. 사회역학의 선구자인 리처드 윌킨슨 노팅엄 대학 명예교수가 저서 <불평등 트라우마>에서 밝힌 내용이다. (중략)

불평등이 높은 사회에서는 지위 불안이 커진다.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하기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연연하며 살아가게 된다. 지위 불안이 커지면 지위 경쟁과 갈등도 심해진다.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갈등 상황에 놓이기 쉽다. 

96) 산업혁명 시기 자본가들은 노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국가와 손을 잡고 강제로 노동자를 동원하고 공장에 묶어둘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만든다. 미국 역사가인 스벤 베커트 하버드 대학 교수는 저서 <면화의 제국>에서 이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103) 자본은 이제 노동자를 가까이 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기술이 발전해서다. 이제 노동자가 기계 옆에 늘 붙어 있지 않아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중략) 오바마 정부의 노동정책을 설계했던 데이비드 와일 브랜다이스 대학 교수는 <균열 일터>에서 호텔업계를 그 변화의 사례로 지목한다.

125) 기간제나 용역이나 파트타임 계약을 무조건 죄악시하는 시각은 문제다. 하지만 입직 공정성을 내밀며 차별을 정당화하는 시각은 더 큰 문제다. 같은 종류의 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그 일을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다. 과거 입직 경로를 현재 업무 평가에 적용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다. 

128) 7.6페센트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안정적 일자리'는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라는 명백한 사실이다. 사회가 이제 나머지 92.4퍼센트의 소득과 살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야 한다. 그래서 고용 대신 노동을 지켜야 한다. 직장 대신 직업을 지켜야 한다. 그게 기술과 사람이 같이 사는 길이기도 하다. 

144) 표6-3 OECD 국가들의 숙련도별 일자리 증감 비율(단위:%)
     국가를 막론하고 저숙련 고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증가하는 반면, 중숙련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

164) 애스모글루의 연구는 산업용 로봇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인공지능과는 아직 거리가 있는 기술이다. 그래서 이 연구가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상활을 완전히 설명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술이 노동을 대체해도 문제는 없다는 기존 논리들을 효과적으로 반박한다. 

194) 만일 이 프로젝트의 문제의식을 받아들이고 여기에 피케티의 이론을 덧붙인다면, 이 세계에서는 같은 비용을 들인다면 언제나 자본을 고용하는 편이 노동을 고용하는 편보다 낫다. 자본의 투자수익률이 더 높고, 점점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용은 투자일 수 없으며, 월급은 오로지 이 세계가 만들어낸 것을 나누기 위해서만 존재하게 된다. 

241)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 기존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 그러나 두려워하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부를 어떻게 사회가 배당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미래가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273) 울프는 1929년 낸 저서 <자기만의 방>에서 이렇게 회고한다. "그 당시의 쓰라림을 기억하건대, 고정된 수입이 사람의 기질을 엄청나게 변화시킨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더라고요. 이 세상의 어떤 무력도 나에게서 500파운드를 빼앗을 수 없습니다. 음식과 집, 의복은 이제 영원히 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력과 노동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증오심과 쓰라림도 끝나게 됩니다. 나는 누구도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없으니까요. 또 누구에게도 아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가 나에게 줄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하여 나는 스스로 인류의 다른 절반에 대해 아주 미세하나마 새로운 태도를 취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75) 소득 불안은 시인의 발목을 잡는다. 어쩌면 시인뿐 아니라 수많은 잠재력 혁신가들의 꿈을 눌러앉힌다. 모두가 공무원시험으로 몰려가게 만든다. 

294) 모방할 곳이 더 이상 없을 때, '모방 국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모방 국가'의 유전자를 '실험하는 국가'의 유전자로 바꿔야 한다. 모방하지 않으면, 창조하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 창조는 모방과 원리가 전혀 다르다. 모방은 실패하지 않아야 성공하는 것이지만, 창조는 실패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배워서 실행하려 하지 말고, 실행하면서 배워야 한다. 느려도 토론하고 협력하며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대담한 구상과 신중한 실험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국가의 미덕이다. 가장 앞서 있어서 따라갈 나라가 없던 핀란드가 스스로 길을 찾기 위해 기본소득 정책 실험에 나선 것처럼 말이다. 

346) 공동의 자원은 자연 자원뿐만이 아니다. 지식도 공동의 자원이다. 누군가의 사업 아이디어는 그 전에 오랜 시간 쌓여온 다양한 지식의 총합에 깃털 하나를 얹은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터넷에 쌓여 있는 데이터도 기업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공동의 자원이다. 

371) 미래의 소득은 전체적으로 필요를 채우기 위한 기본소득과 기여를 보상하기 위한 다양한 소득으로 나뉠 것이다. 현재의 소득은 한 층만 있지만, 미래의 소득은 2층 구조가 된다. 기본소득이 1층을, 근로소득 등 기여에 대해 보상하는 다양한 소득이 2층에 자리잡을 것이다. 

389) 로봇을 돕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로봇보다 인간이 더 싸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인간이 찾아야 하는 것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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