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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261_전쟁후 정신적 트라우마를 알려주는 책_영웅은 없다_필 얼_2017_르네상스(200815)

by bandiburi 2020. 8. 15.

■ 저자: 필 얼 Phil Earle

1974년 영국 잉글랜드 북동부 도시 헐(Hull)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헐 대학에서 영어와 연극을 공부하고 졸업 후 주점, 여행사, 보육원, 치료 공동체 등 다양한 곳에서 일했다. 그러다가 뭔가 얽매이는 삶을 바꾸고 싶어서 조용한 서점의 어린이책 파트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휴식 시간에 낡은 노트북으로 드디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보육원과 치료 공동체에서 상처 받은 아이들을 보듬고 치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빌리로 살기 Being Billy>로 영국의 독서 후원 단체인 '위 리드(We read)'가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두 번째 작품 <데이지 구하기 Saving Daisy>로는 영국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카네기 메달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바로 이 소설 <영웅은 없다Heroic>로 다시 한번 카네기 메달 후보에 올랐는데 안타깝게 수상은 하지 못했다. 

지금은 런던 남동부 지역에서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살면서 출판사 마케팅 국장으로 일하는 틈틈이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쓰고 있다. 

 

■ 소감

아내가 추천해준 책입니다. 조금은 두껍지만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마치 전쟁영화를 보는 듯이 머릿속에 장면이 생생하게 상상되었습니다. 책 표지에 있는 파란색 후드티와 전투용 헬멧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소설을 모두 읽고 나니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영국에서도 '고스트'와 같은 빈민가가 미국의 슬럼처럼 형성되어 있고 그 내부의 젊은이들의 삶이 미래보다는 현실의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마약과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이란 현실을 토대로 상상되기에 어느 정도는 현실을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주인공 소니와 잼미 형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영화처럼 차량에서 물건을 훔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동생인 소니와 친구들과의 고스트에서의 생활을 주로 보여주면서 형인 잼미의 아프카니스탄에 파견 생활도 번갈아 보여줍니다. 그곳에서 잼미는 두 번의 사고로 인해 소중했던 두 사람 리틀 루니와 절친인 토모를 잃으며 트라우마를 겪게 됩니다. 토모의 여동생 캐머론은 아버지의 주사에 시달리는 가정에서 부모님과 힘들게 살아갑니다.  

3개월의 파견 생활에서 토모는 시체로 돌아오고 잼미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가지고 돌아옵니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영웅이라며 잼미를 치켜세우지만 리틀 루니와 토모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자기 옆에서 죽어갔다는 자책으로 인해 잼미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입니다. 

자신은 죄책감속에서 힘들어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그를 영웅이라며 치켜세우는데 화가 난 잼미는 결국 사고를 크게 내면서 차라리 자신은 영웅이 아니고 죄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이 부분에서 왜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의 정신적인 부분을 챙기지 못하고 두었을까 소설이라지만 아쉬웠습니다. 제대로 진단해서 정신적으로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적절한 의료적 치료를 해주는 것이 개인이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입니다. 

책이지만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느낌입니다. 이 책을 통해 영국이나 미국과 같이 선진국에서도 군대에 가는 사람들은 애국심에 불타는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대부분은 가난한 가정이나 지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자원하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가정이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 어느 부모가 목숨을 걸고 이역만리 사선에서 보이지 않는 적들과 마주하고 있도록 허락하겠습니까. 또한 실제 전투를 경험하고 주변 동료나 일반인들의 죽음을 목격한다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충격을 주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 책에서 발췌

91페이지) "지금껏 네가 이 시간에 일어나 본 적 없다고 해서 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란다."

95) "네 머리는 언제나 사기 칠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 그러니까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걸 알 수 없지. 소니. 보라고! 저기엔 더 많은 것들이 있어. 너와 잼미를 위해서. 넌 다른 사람들이나 엄마처럼 여기에 있을 필요 없어. 그 점에 대해서 생각하렴. 네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402) 형의 소대장이 우리 집에 와서 형이 진작 받았어야 할 의학적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소대장은 형의 병명을 말해 주었다.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 병이 요즘 흔하다며, 군대는 우리 형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그리고 이미 일을 저질렀어도 형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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