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황인숙
시인 황인숙 씨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술전문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됨으로써 시단에 데뷔, 시집으로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가 있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는 삶이 쓸쓸하고 비루하고 덧없다는 것을 알고나서, 그래도 살아가야만 하는 삶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묻고 대답하는 시집이다. 시 한 편 한 편의 이미지에는 자조와 회한과 비아냥이 서려 있지만, 전체적인 어조는 텅 빈 대낮의 눈물 나게 하는 햇빛처럼 차라리 명랑하다. 절망과 어둠과 슬픔이 건드리고 덮쳐와도 스펀지처럼 충격을 흡수하며, 시들은 참 밝게 빛난다. 그래서 이 시집에서는 널브러진 삶에서 단정한 말들을 튕겨내는 강한 힘이 느껴진다.
소감
5월의 마지막 주말이지만 토요일 행사가 있어 상경하지 못하고 포항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책을 보러 회사에 들렸습니다. 3층 책장에서 시집을 찾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난 주에 읽었던 최승자 시인의 시들은 어두웠기에 어떤 분위기일까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번 시집도 꿈, 밤, 어둠 등의 용어가 많이 등장하며 밝지는 않았습니다. 시인의 입장이 되어 시를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왜 시인은 일상속에서 이 주제를 잡고 이런 내용으로 시를 써나갔을까. 황인숙 시인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바로바로 적어 두었다가 그 느낌을 시로 발전시키는 게 아닐까 추측해봤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주제지만 막상 시로 연결하려면 어려운 제목들입니다.
시를 쓴다는 것이 언어의 기교에 감정이 곁들여지고 그것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단숨에 읽어버렸지만 맘에 드는 시 하나를 암송하고 되뇌면서 나의 시로 만들 때 온전히 시를 감상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 시들 중에 맘에 들었던 시 하나를 소개하며 마칩니다.
<생활>
결혼한 친구가 보낸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일해서 벌어먹고 사는 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데
수삼년이 걸렸다...... 나는 일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처음엔 미칠 듯 외로운 일이었다."
자기 먹이를 자기가 구해야만 한다는 것.
이 각성은, 정말이지 외로운 것이다.
(결혼을 한 여자에게는 더욱이나.)
내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가난하나는 건 고독한 것이다.
인생이란! 고단하지 않으면
구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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