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호프 자런 Hope Jahren
호프 자런은 1969년 미네소타 스틴에서 과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조지아 공과대학과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재직했다. 풀브라이트상을 세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과학자로, 2005년에는 젊고 뛰어난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매클웨인 메달을 받았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하와이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동위원소 분석을 통한 화석 삼림 연구를 왕성하게 수행했다. 식물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 <랩걸>을 통해 작가로서의 재능 또한 인정받았다. 2016년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녀는 현재 오슬로 대학교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소감
큰아들이 예비 대학생이 되고 나서 친구들과 보내거나 농구를 하거나, 타이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여유있는 시간에 책이라도 많이 읽으라고 권해주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에 집 앞에 남양주 중앙도서관이 개관하기로 돼있었는데 2020년 3월경으로 연기되었다고 해서 아쉽습니다. 아들이 구리 토평도서관에 들려서 두 권의 책을 빌렸는데 <랩걸>이 그중에 하나였습니다. 재미있어 보여서 아빠가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일단 책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랩걸>이란 제목이 연구실과 여성을 의미하는데 무슨 관련이 있기에 제목을 이렇게 잡았을까. 호프 자런이란 저자와 책을 통해 만나 왜 '랩걸'이 제목이 되었고 연구 인생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일반인들은 접하지 못하는 연구실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책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빌과의 만남과 그와 함께 대학을 옮겨가며 겪는 에피소드들이 나무나 식물에 대한 그녀의 학자로서의 설명이 지그재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학교수라고 하면 일단은 그 권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학업성적이 월등하고 외국유학은 기본인 것이 교수의 자격요건이죠. 그래서 교수의 삶에 대해서는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 공대 교수들과 과제 관련해서 미팅을 하면서 교수 생활이라는 것이 어렴풋이 알게 되며 쉽지 않은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을 입학생으로 받고 석박사 과정의 학생을 받아 과제를 따고 과제 비용으로 학생들에게 지원을 하고 기자재를 갖추는 등이 가르치는 일 외에 해야 할 일입니다.
미국에서 여성교수로서 과제를 따기 위해 벌어지는 일들이 그녀의 경험담을 통해 드러나 있습니다. 미국정부과제를 따기 위해 가설 수준의 과제를 소개하고 과제비를 받고 난 뒤에는 그 가설이 현실이 되도록 없던 기자재를 갖추고 연구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일주일에 80시간을 연구합니다.
조지아 공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인상적입니다. 연구과제를 따는데 연이어 실패하면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조지아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기로 합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빌과 2명의 학생과 함께 교대로 운전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오는 과정입니다. 나라가 크기에 비행기를 타는 것이 기본이지만 미국에서 유망한 대학교수라고 하더라도 과제를 따지 못하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내심 놀랐습니다. 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드물기에 과학도나 공학도를 꿈꾸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읽어본다면 현실적인 부분을 깨닫는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수학이나 물리를 잘해서 교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을 읽는 것도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큰아들이 2020년이면 대학교 1학년이 되는데 이 책을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단순히 남이 만들어 놓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문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 이런 능력은 수능성적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많은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하는 가운데 점차로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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