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윌리엄 골딩
<사실적인 설화 예술의 명쾌함과 현대의 인간 조건을 신비스럽게 조명하여 다양서와 보편성을 보여주었다>는 수상 이유와 함께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윌리엄 제럴드 골딩은 1911년에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중학교 교사로 표준적인 지리 교과서의 필자이기도 하였다. 영국 서남단의 콘월 주가 그의 고향이다. 그의 부친이 교사로 있던 말보로 학교를 거쳐 1930년 옥스퍼드대학의 <브레이스노즈 칼리지>에 진학하였다. 부친의 의사에 따라 처음엔 과학을 공부했으나 2년 후 어릴 적부터 좋아하였던 문학으로 돌아와 영문학 특히 고대 영문학에 역점을 두어 공부하였다. 재학 중에 나온 <시집>이 그의 첫 번째 책이 된다.
■ 소감
<파리대왕>이 어떤 내용인지 제목만으로는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혹시 이 책이 어떤 내용일 것 같냐고 물었더니 프랑스 '파리'에 살았던 '대왕'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라는 엉뚱한 추측을 합니다. 나도 영어제목인 <Lord of the Flies>란 제목을 보기 전에는 그와 비슷한 상상을 했습니다.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다른 책에서 <파리대왕>에서 아이들의 잔혹성을 너무 심하게 표현했다는 비판적인 글도 있어서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번역이 좀 아쉬운 점도 있지만 글을 읽어나가는 데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 책은 모험소설처럼 시작합니다. 비행기의 불시착으로 무인도에 떨어진 소년들이 어리둥절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랠프라는 대표자를 선출하고 우연히 발견된 '소라'껍질이 발언권을 의미하게 됩니다. 랠프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이 잭입니다. 잭은 사냥부대를 이끌고 멧돼지를 사냥해 소년들에게 고기를 제공합니다.
랠프는 오두막을 지어 거주지를 확보하고 불을 피워 봉화를 통해 구조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잭은 사냥을 우선시하며 갈등을 키워갑니다. '돼지'로 등장하는 천식을 가진 뚱뚱한 소년은 랠프에게 제갈공명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올바른 판단을 하게 하죠.
무인도를 탐험하며 지리를 알아가는 아이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들이 퍼집니다. 낙하산이 산에 걸려 밤에 죽은 낙하산병을 본 아이들은 무서운 것이 나타났다며 두려워 합니다. 잭은 잡은 멧돼지의 머리를 나무창에 걸어 두고 내장도 쏟아놓습니다. 여기에 파리가 검게 몰려듭니다.
이 모습을 순교자적인 사이먼이 봅니다. 이 장면에서 '파리대왕'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합니다. 이것을 보고 아하 책의 제목이 여기서 따온 것이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갈등은 급격히 커져 서로 폭력을 행사하더니 사이먼과 돼지가 사냥부대에 의해 살해됩니다. 너무 빠르게 잔혹성이 진행되어 독자에게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랠프를 두고 멧돼지 몰이하듯이 잭을 우두머리로 한 사냥 부대 아이들이 쫓습니다.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숨막히게 도망치는 랠프는 막판에 해군앞에 도착합니다. 갑작스러운 장면의 전환입니다.
아이들의 전쟁놀이처럼 보이는 목숨을 건 상황이 갑자기 총을 가진 해군앞에서는 우스워보입니다. 랠프가 구출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더 큰 전쟁속으로 가기 위해 배에 오르는 아이들을 보게 됩니다.
골딩이 잔혹한 2차 대전을 경험하고 지은 책이라서 인간의 잔인한 면을 부각시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은 어려서부터 이런 무서운 잔혹성을 상황이 되면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씁쓸한 현실이라는 것, 그래서 올바른 사회를 만들고 이런 잔인한 면이 아닌 선한 면을 부각시키고 훈련해서 융화되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책에서 발췌
135페이지) 네가 그걸 불지 않더라도 어차피 우린 곧 동물이 돼버리고 말 거야. 저 애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들어보면 알 수 있어.
214) 사이먼은 고개를 약간 뒤로 쳐들었다. 눈은 아무리 해도 딴데로 돌릴 수가 없었다. 눈앞에는 <파리대왕>이 매달려 이쪽을 보고 있었다.
320) 골딩은 <파리대왕>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의 결함의 근원을 찾아내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다. 사회의 형태는 개인의 윤리적 성격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 외관상 아무리 논리적이고 훌륭하다 하더라도 정치체제에 따라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모럴이다. 마지막의 구조되는 장면을 제외하고선 전편이 상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른의 세계가 의젓하고 능력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그것은 섬에서의 어린이들의 상징적 생활과 똑같은 악으로 얽혀 있다. 장교는 사람 사냥을 멈추게 한 후 어린이들을 순양함에 태워 섬에서 데려갈 준비를 한다. 그러나 순양함은 이내 똑같이 무자비한 방법으로 그 적을 사냥질할 것이다. 어른과 어른의 순양함은 누가 구조해 줄 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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