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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182_인생의 나침반을 제시하는 유한양행 설립자_유일한의 생애와 사상_김형석_2016_올댓스토리(1911113)

by bandiburi 2019. 11. 23.

■ 저자 : 김형석
저자는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났다.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및 명예교수, 미국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철학계 1세대 교육자'로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었으며 우리나라 철학계의 거두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 <현대인의 철학>,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하여>, <백 년을 살아보니> 등이 있다. 특히 1960~1970년대에는 사색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외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으며, 당시 피천득의 뒤를 이은 수필계의 대표적인 저자로 한 해 60만 부 판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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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감
여러 책에서 종종 마주치는 이름이 '유일한'입니다. 유한양행이란 회사이름은 광고를 통해 익숙한 상태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작심을 하고 도서관에서 <유일한의 생애와 사상>을 집어 들었습니다. 책 제목은 거창했지만 책을 펼쳤을 때 페이지수를 늘이기 위해 행간 간격을 넓게 편집한 것에 실망했습니다. 내용은 차치하고 페이지수를 반으로 줄여 종이를 절약할 수도 있었겠고 유일한 전 사장도 그것을 원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일한이란 분이 금년에 읽었던 '김성수'씨와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이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사업으로 헌신한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이나 권력이 생기면 그것이 발휘하는 마술에 이끌려 더욱더 욕심을 내기 쉬운데 그러한 유혹을 극복하고 자식과 직원들에게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가르쳐주고 직접 실천했다는데 놀랐습니다. 

 어찌하든 세금을 적게 내고 자신과 가족의 유익을 추구하는 이익집단, 권력집단이 더욱 득세하는 모습이 드러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평범한 개미들의 삶이 평가절하되고 블랙홀처럼 형성된 부와 권력의 세력들이 마치 세상에서 좋은 것들을 모두 가진 것처럼 포장되는 사회입니다.

하지만 물질적인 것과 외면의 세계에 집중하기보다 나 자신의 삶의 기준이 명확하다면 부화뇌동하지 않고 유일한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유일한이 생각하는 교회도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요즘 매주 예배에 참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예배란 무엇인가? 교회 행사란 무엇을 위함인가? 여러 기독교적 설명이 있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절차와 형식에 따른 예배는 정신적 재충전이 필요한 시기에 시간의 낭비일 수도 있다는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남들의 눈이 신경쓰이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유일한의 삶은 다시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나침반의 방향을 재설정하게 합니다.

 책에서 발췌
72페이지) '말이 고향'이라고 한다. 어떤 언어로 청소년기를 살았는가에 따라 정신적 고향이 결정될 정도로 언어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일한의 언어는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였다. 
79) 우리나라 고사에서는 사육신이 되지 못하고 지조 없이 살아남은 신숙주의 이름을 따서 '숙주'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92) 우리는 유일한의 이런 뜻을 결코 가벼이 보아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일생을 바치면서 살고 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그치며, 부의 소유가 사업의 목적이 된다. 그런 생각이 한국 경제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분란과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지 않은가

97) 유일한은 에비슨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미국인 의사까지도 미국에서의 풍요롭고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이 척박한 한국에서 봉사하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조국을 외면하고 미국에서 안주할 수 있겠는가'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131) 유한양행에 이런 헌신을 바칠 수 있었던 것은 유일한 사장의 '기업정신' 때문이었다. 유일한 사장이 가난한 시골 사람들에게 좋은 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약을 팔아 수입을 올리겠다는 욕심보다 저들에게 좋은 약을 제공하여 건강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선의가 더 강했기 때문이다. 또 유한양행이 판매하는 약은 가짜 약이나 성분도 불분명한 약이 아니라 미국에서 만든 좋은 의약품이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157) 이렇게 함으로써 유일한 사장은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와 종업원의 것이다'라는 본래의 신념을 실천에 옮겼다.

158) 후일 유일한 사장이 유한양행의 기업 목표를 설정하면서 '정성껏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 봉사하고, 정직 성실하고 양심적인 인재를 양성 배출하며, 기업의 이익은 첫째, 기업을 키워 일자리를 만들고, 둘째는 정직하게 납세하며, 셋째는 그리고 남은 것은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한다"라고 선언한 것은 오늘까지도 유한양행의 경영지침이 되고 있다.

255) 유일한 회장은 귀국했을 무렵에도 '교육인으로 사는 것'을 심사숙고했다. 김성수의 교육자다운 업적을 언제나 사모했을 정도로 그는 '교육입국'의 정신을 잊지 않았다.

306) 그는 언제나 입버릇처럼 '버들표는 신용의 상징'이라고 말했고, '정직은 기업의 생명'이라고 가르쳤다. 그 둘을 버리면 기업은 실패하기 마련이며, 정직과 신용을 저버릴 바에야 기업을 할 필요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309) 성실한 사람은 항상 배우고 자라며 노력하는 생활을 한다. 유일한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중략)
그는 여유가 생기면 독서와 공부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틈만 나면 글을 썼다. 잠깐의 자투리 시간도 그냥 흘려버리는 법이 없었다. 그에게 게으름을 피우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죄악이나 마찬가지였다. 서양 속담에 '시간은 돈'이라는 말이 있다. 그에게 시간은 돈보다 더 중요한 생명 같은 것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유일한은 유한양행의 모든 사원들이 공부와 자기 계발에 많은 시간을 쏟기를 요구했다.

310) 아들 유일선에게 말없이 요구한 것이 이러한 '성실과 성장의 자세'였는데, 아들은 그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예순이 넘어서도 배우려 했으나, 아들은 서른으로 완성된 듯 자부심을 가진 것이 부자간의 차이이기도 했다. 겸손하므로 배우고 노력해서 자라야 한다는 정신이, 계속 그의 성실한 인품 속에 깃들고 있었다.

315) 유일한이 우리나라 역사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한 것은 그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유창한 영어실력이 큰 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일한이 가진 미래지향적 가치관과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이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321) 유일한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기업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모범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세금에 의한 사회적 기여의 중요성을 주장했고, 기업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공개해서 유한양행을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오늘날에야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엔 기업은 창업자 개인의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336) 유일한은 자신을 위해 남겨 둔 소유나 소지품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훌륭한 기업을 키워왔으나 세상을 떠날 때는 가난한 사람처럼 값비싼 유품 하나 없었다. 그가 써서 지니고 있었던 메모는 영문으로 되어 있다. 그 내용을 우리말로 풀어보면 '어제는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으며, 내일은 하나의 환상일 뿐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오늘은 어제를 행복의 꿈으로 만들며, 모든 내일을 희망의 버전으로 바꾸어 놓는다'라는 뜻이다.

340)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유한학교의 손종률 교장은 늘 유일한이 교회에 나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유일한은 매주 교회에 나가는 형식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신앙보다 교회를 더 우선시하는 대부분의 기독교인들과 다른 점이 많았다. 그러나 딸 유재라의 생각은 다르다. (중략) "시간이 나면 성경을 많이 읽는 편이었다"라고 말했다.

341) 사실 생각이 깊은 지성인이 교회에 가 얻을 것이 무엇인가. 오히려 시간의 낭비를 가져올 뿐이며, 불필요한 행사에 인간적 소비를 강요당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므로 유일한은 특별한 계절의 예배 외에는 교회와의 관계를 멀리해 왔던 것 같다. (중략) 십일조 헌금을 내지 않더라도 사원들을 사랑하며, 근로자들을 위해주는 사장이 훨씬 더 진실한 기독교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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