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도가니 (170929)

by bandiburi 2018. 2. 4.

 '도가니'라는 책은 제일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 쓴 책이기도 해서 도서관에서 빌리게 되었다. 청각장애인들의 힘든 삶을 청각장애인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어서 사회적으로 따돌림 받는 소수들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이었다.





 책의 주인공 '강인호'는 어느 날 청각장애인 학교 '자애학원'의 기간제교사 자리를 얻어 자애학원이 있는 무진시로 떠나게 된다. 그러나 무진시를 뒤덮은 안개와도 같은 고요한 학교에서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된다. 교사들은 하나같이 학생들에게 무관심했고, 기차에 치여 죽은 반학생 민수의 동생 영수,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한 여학생에 대해서도 모두 하나 같이 피하는 교장, 행정실장, 교사들, 그리고 무진시의 경찰서 형사 사이에서 섬뜩한 느끼을 느끼게 된다.


 부임한 첫날부터 그는 여자화장실에서 비명소리를 듣게 된다. 그 사건을 계기로 청각장애아(김연두, 전민수)와 중복장애아(진유리)들이 겪은 여러가지 고문, 구타, 성폭행, 성추행의 실마리를 선배이자 무진인권운동센터의 간사와 함께 풀어나간다. 그들은 결국 이 사건의 가해자가 자애학원 설립자인 쌍둥이 아들들인 교장과 행정실장, 기숙사 생활지도 교사라는 걸 알아낸다. 


그들은 최 목사, 연두의 어머니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애학원 아이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방송함으로써 전국에 자애학원의 무자비함을 알리려고 한다. 체포된 가해자들의 재판은 생각되로 쉽지는 않았다. 그들은 한 때 잘 나가던 황 변호사를 고용하여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행위를 강인호를 포함한 사람들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


 게다가 교장이 다니던 교회를 포함한 무진시의 사람들은 모두 교장이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장애아들의 증언에도 크게 반대한다. 결국 재판은 힘없이 끝난다. 재판장은 가해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가벼운 벌을 내린다. 반면, 피해자들은 마음과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고 외면하는 사회를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강인호도 자애학원에서 곧바로 해고 됨으로써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나는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가 얼마나 부정부패에 시달렸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가해자들의 비열함(교사임에도 불구하고)에 대해 너무 화가 났고, 우리나라가 이런 사람들 때문에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사실이 아닌 진실을 밝히려는 강인호와 사회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아이들의 열정과 노력을 보며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록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었다는 점이 다행인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라는데, 나는 그 사실을 듣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그렇게 양심 없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 '실화라니, 세상에는 선한 사람들이 있듯이, 악한 사람들도 많구나!'라는 생각도 문뜩 들었다. 그리고 권력 앞에선 역시 진실도 숨을 수 밖에 없나 보다. 나는 우리나라가 사회적 약자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사회, 평등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지영의 '도가니'는 비록 충격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728x90
반응형

'독서습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홉살 인생 (171005)  (0) 2018.02.04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170929)  (0) 2018.02.04
숨결이 바람이 될 때 (170929)  (0) 2018.02.04
피그맨 (170924)  (0) 2018.02.04
그래도 괜찮은 하루 (170923)  (0) 2018.02.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