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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170827)

by bandiburi 2018. 2. 4.

월요일에는 독서 골든벨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겨우 두권 남은 대상도서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책을 빌려 읽었다.


 책의 주인공인 30살 문유정은 15살에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세번에 걸쳐 자살시도를 한다. 이 때문에 그녀는 심리 치료를 받으러 삼촌이 운영하는 병원에 자주 들리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정이 그 트라우마로 힘들어하자, 그녀의 고모인 모니카 수녀는 유정을 데리고 사형수들이 지내는 구치소에서 사형수와 면담을 하며 쉽게 버릴 수 있는 목숨(자살)과 원하지 않는 죽음(사형)의 차이점과 그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유정이 그곳에서 만난 사형수는 자신과 세살 차이 밖에 안 나는 정윤수였다. 처음에 그녀는 그가 강간살인한 17살 소녀와 살인한 여자 두명에 대한 기사를 읽고 윤수를 죽이고 싶어할 정도로 미워한다. 하지만 그녀는 윤수를 모니카 고모를 통해 만나면서 더 친해지고 환경은 다르지만 서로의 처지와 외면해버리고 싶은 옛 과거가 같다는 것을 깊게 느낀다.


 이렇게 매 목요일마다 윤수를 만나며 유정은 자신이 윤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느낀다. 그리고 자신만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이해해줄 사람은 그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날 저녁, 유정은 윤수의 사형집행 날이 그 다음 날 오전 10시라는 소식을 듣는다. 윤수가 죽은 후 유정은 윤수가 준 밥풀로 만든 십자가와 윤수의 아픈 과거가 담긴 블루노트를 보며 슬픔에 잠긴다. (블루노트에 따르면 마지막에 살인을 저지른 선배가 자수를 하여 그에게 죄를 다 뒤집어 씌운다.)


 책을 읽으며 나의 감정은 슬픔이라는 것으로 채워졌다. 그리고 유정과 윤수를 둘 다 연민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서로를 만나면서 여러가지의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나는 공감을 하며 힘든 시간이 있어도 서로를 토닥여주고 위로해 주면 상처는 언제든지 치유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블루노트에서 선배가 윤수에게 그의 죄를 다 뒤집어 씌웠다는 점에서 선배가 너무 야속하고 교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않았으면 윤수는 사형이라는 벌을 받지 않고 풀려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나는 한 때 양심도, 연민하는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는 나쁜 사람들은 무조건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은 후 사형 이라는 제도는 폐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사실과 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형수가 실제 가해자 밖에 모르는 누명을 쓰게 되고 실제 가해자 대신 벌을 받아야 한다면 사형은 있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이 책은 재판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렇게 슬프고 감동적인 책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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