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에릭 J. 와이너는 비즈니스와 국제경제 분야의 칼럼을 15년 넘게 기고하며 세계경제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예리하게 파헤치는 것으로 정평이 난 기자이다. 아시아와 중동의 부국들이 국제무대에서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파헤친 그의 첫 책 <What Goes Up>은 '2005년 최고의 도서'중 하나로 선정되며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 후 두 번째 책 <그림자시장 The Shadow Market> 역시 뉴욕타임스의 극찬을 받아 촉망받는 경제경영서 작가로 등극했다.
큰 아들 YJ이 읽는다고 도농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손도 대지 않고 있어 재미있는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1년에 출판된 것이라 내용이 과거의 기록들이긴 하지만 현재까지도 상당한 부분들이 통찰을 주는 내용이다. 큰 시장의 흐름을 읽고 국경을 넘어 세계의 부를 리드하는 그림자시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 이 책을 읽는 효과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나라에서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고 나서 IMF로부터 긴급자금을 받으면서 그림자시장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값싸게 나온 매물을 사들여 정상화시켜서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빠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정체도 이해가 된다.
중국은 무역흑자를 통해 쌓인 달러를 가지고, 카타르와 같은 중동국가와 노르웨이는 오일머니를 가지고, 전 세계의 자원과 토지, 주식, 국채, 사채 등에 투자하며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정치적 이해관계와 국경에 관계없이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림자시장'이라고 부른다.
중국에 대한 내용 중 2009년 7월 철광석 회사인 호주의 리오 틴토 직원 3명을 스파이 활동 혐의로 구속했던 내용이 나온다. 당시 철강회사 직원으로서 익숙한 회사인 리오 틴토 회사 직원이 왜 중국에서 그런 행위를 했을까 의아스러워했던 기억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설명을 보니 중국 정부가 어쩌면 자국내 철강사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이런 억지를 들고 나온 걸 수도 있다는 것에 공감이 된다.
쿠웨이트와 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사례, 리비아의 카다피가 로커비 문제에 대해 영국에게 고자세로 나갈 수 있었고 결국 사면을 받도록 했던 사례, 특히 노르웨이가 1962년을 기점으로 석유자원을 통해 경제적으로 부흥하기 시작한 사례는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노르웨이가 영국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석유를 통해 얻은 수익을 일정 부분 투자하여 잘 운용하고 있는 부분은 좋은 사례였다. 하지만 노르웨이가 그림자시장에서 중요한 나라가 되어갈수록 윤리적으로 깨끗함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소개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림자시장의 등장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유럽이 나온다. 다른 지역과 달리 유럽은 돈이 말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자시장의 대부분의 투자가 수익률이 높은 다른 지역으로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고 나서 자신이 몰랐던 영역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을 때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 책이 그런 부류다. 그래서 추천도를 아래와 같이 주고 싶다.
추천도 : ★★★★
이하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12] 자본주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최대한의 유동성을 제공하는 집단이다. 부유한 주권 국가들의 호주머니가 가장 넉넉하므로 그들은 자본 시장에 필요한 유동성을 제공하는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이들 지역에서 그림자시장 국가들은 서구 경제가 추락하기 이전에 형성됐던 높은 가격에서 턱없이 떨어진 가격으로 부동산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다.
[58] 국부펀드가 왜 그토록 사모펀드 기법을 활용하려 하는지 이해하려면 사모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사모(private equity)'라는 용어는 파트너십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테면 기업에 대한 투자가 주식 시장에서의 '공개적인' 주식 매입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사적인' 협상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사모라는 개념은 벤처 자본에서 메자닌 금융(mezzanine financing)까지 광범위한 금융 활동에 적용된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사모'라는 말을 들으면 우선 '기업 인수'를 떠올릴 것이다. 그 이유는 기업 인수가 수지맞는 사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바람에 무수한 사모펀드 회사가 기업 인수를 주요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62] 헤지펀드는 그림자시장에 속한 부자 나라들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주요 투자 수단으로써 기업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면에서 사모펀드와 다르다. 헤지펀드는 주식과 채권, 파생 상품, 통화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사고파는 거래 수단이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여러 금융 시장의 가격 차이를 찾아낸 다음 아무리 적어도 그 차이를 이용하고, 막대한 양의 증권을 거듭 되풀이 거리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많은 헤지펀드 거래 전문가는 자신들이 하는 일을 '공중에서 푼돈 따먹기'라고 표현한다. 그들의 논리는 니켈 동전 한 닢은 겨우 5센트 가치밖에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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